한반도 전쟁위기를 조장하는 한미연합전쟁연습(을지프리덤쉴드) 대해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8·15대회 부산준비위원회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연합전쟁연습을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이번 한미연합전쟁연습에 대해 “윤석열 정권 등장 후 미국의 신냉전 돌격대 역할 속에서 벌어지는 선제타격, 핵전쟁 연습”이라며, “한미당국은 입으로는 ‘대화’를 말하면서 실제로는 북한에 대한 선제핵공격을 상정한 전쟁연습을 극도로 강화하면서 전쟁분위기를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 8월18일 백운포 미 해군사령부 앞, 8·15대회 부산준비위원회 기자회견.
▲ 8월18일 백운포 미 해군사령부 앞, 8·15대회 부산준비위원회 기자회견.

회견에 참가한 조석제 민주노총 부산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전쟁이 나고 수천 명이 죽어도 미국이 아닌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라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입을 열었다. “전쟁을 준비하는 훈련을 하겠다는 것은 전쟁을 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 나라를 전쟁의 화염 속에 몰아넣으려는 미국과 윤석열 정부를 우리 노동자들은 용서할 수 없다”면서 “한미연합전쟁연습을 중단시키는데 노동자들이 앞장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했다.

한미연합전쟁훈련을 포함해 나날이 강화되고 있는 한미일 군사협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김동윤 평화통일센터 하나 대표는 “우리 국민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일 군사동맹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압박이 날로 거칠어지고 있다”며 “대통령으로 당선되자마자 미국의 똘마니 역할을 자임한 윤석열 정부”를 규탄했다.

박보혜 부산청년겨레하나 대표는 광복절인 지난 15일 기시다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일을 언급하며 “일본은 과거사에 대한 죄의식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다. (한미일 군사동맹은) 우리 집을 털어간 도둑놈한테 우리집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꼴”이라며 “일본과 군사협력 절대 반대”를 외쳤다.

참가자들은 “이번 한미연합전쟁훈련 기간에 핵항공모함이 입항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22일부터 ‘한미연합전쟁훈련반대 백운포 미군기지 앞 출근시위’를 벌인다고 밝혔다.

▲ 부산 백운포 미 해군사령부에 살포된 ‘한미연합훈련 반대’ 전단유인물.
▲ 부산 백운포 미 해군사령부에 살포된 ‘한미연합훈련 반대’ 전단유인물.

한편, 한미연합전쟁연습이 시작되자 백운포 주한 미 해군사령부 안에 ‘한미연합훈련 반대’ 전단유인물이 뿌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미국의 핵전력 입항 시 부산시민들의 상당한 저항이 예상된다.

기자회견문

한반도 전쟁위기를 조장하는 '한미연합전쟁연습(을지프리덤쉴드)' 본 훈련이 오는 22일부터 강행됩니다.

윤석열정권 등장 후 미국의 신냉전 돌격대 역할속에 벌어지는 선제타격, 핵전쟁 연습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선제타격과 북한 주적론을 읊조리며 대결광임을 과시했고, 당선되자마자, 당선인 신분으로는 최초로 한국 군대보다 오산 미군기지를 먼저 방문하는 사대매국적 행태를 보여왔습니다. 청와대를 없애고 한미연합사령부가 있는 용산으로 집무실을 억지로 옮겨 간 것도 이런 특성을 반영한 것입니다. 대통령 주변은 온통 친미, 친일 수구 세력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미국의 신냉전 강요에 맞서 우리 민족의 이익을 앞세워도 모자랄 판에, 친미 친일 수구집단의 우두머리가 되어 한반도를 대결과 전쟁 위기로까지 내몰고 있으니, 이 정권의 지지율이 폭락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입니다. 철학도 비전도 실력도 없는 역대급 무능, 무지에 더해 국제정세를 꿰뚫는 통찰력마저 없으니 국민들은 이 정권에게 더 이상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100일간의 모든 정책과 방식, 인물들을 교체하고 쇄신에 나서도 국민들 마음이 돌아설까 말까인데, 이 정권은 취임 초기부터 조성된 정권위기를 반성하기는커녕, 반북대결과 종북몰이, 이전 정권 수사로 이를 돌파하려 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사태 속에 이제 한반도로 전쟁 위기가 옮겨붙고 있는데, ‘한미연합전쟁연습’이 그 정점에 있습니다. 매년 이런 전쟁연습을 벌여온 한미당국이 올해는 첨예한 신냉전 구도 속에 그 수위를 더욱 높이려 합니다. 이를 통해 미국은 추락하는 패권을 부여잡으려 안달이고, 지지율 폭락에 직면한 윤정권은 반북대결로 수구집단을 결집시켜 이를 만회하려 합니다. 일본은 이 기회를 틈타 군국주의 부활을 꾀하고 있고, 한국정부는 굴욕적인 한일관계 개선에 나설 태세입니다.

한미당국은 입으로는 대화니 뭐니 떠들면서도 실제로는 북한에 대한 선제핵공격을 상정한 전쟁연습을 극도로 강화하면서 전쟁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한미일 연합훈련을 수시로 행하면서 북, 중, 러를 강하게 자극하고 있고, 한국정부에게 일본과의 무조건적인 관계개선에 나설 것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윤석열의 8.15 경축사에서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양국의 미래와 시대적 사명을 향해 나아갈 때 과거사 문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은 것은 미국과 일본의 강한 압박에 굴복한 결과입니다. 앞으로 한미일 군사협력을 대폭 강화하려 할 것이고, 무원칙적인 한일관계의 개선에 나서며 ‘위안부’와 ‘강제징용노동자’들을 겁박할 것입니다.

윤 정권이 최근 ‘사드 기지 정상화’를 지시했는데, 이는 임시 배치된 미국의 사드기지를 정식화, 영구화 하려는 기도이며, 주민들을 짓밟고 미국의 이익에 적극 복무 하겠다는 사대매국선언과도 같습니다.

이들의 후안무치한 행태를 비판하는 세력에게 한미당국은 재갈을 물리려 합니다. 국가보안법을 휘두르며 ‘종북몰이’가 시작됐고, 민주노총과 시민단체 간 연대를 저지하려는 ‘갈라치기’는 벌써 진행 중입니다.

우리는 미국의 신냉전 강요와 윤정권의 반북대결정책을 강력히 반대하며,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대북 핵선제 타격 전쟁연습을 당장 중단할 것을 명령합니다. 동북아 대결위기와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침략을 용이하게 만드는 한미일 군사협력 또한 용납할 수 없습니다. 무원칙한 한일관계개선 시도는 전 민족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이곳 백운포에 미국의 핵전력이 입항한다면 결코 가만두지 않을 것임을 경고합니다.

- 한반도 전쟁위기 불러오는 한미연합전쟁연습 중단하라!
- 미국은 신냉전 강요 중단하고 한반도에서 손을 떼라!
- 윤석열 정권은 사대매국행위 중단하고, 무원칙한 한일관계개선 중단하라!
- 한미당국은 전쟁책동 중단하고, 평화의 목소리에 굴복하라!

2022년 8월 18일
8.15대회 부산준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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