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반성은 없었다

윤석열대통령이 2022년 8월 15일에 한 광복절 경축사는 현 정권의 지지자들에게도 매우 실망스러웠을 것이다.

윤석열은 지난 한달동안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현 정권의 국정난맥과 대통령의 무능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았다. 단 한마디의 언급도 없었다.

자기 성찰의 자세는 전혀 보이지 않은 윤석열은 “자유”를 33번이나 외치면서 자기가 가진 천박한 가치관과 시대착오적인 이념을 국민에게 강요하려고 했을 뿐이다.

국정방향과 목표에 대해 늘어놓은 말들도 공허하기 짝이 없었다. 그 어느 하나도 구체적인 실현 방도를 제시하지 못하였다.

윤석열에게 다행인 것은 70%에 달하는 국민이 그에게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마지못해 지지한다고 답하는 사람도 30%를 겨우 턱걸이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니 이런 허접한 경축사를 한다고 해서 사람들은 윤석열에게 더 실망하지 않는다. 이것이 윤석열에게 위안이 되는 유일한 사실일 것이다.

하품나는 재탕

윤석열정부의 위기는 엉망친장 인사와 끔찍한 망언행진으로 시작되었지만 윤석열이 국정운영의 전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근본원인이라고 진단하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서 그런 문제점이 조금이라도 해결되기를 기대하기도 했다. 광복절 경축사는 한반도문제, 남북관계 그리고 한일관계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전망을 내놓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석열은 한일관계에 대해 실속있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못하였다. 윤석열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계승하여 한일관계를 빠르게 회복하고 발전시키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윤석열은 그 선언에 입각하면 한일간의 현안인 ‘위안부’와 강제징용문제 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개선에 관해 “담대한 구상”을 내놓았다고 떠벌였지만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그 단계에 맞춰 북한의 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하품나는 소리를 한 게 전부였다.

“전혀 담대하지 않은” 구상이며 “하나도 새롭지도 않은” 이 제안은 15년 전 이명박이 내놓았던 ‘비핵개방3000’보다 훨씬 못한 주장이다. 그 ‘비핵개방3000’도 북이 거들떠보지 않았다.

얼마나 멍청한 머리를 가지고 있으면 북이 “단계적으로 경제와 민생을 개선시켜 주겠다”는 남측 정부의 약속을 믿고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는 황당한 생각을 하게 되는지 의아할 뿐이다.

게다가 자기의 민생문제 해결에 무능하기 짝이 없는 정부라는 사실이 다 드러나고 있는데 대체 누구의 민생을 개선해준다는 말인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말이다.

뜬금없이 ‘통일은 대박이다.’를 외치면서 북한붕괴와 흡수통일을 선동하던 박근혜는 천박성에서는 비슷하다고 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솔직하기는 했다.

윤석열에게는 국정운영의 철학이 없으니 국정운영 전망을 제시할 수 없다. 잘해야 실패한 정부들이 추진했던 정책의 재탕을 내놓게 된다.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자의 허튼 수작이나 벌이는 게 고작이다.

그러나 이 또한 윤석열에게 진정한 한반도평화정착, 남북관계개선을 이룰 뜻도 없고 능력도 없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니 크게 흥분할 일이 아니다.

독립운동에 대한 험악한 왜곡

윤석열은 얼마 전에 “3.1운동정신은 반일이 아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유관순열사’가 땅 속에서 통곡을 할 이런 망언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서 분명해졌다.

윤석열은 경축사에서 “일제 강점기 시절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나라를 세우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였다.

윤석열의 머리속에는 식민지배청산, 자주독립국가건설이라는 가치는 없었다.

윤석열에게는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은 그저 “자유를 찾기 위해 시작된 독립운동”일뿐이다.

물론 윤석열의 이 “자유”는 친일파와 민족반역자도 공히 누리는 “자유”를 말한다.

그리고 윤석열은 “우리의 독립운동은 그 성격과 시대적 사명을 달리하며 진행되어왔다”는 주장을 늘어놓았다.

매국과 식민지배앞잡이, 대미굴종으로 이어져온 사대매국집단을 옹호하고 합리화해보자는 것이다.

윤석열은 경축사에서 “자유는 평화를 만들어내고 평화는 자유를 지켜준다.”, “도약은 혁신에서 나오고 혁신은 자유에서 나온다.”는 주장을 하였다.

이치에도 맞지 않고 상식에도 어긋나는 해괴한 논리로 세상을 속여보려는 수작이다.

윤석열이 이런 궤변을 늘어놓은 것은 ‘독립운동은 대미굴종, 사대매국의 나라를 세우기 위한 것이었다.’는 망언을 대한민국 대통령의 입으로 내뱉기 위한 것이었다.

윤석열이 한 광복절 경축사는 친일파, 민족반역자와 그 후예들의 세상, 그들의 정부, 그들의 나라를 위한 경축사일뿐이다.

윤석열의 2022년 광복절 경축사는 참으로 위험천만한 경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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