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우리쌀, 왜 지켜야 하나? ① - 쌀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다

농업은 단순한 경제적 논리로 말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특히 쌀농사는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기본적 역할 외에도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여러 기능을 하는 다원적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WTO 농업협정에서도 쌀농업의 이러한 다원적 성격을 ‘비교역적 기능’으로 인정하고 있다. <현장언론 민플러스>에서는 쌀농사가 가지는 다원적 성격을 통해 우리쌀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알아보는 시리즈를 연재하기로 한다.

쌀농업이 가지는 다원적 기능 중의 하나로 환경보전이 있다. 쌀농업은 대기, 수질, 토양 등 사실상 환경의 모든 분야에 걸쳐 이로운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럼 쌀농업은 환경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 홍수조절 기능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논의 논둑의 높이는 27cm 이상으로 홍수가 났을 때 우리나라 논에 가둘 수 있는 물의 양은 36억 톤 정도이다. 이는 춘천댐 총 저수량의 24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 지하수 함양

논을 통해서 땅으로 스며드는 물의 양은 약 158억 톤 정도로 이는 소양감댐 저수량의 8.3배, 전국민이 1년간 사용하는 수돗물 양의 2.7배에 해당한다.

△ 토양유실 방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흙 1cm가 만들어지는데 약 200년 정도가 걸린다. 쌀농사를 통해 연간 2천6백만 톤의 토양유실을 방지할 수 있다.

△ 산소공급

아마존 밀림만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논에 심어진 벼는 탄소동화작용을 통해 연간 1천6백만 톤의 산소를 공급하는데 이는 5천8백만 명이 1년간 마실 수 있는 양이다.

 

쌀농업을 지키기 위해 농가소득보전 등 국가예산투입을 주장하면 늘 경제논리로 반박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쌀농업이 줄어들 때 홍수대책 등 우리가 다른 부분에 추가적으로 지출해야 할 비용까지 감안한다면 쌀을 지키는데 들어가는 예산을 아깝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쌀값이 25년 전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쌀농사 짓는 농민들이 아우성치고 노동력 부족으로 휴경지는 자꾸만 늘어가고 있다. 한번 버려진 논은 다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으로 돌아오기까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그러므로 더 많은 농민들이 쌀농사를 포기하지 전에 우리쌀 농업을 지키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이 나와야 한다.

(자료출처: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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