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 노원 월계동 기초의원 강미경 후보

제9대 전국동시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때가 때인 만큼, 집집마다 자신의 업적과 비전을 자랑하는 후보들의 예비홍보물도 심심찮게 배송되어 온다.
그중 “주민고충 해결운동 성과 보고”라는 눈에 띄는 글귀. 그간 지역주민을 위해 해결해 온 일을 빼곡하게 담아낸 후보가 있다. 골목길 볼록 거울 설치, 따릉이 확대 등 소소한 일부터 신한은행 폐점 저지, 월계역 배차간격 시정 등 굵직한 성과도 보인다. 지금도 선거운동과 민원해결에 동분서주하는 강미경 후보(서울 노원구 월계동 기초의원)를 만나보았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노원구 월계동 구의원 후보로 출마한 진보당 강미경입니다. 2018년에 이어 두 번째 출마했고요, 녹천초등학교에 다니는 딸 둘을 키우는 엄마이기도 합니다.

Q. 진보당 주민고충해결운동본부 월계동 팀장을 맡아오셨다고요.

네. 동네에서 주민들을 만나다 보면 참 다양한 고충이나 민원을 주시는데요, 단순 민원뿐 아니라 한 명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들, 노원구 차원의 정책변화가 필요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다양한 주민의 요구를 어떻게 해결할지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그에 맞게 계획을 세워 해결하기 위해, 당 내에 고충해결 전담 팀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 주민이 직접 세금을 어디 쓸지 결정하는 '노원주민투표'를 안내하는 강미경 후보.
▲ 주민이 직접 세금을 어디 쓸지 결정하는 '노원주민투표'를 안내하는 강미경 후보.

Q. 가장 먼저 해결했던 민원은 무엇이었나요.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 등하굣길 안전문제였어요. 2019년 3월 트레이더스가 개장하면서 그 일대 차량이 급격하게 많아졌거든요. 온종일 차가 꼬리를 물고 밀려들고, 신호나 차선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통에 인근 초등학교 아이들이 차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길을 건너곤 했어요. 또 차량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바뀌자마자 동시에 횡단보도 초록불이 켜졌거든요. 차가 채 멈추기도 전에 아이들이 길을 건너는 상황이 되는 거죠. 아이들이 차에 치일 뻔한 일이 계속 벌어지고, 많은 엄마들이 걱정을 하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하면서 엄마들 목소리를 많이 들어온 터라,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어떤 식으로 해결하셨나요.

일단 주변 엄마들의 의견을 모았죠. 요구를 두 가지로 정리해서 이마트 측에 ’하교 시간에 교통 도우미를 배치해달라‘고 요구하고, 구청과 경찰서를 찾아가 신호체계 변경을 요구했습니다. 문제를 이슈화하기 위해 기자회견도 준비했는데, 다행히 곧장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Q. 두 딸을 키우는 엄마인 만큼, 아이들 안전문제에 관심이 많을 것 같습니다.

맞아요. 아무래도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동네에서는 안전문제가 제일 크게 다가오죠. 한번은 녹천초등학교 건너편에 ‘모험놀이터’라는 게 생겼어요. ‘창의놀이터 재조성 사업’이라고, 서울시가 노후하고 개성없는 놀이터를 창의적인 공간으로 바꾼다면서 만든 거예요. 겉보기로도 엄청 새롭고 활동적이고 재미있어 보이는 시설이었어요.

그런데 어떤 엄마가 “여기서 애들이 놀다가 다친 적이 있더라”고 얘기하시는 거예요. 조금 살펴보니 기존 놀이터보다 훨씬 활동적인 만큼 안전시설이 부족해서 저학년이나 어린아이들은 놀 수 없는 시설이었어요. 확실히 바꿔야 할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Q. 이제 막 만들어진 놀이터라, 저 같으면 엄두가 안 났을 거 같은데요.

그렇더라도, 실제로 다친 아이가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그냥 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단 보상제도가 있는지 알아봐서 다친 아이의 엄마에게 안내해드렸고요, 다음으로 놀이터를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 엄마들에게 의견 설문을 받아서 민원을 제출했습니다. 그 뒤 노원구 담당자가 직접 시찰을 나와서 저랑 같이 어디가 위험한지 구체적으로 의견을 나눴고요. 시공사와의 계약문제로 당장 전면적으로 바꾸긴 힘들었지만 몇 개월이 지나 안전장치들이 설치되었고, 지금은 어린아이들도 안전하게 놀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아이들이 즐겁고 안전하게 노는 모습 보면 참 뿌듯합니다.

연촌 어린이공원 내 놀이기구. 처음 설치되었을 때 모습과 이후 안전 그물망을 추가한 모습.
연촌 어린이공원 내 놀이기구. 처음 설치되었을 때 모습과 이후 안전 그물망을 추가한 모습.

Q. 사실 무슨 직함이나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셨는데도 꽤 많은 성과가 있었네요. 비결이 있다면?

“주민들의 요구라면 반드시 해야 한다.” 그 생각이 모든 것의 출발이었던 거 같아요. ‘안 될 거야’라는 생각부터 하면 아무것도 할 게 없고, 어떻게든 해보자고 생각하면 꼭 방법이 나오더라고요. 또 요구를 주신 주민이 가장 절박한 분이기 때문에 그 주민과 함께 지혜를 모으는 과정이 꼭 필요하고... 그리고 그걸 되게 하기 위한 연구의 시간과 ‘주민의 힘을 모으면 반드시 할 수 있다’는 믿음. 이런 것들이 하나의 과정이 되어 해결해왔던 거 같습니다. 이제는 그렇게만 하면 무조건 방법은 나온다는 걸 많이 배워서요, 에둘러 가거나 꼼수 부리려 하지 말고 그 정석대로 하고 있습니다. 민원이 크든 작든 ‘꼭 주민이 요구하신대로 해야겠다’ 마음먹고요.

Q. 그런 방식은 구의원이 되어도 계속 이어질는지요.

더 많이 해야죠.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는 주민들이고 저는 그걸 보조하고, 해결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거니까, 구의원이 된다고 달라질 건 없죠.

다만, 구의원이 되면 더 많은 것을 더 빨리 할 수 있겠죠. 왜냐면 구의원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 그만큼 더 빠른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테니까요.

Q. 최근에 신경 쓰고 있는 일이 있다면?

월계1동에 아이들 통학로 문제인데요. 동신아파트가 곧 재건축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에요. 그런데 그 인근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그 아파트를 가로질러 통학하고 있거든요. 공사를 시작하면 새로운 통학로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공사현장을 빙 둘러서 가게 되면 먼지, 소음, 안전위험도 있고, 학교 길도 더 멀어지는 등 많은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게 뻔하잖아요. 그래서 선곡초 학부모 한 분이 매우 걱정하고 계신 걸 듣게 되었습니다.

일단 구청에 질의했더니, “아직 대책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공사가 시작된 후에 대응하면 늦어질테니 미리부터 아이들 통학로를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주민들 의견도 듣고, 서명도 모으고요. 이번 문제도 인근 주민들 힘 모아서 꼭 해결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 돌봄정책에 대해 주민 의견을 듣는 강미경 후보.
▲ 돌봄정책에 대해 주민 의견을 듣는 강미경 후보.

Q. 듣다 보니, 그동안 1년 365일 계속 바쁘셨겠네요. 힘들진 않으셨는지?

(웃음) 돌아보니 생각보다 많은 일을 했더라고요. 하루하루 그냥 주민들이 주신 일을 해나간다는 마음으로 했는데, 그게 모이다보니... 그런데 사실 제가 구의원도 아니잖아요. ‘주민들이 얼마나 어려움을 말할 데가 없으면 이렇게 힘없는 작은 당의 일개 활동가에게 고충을 주시고 민원을 주시겠나’ 그런 생각을 하면 저희에게 이야기 해주시고 도움을 요청하시는 게 오히려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그래서 뭐 하나라도 꼭 해결해드리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온 거 같습니다.

해결 안 될까봐 겁나고 걱정한 적은 많았어도, 일을 하는 게 힘든 적은 없었습니다.

Q. 아이를 키우는 분들을 위한 공약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지금은 맞벌이나 저소득 가정을 대상으로 한 돌봄 정책들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돌봄 사각지대를 호소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맞벌이든 아니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돌봄 정책을 준비했습니다. 갑자기 야근할 때, 아파서 병원에 가야할 때, 급한일 생겼는데 아이 맡길 수 없을 때 다들 한번 쯤은 있잖자요? 그런 분들이 하루 3시간, 연5회 이용할 수 있는 긴급안심돌봄 시스템을 만들자는 겁니다. 그리고 '아파트 마다' 품앗이 돌봄센터를 만들어서 실효성있고 안전한 돌봄을 이용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Q. 끝으로 주민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앞으로도 살면서 어렵고 힘들고, 혼자의 힘으로는 안 될 거 같은 일들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진보당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우리 함께 해결하면서 더불어 사는 세상, 주민이 주인이 되는 노원을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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