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1만명, 16개 지역 7만 5천여 노동자 참가
“차별없는 노동권, 질 좋은 일자리, 불평등 체제교체” 외쳐

1일, 세계노동절 132주년을 맞아 ‘2022 세계노동절 대회’가 서울을 비롯한 전국 16개 지역 주요 도심에서 열렸다.

민주노총은 오후 2시 20분경 서울 세종대로에서 1만여 명의 노동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 2022 세계노동절 서울대회가 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렸다. [사진 : 뉴시스]
▲ 2022 세계노동절 서울대회가 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렸다. [사진 : 뉴시스]

이날 대회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의 반노동 정책을 규탄하고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한편, 불평등·양극화 타파와 사회대전환을 위한 투쟁의 결의를 높이는 자리였다.

대회 주요 구호는 “차별없는 노동권, 질좋은 일자리 쟁취! 불평등 체제교체! 지방선거 승리!”다.

먼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윤석열 당선자의 반노동, 반민주노총 기조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양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출범도 하기 전에 민주노총 40여 명의 간부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고, 총연맹 임원과 간부 2명에겐 구속영장까지 청구하며 민주노총에 대한 탄압을 노골화하고 있다”면서 “윤 당선자가 120만 민주노총 조합원을 적으로 삼고 싶다면 피하지 않고 싸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양 위원장은 이어, “노동절이 시작된 1886년 노동자들은 목숨 걸고 8시간 노동을 요구했고, 2022년은 목숨 걸고 120시간이라도 일하는 세상이 아니라 8시간만 일해도 먹고살 수 있는 나라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당선자를 향해선 “최저임금 받으며 죽도록 일하다 과로로, 산업재해로 쓰러져가는 노동자, 이중 삼중의 차별을 감내하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절규를 보라”며, “처참하고 열악한 이 땅 노동자들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것이 대통령의 역할이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 대회사 하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 : 뉴시스]
▲ 대회사 하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 : 뉴시스]

양 위원장은 또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노동조합을 가질 수 있어야 하고, 다수이건 소수이건 노동조합이라면 누구나 온전한 노동3권을 보장받아야 하며, 규모가 크건 작건 노동자라면 누구나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강조했다.

조합원들에겐 “불평등 세상을 교체한다는 것은 전쟁을 막고 평화로운 한반도, 자주통일을 실현하는 것, 재벌 중심의 사회를 노동중심의 세상으로 바꾸는 것, 공공성을 강화하고 기후정의를 실현하는 것, 기득권 양당을 심판하고 진보정치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다가오는 5년은 윤석열 시대가 아닌 노동의 시대다. 민주노총의 힘으로 새로운 세상을 열어내자”고 호소했다.

지방선거에 나서는 4개 진보정당 후보들도 대회에 참석해 연대 인사를 보냈다. 민주노총은 진보정치 복원과 승리를 위해 진보정당과의 협의를 통해 민주노총 후보, 지지후보를 확정한 바 있다.

이날 대회엔 정의당 서울시장 권수정 후보, 서울시의원 후보로 출마한 노동당 이상덕 후보, 녹색당 이상현 후보, 진보당 노우정 후보를 비롯해 38명의 후보가 참석했다.

▲ 지방선거에 나서는 민주노총 후보, 지지후보들이 연대인사를 전했다.
▲ 지방선거에 나서는 민주노총 후보, 지지후보들이 연대인사를 전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노동자들과 함께 진보단일 후보로 지방선거에 승리하겠다”고 다짐하는 한편 “불평등 체제교체를 위한 민주노총 투쟁에 함께 하겠다”고 인사했다.

권수정 후보는 “땀의 가치가 무엇보다 우선되는, 노동이 당당한 도시로 서울을 전면 수정하겠다”고 외쳤고, 노우정 후보는 “헌법적 권리인 노동3권을 행사하면 권력과 자본이 탄압하는 야만적인 사회, 민주노총과 함께 노동3권 전면 보장, 세상을 바꾸는 노동운동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덕 후보는 “진보4당이 나쁜 놈 덜 나쁜 놈 뽑는 선거가 아니라 제3의 대안이 있다는 것을 알려내겠다”고 말했고, 이상현 후보는 “노동을 지키고 우리 삶을 지키는 진보정당 후보들에게 지지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칠레, 인도, 스페인, 일본, 이탈리아 등에서 전해 온 국제 연대사에 이어, 노동권 보장과 질 좋은 일자리를 보장을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무대에 올랐다.

유지향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사무국장은 “방송작가들은 오늘도 거대 방송사를 상대로 법적 근로자성을 보장받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그동안 노동절은 정규직은 쉬고 작가들은 일하는 날이었다”면서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야 했고, 임금을 깎는 일이 부지기수인 방송작가들은 법의 테두리에서 노동권을 보장받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방송사들은 방송작가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국가는 철저한 관리 감독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오대희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지부장은 “코로나19 시기 아이들, 어르신,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한 돌봄노동자들의 모습은 어떠했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지난 정권이 ‘필수노동자’라던 돌봄노동자들 중에 요양보호사는 집단 감염에, 보육교사는 직장 내 괴롭힘과 감정노동에, 방문노동자들은 고용불안에 떨면서 취약계층과 함께 버티고 살아남았다. 국가재정으로 운영하는 사회서비스원도 돌봄노동자들의 헌신을 폄훼하기 바쁘고 교섭에도 제대로 임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곤 “저임금, 고용불안, 노동권 사각지대에서는 돌봄 공공성이 확보될 수 없다. 돌봄 공공성 강화를 위해 함께 싸우자”고 외쳤다.

▲ 민주노총 16개 가맹노조 대표자들이 대회선언문을 낭독했다.
▲ 민주노총 16개 가맹노조 대표자들이 대회선언문을 낭독했다.

참가자들의 의지를 담은 대회선언문은 민주노총 16개 가맹조직 대표자들과 서울본부장이 낭독했다.

선언문엔 ▲차별없는 노동권 보장과 질 좋은 일자리 ▲안전하게 일할 권리 ▲공공성 확대 ▲공무원 교원 노동자 노동3권과 정치자유 보장 ▲노동중심 산업전환 ▲대학의 공공성 강화 ▲공공의료 확충 등 16개 가맹조직이 제시한 각 영역의 다양한 요구들이 담겼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서울시청-을지로-종로를 지나 광화문을 거쳐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근까지 행진하며 “일하는 사람 모두에게 보편적 노동권 보장”, “질 좋은 일자리”, “불평등 체제 해체” 등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하루 전 4월30일엔 세계노동절 부산대회와 세종충남대회가 열렸고, 이날 서울대회 1만여 명을 포함해 전국 7만 5천여 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노동절대회에 참여했다.

▲ 사진 : 뉴시스
▲ 사진 : 뉴시스
세계노동절 민주노총 선언문

1. 서울본부 김진억 본부장

민주노총은 2022년 세계노동자의 날을 축하하며 전세계 노동자와 2천만 전체노동자에게 연대와 단결의 인사를 전한다.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로 노동자의 고용불안과 노동기본권이 무력화되고 있지만 자본과 정치세력은 노동자의 권리를 찬탈하기 위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민주노총 120만 조합원을 대표하는 16개 산별조직과 지역본부는 차별없는 노동권보장과 질좋은 일자리 쟁취를 위해 가열차게 투쟁할 것은 선언한다.

2. 건설산업연맹 장옥기 위원장

132년 전 8시간 노동을 쟁취했던 노동자들의 요구가 건설노동자에게는 아직도 남의 일이다. 건설노동자는 죽지않고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일하고 싶다. 건설노동자는 존중받으며 살맛나게 일하고 싶다. 건설산업연맹은 안전한 건설현장, 투명한 건설산업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3. 공공운수노조 현정희 위원장

윤석열 정부의 시장주의가 아닌, 공공성-노동권 확대가 우리의 대안이다. 공공기관과 보건의료-돌봄-사회서비스-교육-교통-운수-물류-항공-에너지-문화예술 등, 공공성이 위 협받고 있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영역이 하나로 뭉쳐 싸워야 한다. 공공운수노조는 7월 총궐기와 하반기 총파업 총력투쟁으로 공공성 강화와 노동권 확대에 당당히 나설 것이 다.

4. 공무원노조 전호일 위원장

4월 20일부터 법적 효력이 발생한 ILO 핵심협약 87호, 98호를 이행하고, 공무원노동자 노동3권과 정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국민의 노후는 국가의 책임이다. 연금개악을 저지하고 공적연금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 공무원노조는 윤석열 정부의 반공무원 정책을 저지하고 공공행정 인력 확충으로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것이다.

5. 교수노조 김일규 위원장

전국교수노동조합은 교원 노동기본권의 완전한 보장을 통해 학문의 자유와 교권을 확립하고, 고등교육재정 확충으로 대학의 공공성을 강화할 것이다. 또한 대학 내 차별을 가속시키는 비정년트랙 제도를 철폐하고 나아가 대학의 부정과 비리를 척결하여 대학 민주주의 실현의 선봉이 될 것이다.

6. 금속노조 윤장혁 위원장

재벌이익을 극대화하는 재벌주도-재벌중심 산업전환은 노동의 미래도 한국 제조업의 미래도 보장할 수 없다. 전환기 위기로부터 노동자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재벌 독점체제와 불평등을 해체하며 일하다 죽지 않을 권리와 노조할 권리가 확보되는 산업전환을 실현해야 한다. 금속노조는 이 노동중심 산업전환을 실현할 노정교섭을 쟁취하기 위해 올해 20만 총파업을 반드시 성사할 것이다.

7. 대학노조 백선기 위원장

대학의 총체적 위기 극복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고등교육재정을 국가가 전면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대학노조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과 OECD 수준의 고등교육재정 확보로 대학 운영비의 공적 책임과 등록금 없는 대학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투쟁할 것이다.

8. 민주여성노조 이찬배 위원장

차별과 저임금으로 여성일자리의 질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청소, 돌봄 등 사회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여성일자리라는 이유로 임금 최저이고 상시적인 고용불안에 노동안전도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다. 민주여성노조는 여성노동자의 임금차별을 철폐하고 노동권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9. 민주일반연맹 김유진 위원장

민주일반연맹은 윤석열정권의 반노동 정책기조에 맞서 2022년 불평등 차별세상을 끝장내기 위한 총파업 총력투쟁에 나선다. 차별과 저임금 철폐, 직무급 임금체계 저지, 간접고용을 철폐하고 직접고용을 쟁취하기 위한 비정규직 철폐투쟁에 당당히 나설 것이다.

10.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

코로나19 사태는 심각한 의료재난이자 경제재난·사회재난이었다. 우리는 코로나19가 던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총파업 조직과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로 감염병 대 응체계구축, 공공의료와 보건의료인력확충의 9.2 노정합의를 쟁취했다. 윤석열 정부는 9.2 노정합의를 성실하게 이행하라! 우리는 의료불평등해소와 모든 국민의 건강권 실현 을 위해 투쟁할 것을 선언헌다.

11. 비정규교수노조 박종렬 위원장

전국 4만여 대학 강사는 고등교육과 학술연구의 중심축이자 대학 발전의 견인차이다. 이들의 교육연구노동은 존중되어야 하며, 대학교원으로서 실질적 지위 또한 보장되어야 한다. 비정규교수노동조합은 대학내의 불평등과 차별을 종식시키고, 민주평등의 교육공공성을 쟁취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12. 사무금융연맹 이재진 위원장

플랫폼, 특수고용, 초단시간, 1년 미만 노동자는 퇴직금 지급이 안되고 있다. 사무금융 연맹은 모든 노동자의 퇴직연금 가입을 의무화 할 것을 요구한다. 네이버, 카카오 등이 금융산업에 진출하면서 금융산업이 플랫폼에 종속되고 금융소비자 권리 보호가 시급하 다. 플랫폼 종속을 가속화시키는 금융상품 개발과 판매를 분리하는 제판분리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한다.

13. 서비스연맹 강규혁 위원장

교육과 돌봄은 헌법에 명시된 인간의 존엄권과 행복추구권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권이다. 국가는 교육.돌봄노동자의 권리보장을 책임져야한다. 서비스산업의 빠른 변화로 노동자들이 구조조정, 고용불안에 내몰리고 있다. 정부는 유통, 모빌리티, 가전통신, 관광, 플랫폼 노동자의 고용안정,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

14. 언론노조 윤창현 위원장

30년을 끌어온 공영방송의 정치적 종속을 이제는 끝낼 때다. 윤석열 정부가 밀어 줄 통신재벌과 대기업의 미디어 시장 장악을 가만히 지켜보지 않을 것이다. 언론노조는 오징어 게임에 눈이 멀어 비정규 불안정 노동시장을 확대하는 정부와 자본에게 노동의 가치를 똑똑히 각인시켜 줄 것이다.

15. 전교조 전희영 위원장

교사도 시민이고 노동자다. ILO 기준에 부합하는 정치기본권,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한 다. 불평등을 대물림하는 부모찬스와 불평등 차별교육 즉각 철폐하라. 모든 학생들이 평등하게 교육 받을 권리,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제를 지금 당장 실시하라.

16. 정보경제연맹 장진희 위원장

정보경제연맹은 국가 재정 편성권을 독점하는 기재부 권력해체와 공공기관 구조조정을 분쇄하고 사회공공성을 강화하는 투쟁을 결의한다. 또한 IT프리랜서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쟁취와 돌봄노동의 국가책임 보장, 고용안정 노동3권 쟁취를 위해 투쟁할 것을 선언한다.

17. 화섬식품노조 신환섭 위원장

노후설비로 인한 산업단지와 공장 밀집지역에서 화재, 폭발, 누출 등으로 노동자는 물론 지역주민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대형참사의 위험성이 높은 산업단지 화학사고를 막아야 한다. 화섬식품노조는 2022년 산업단지 노후설비 안전관리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모든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할수 있는 사회를 만들 것이다.

모든 노동자에게 차별없는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 !
모든 노동자에게 고용불안 없는 질좋은 일자리를 보장하라!

2022년 세계노동절 민주노총 120만 조합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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