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지금 평양에선

2022년 4월 15일은 김일성 주석 탄생 110돌을 맞는 날이다. 북에서는 이날을 태양절로 명명하고 최대의 명절로 경축한다. 김일성 주석이 이룩한 업적을 정치, 경제, 군사 분야로 나누어 그 일부분을 소개한다. [편집자]

(1) 정치이념-이민위천
(2) 경제건설-자력갱생
(3) 국방강화-군민일치

김일성 주석은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정치, 경제, 사회문화, 역사와 사상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펼쳐, 우리 민족의 역사 뿐만 아니라 세계사의 발전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그중에서도 ‘이민위천(以民爲天)’ 이념이 그의 사상과 철학, 정치실천의 출발점으로 되었다.

이민위천 이념

이와 관련해 하나의 일화가 전해져 왔다. 항일무장투쟁 시기 천도교 박인진 도정과 만났을 때, 박인진 도정이 김주석에게 “우리가 ‘한울님’을 숭상하듯이 장군님께서도 숭상하는 대상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때 김일성 주석은 다음과 같은 요지로 답했다고 한다.

… 물론 나에게도 신처럼 숭상하는 대상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인민(민중)이다, 나는 인민을 하늘처럼 여겨왔고 인민을 하느님처럼 섬겨오고 있다, 나의 하느님은 다름 아닌 인민이다, 세상에 인민대중처럼 전지전능하고 위력한 힘을 가진 존재는 없다, 그래서 나는 ‘이민위천’을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

이민위천은 김일성 정치의 출발이었고, 일생 동안 견지한 정치방식이었다. 이민위천은 인민을 하늘과 같이 여긴다는 것이다. 인민을 하늘과 같이 여긴다는 말 속에 담긴 뜻은 매우 심오하다. 여기에는 인민을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존재, 가장 힘 있는 존재, 가장 지혜롭고 전지전능한 존재로 여긴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인민을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존재로 여긴다는 것은 인민을 무한히 아끼고 사랑하며 인민을 절대적으로 믿고 인민을 위해 헌신하려는 인민 사랑의 정치이념이다. 인민을 가장 힘 있는 존재로 여긴다는 것은 정치활동 과정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인민의 무궁무진한 힘에 의거해서 풀어나가려는 인민 중시 정치를 낳았다. 정치의 목적도 인민이며, 정치의 주체도 인민이다. 무릇 올바른 정치란 인민의 자주적 요구와 이익을 절대시하고, 이를 달성하는 것을 정치의 목적으로 내세우며, 이것을 달성하는 힘도 인민에게서 찾고, 인민의 힘을 조직 발동해서 풀어나가는 정치, 이것이 바로 인민 중시 정치 즉 인민 주체 정치이다. 인민을 가장 지혜롭고 전지전능한 존재로 여긴다는 것은 모든 문제의 해답을 인민대중 속에서 찾는다는 말이다. 인민대중속으로! 이것이 정치의 출발이며 시종일관한 방법으로 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지도자는 항상 인민행 열차를 타야 한다고 본다.

인민정권 건설 노선

김일성식 정치의 기본 골격은 1930년 6월 30일 카륜 회의에서 제시되었다. 이 회의에서 김일성 주석은 다음과 같은 새로운 주체적인 관점과 입장을 천명하였다.

《혁명을 승리에로 이끌기 위하여서는 인민대중 속에 들어가 그들을 조직 동원하여야 하며 혁명에서 나서는 모든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여 해결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책임지고 자기의 실정에 맞게 자주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 조선 혁명의 주인은 조선 인민이며 조선 혁명은 어디까지나 조선 인민 자체의 힘으로,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수행하여야 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성격분석에 기초해 우리나라 혁명을 반제반봉건 민주주의 혁명으로 규정하고, 일제의 타도와 자주독립국가 건설을 당면 목표로 제시했다. 이에 기초해 ▲항일무장투쟁노선 ▲민족통일전선 건설노선 ▲인민정권 건설노선 ▲주체적 당 창건 노선을 전략전술적 방침으로 제기했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인민정권 건설 노선이다. 당시 세계적으로 사회주의운동 진영에서는 소비에트 건설 노선이 확고부동한 대세로 자리 잡고 있었다. 소비에트 건설 노선을 부정하는 것은 곧 소련 혁명을 부정하는 것이고, 소련을 반대하고 사회주의를 반대하는 것으로 지탄받는 그런 분위기였다. 이러한 형세에서 소비에트 정권 건설 노선을 반대하고 인민정권 건설 방침을 제시했다는 것은 가히 혁명적이라 말 할 수 있다. 양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이를 확인하려면 다음에 소개하는 연설내용을 살펴보면 된다.

오늘 우리가 세우는 인민혁명정부는 노동계급이 영도하는 노농동맹에 기초하고 광범한 반일대중의 통일전선에 의거하는 참다운 인민의 정권입니다. 인민혁명정부는 어느 임금이 다스리는 정권이 아니라 인민이 정권의 주인으로서 인민 자신이 관리 운영하는 정권입니다. 이 정부는 지주나 자본가나 어느 개인의 이익을 위한 정권이 아니라 인민의 권리와 자유를 옹호하고 조국의 독립과 인민의 행복을 위하여 투쟁하는 인민의 정권입니다. 이 정권은 농민들에게 땅을 주고 여자들에게 남자와 꼭같은 권리를 주며 누구나 배우고 일하며 누구나 다 잘살 수 있게 하는 정권입니다.

인민혁명정부는 극소수 착취계급의 이익을 옹호하는 정권과는 본질적으로 다를 뿐아니라 노동자, 농민, 병사 대중의 이익만을 대표하는 쏘비에트 정권과도 구별됩니다. 인민혁명정부는 노동자, 농민, 병사 대중은 물론, 청년학생, 지식인, 양심적인 자본가, 종교인을 비롯한 광범한 반일역량을 망라하고 그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가장 인민적이며 민주주의적인 새 형의 정권입니다.

-가야허유격구 사수평에서 진행된 왕청 제5구인민혁명정부를 수립하는 집회에서 한 연설 (김일성, 1933년 3월 18일)

그때까지 이 지구상에는 자본가 계급의 이익을 배타적으로 옹호하는 부르주아 정권, 노동자계급의 이익을 배타적으로 옹호하는 소비에트 정권 두 가지 형태의 정권이 존재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노동자계급의 정권도 아니고, 자본가계급의 정권 아닌 인민대중의 이익을 옹호하는 인민정권 건설 노선이 새롭게 나오게 되었다. 김일성 주석은 인민정권을 인민이 정권의 주인으로 되는 정권이며, 인민 자신이 관리 운영하는 정권으로 규정했다. 이것은 정치의 목적이 인민의 자주적 요구와 이익을 옹호 실현하는 데 두어져야 할 뿐 아니라, 정치방식 역시 인민 자신이 직접 관리 운영하는 직접 정치 방식으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낡은 정치방식을 타파하고 새로운 정치방식을 창조해 내야 한다고 봤다.

정치방식의 문제는 민주주의의 핵심적 가치

김일성 주석은 정치방식 문제를 필생의 화두로 삼고, 인민적 정치방식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인민정권 건설 노선을 제시하고 이를 구현해 나갔으며, 인민대중 중심의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처럼 국가적 차원에서 민중 주체의 정치방식을 창조해 냈을 뿐 아니라, 기업 내부의 민주주의를 확립하고, 노동자 대중이 기업 경영의 주인으로 되는 ‘대안의 사업체계’도 찾아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화두는 어떻게 하면 인민대중이 정치의 참된 주인으로 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에 있었다. 인민이 직접 관리 운영하는 정치, 이것이 김일성주석이 추구했던 정치방식이었다.

인민이 직접 관리 운영하는 정치, 이것을 말로는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이를 실천하기란 무척 어렵다. 소련과 동구의 사회주의가 몰락한 데에도 이 문제 해결의 실패가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인민대중 자신이 직접 관리 운영하는 직접정치 방식이 구현되지 못한다면, 정권에 대한 대중적 지지와 신뢰가 무너지고, 관료주의가 팽배해지면서 권력의 대중적 토대가 약화된다. 그렇게 되면 조그마한 외풍에도 무너지고 마는 허약한 정권으로 되고 만다. 김일성주석은 일찍부터 이를 간파하고 정권에 대한 대중적 지지기반을 튼튼히 구축하는 문제를 정권의 사활이 걸린 문제로 봤다. 그리고 그 방도로서 인민적 정치방식을 창조해 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북 사회주의 제도가 수많은 난관과 외부 압박에도 불구하고 굳건하게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정권과 대중의 혼연일체가 이루어졌기 때문이고, 그것은 인민대중 자신이 관리 운영하는 정치방식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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