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사설] ‘인접국 방안’이 돕는 건 아프간인뿐만 아니다 (2022-03-30)

제3차 아프가니스탄 외교장관 회의가 3월말 이틀간에 걸쳐 열렸다. 이 회의는 아프간 인접국들의 협력 기제인데, 지난 해 중국이 제시한 ‘인접국 방안’에 따라 개최되고 있다. 이번에는 ‘미·중·러+’ 협의체 회의가 함께 진행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번역자 주]

3월 30일~31일 중국 주최로 안후이성 툰시에서 파키스탄· 이란· 러시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 외교장관 또는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아프가니스탄 외교장관 회의가 열렸다. 이번 아프간 인접국 외교장관 회의 기간에는 ‘아프간 인접국+아프간’ 외교장관 대화 및 아프간 문제 ‘미·중·러+’ 협의체 회의도 예정돼 있다. 양자 모두 이전의 인접국 외교장관회의 기간에는 없었던 일이다.

아프간 외교장관 회의는 지난해 9월 첫 회의를 열어 아프간 인접국들의 협력 기제를 정식으로 가동했다. 당시 미국과 동맹국들이 황급히 철수하고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하면서, 아프간은 인도적 문제와 민생 및 코로나19 사태 등의 여러 도전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에 직면하여 아프간 인접국들은 아프간의 비상시국에 힘을 합쳐 대응해야 한다는 정치적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인접국들이 자신들의 정당한 관심사를 해결하면서, 또한 아프간의 안정과 재건을 위해 양호한 외부환경을 제공하는 특수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여겼다. 이 협력 기제는 아프간이 무질서에서 안정에 이르는 관건적인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발휘할 것이며, 획기적 시도라고 할 만하다.

중국이 주최한 이번 아프간 외교장관 회의는 아프간 문제 해결을 위한 ‘인접국 방안’의 또 한 차례의 진전이다. 한편으로는 아프간의 주권 독립과 영토보전을 존중하는 토대 위에서 아프간 정세 변화에 긍정적이고 적극적 영향을 기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다른 한편 대화와 협상으로 이견을 해소하고 최대한의 공감대의 결집을 견지한다. 미국은 아프간 문제의 주요 책임자로, 아프간 인접국 외교장관 회의 기간 중 아프간 관련 문제 협의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주최국인 중국이 기울인 외교적 노력뿐 아니라 이 협력 기제의 유효성을 분별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에 초점을 맞춘 이번 국제회동은 매우 중요하고 시의적절 하였다. 우크라이나 위기 이후 미국과 서방은 난민문제를 정치화함으로써, 우크라이나 난민의 대량 수용을 활용해 러시아를 의롭지 못한 나라로 내몰았다. 어떤 이들은 난민을 3-6-9 등급으로 나누었는데, 마치 우크라이나 난민은 동정할 만하지만 아프간· 중동 등 국가들의 난민은 동정할 만하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불균형한 관심과 이중 잣대가 아프간의 모금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올해 아프간 전역에서 2,400만 명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가운데, 아프간 인도적 대응을 위해서 44억4,00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유엔의 목표는 아직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그란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은 최근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에 관심을 갖는 동시에, 아프간인들에게도 반드시 지지를 보내 또 다른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

아프가니스탄의 당면한 인도주의적 위기는, 대립각을 세우고 제재를 남발해서는 해결될 수 없음을 뼈아픈 방식으로 전 세계에 직관적으로 일깨우고 있다. 만약 워싱턴이 아프간에 대한 경제제재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제재 영향으로 사망할 사람의 수는 20년간의 전쟁 사망자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최근 아프간 문제는 여전히 국제 평화와 안보 의제의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는 아프간을 잊어서는 안 되며, 아프간 문제의 나쁜 선례를 만든 장본인인 미국은 더욱 더 아프간을 고의로 경시하거나 회피해서는 안 된다. 물론 아프간 인민이 “눈사태와 같은 굶주림과 빈곤”에 직면한 상황에서, 아프간 정부의 70억 달러 미국 내 자산을 자국의 구명자금으로 나눠가진 미국에 대해서 우리는 큰 기대를 걸 수 없다. 하지만 반드시 지적할 점은, 미국은 아프간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완화하고 재건하는 활동에 동참할 책임이 더 크다는 점이다.

중국의 옛 선현 관자(管子)는 일찍이, “천하에 영구적 혼란도, 영구적 태평도 없다. 악인이 다스리면 어지럽고, 선인이 다스리면 태평하다. 다스림이 선하여 사람들이 감화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이 일으킨 20년 전쟁은 아프간을 혼란스럽게 만들었지만, 아프간 상황을 안정시키고 아프간 국민을 돕는 (중국이 제시한) ‘인접국 방안’은 이 격동의 세계에 새로운 발상을 제공한다. 이는 아프간에 현실적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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