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사설

번역자주
어제 개최된 중미 정상 간 화상회담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회담 결과에 대해 국내 언론은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인 것 같다. 하지만 중국 언론의 평가는 이와는 다른 뉴앙스를 풍긴다. 각자의 필요에 따라서 보도의 관점과 강조점이 달라진 때문이다. 독자들은 이후 객관적 사태의 진전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어느 쪽의 판단이 올바른지 가름 할 필요가 있다.

출처: 환구시보 사설
2021-11-16 16:34 (현지시각)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공개한 사진으로, 16일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오른쪽) 국가주석이 첫 화상회담을 앞두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미중 정상간 첫 화상회담은 중국시간 16일 오전 8시46분(미국 동부 시간 오후 7시46분)께 시작됐다. [사진출처: 신화통신 웨이보 / 뉴시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공개한 사진으로, 16일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오른쪽) 국가주석이 첫 화상회담을 앞두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미중 정상간 첫 화상회담은 중국시간 16일 오전 8시46분(미국 동부 시간 오후 7시46분)께 시작됐다. [사진출처: 신화통신 웨이보 / 뉴시스]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의 화상 회동은 화요일 오전에 이뤄졌다. 양자 회담 후 각국의 발표는 비교적 적극적이었다. 세계는 중미 정상이 양국 간 전략적·전반적·근본적 문제, 그리고 공통 관심사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한 것을 보았다. 미국 측 공식(관방) 통보는 회의 전에 바람을 피우며 사용하던 강한 표현을 쓰지 않았다. 이번 만남은 중미 관계에 대한 국제적 여론을 다소 긍정적으로 이끌어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객관적으로 보면 중미 관계는 필히 이견을 관리하고 긴장을 완화해야 할 때에 도달했다. 지난 미국 행정부 때부터 워싱턴의 대중(對中) 정책은 이성적 궤도를 이탈하면서 냉전적인 대결 사고가 난무했다. 하이테크 디커플링(관계끊기), 경제 제재,  동맹관계 강화를 통한 대중국 도발  등 일련의 행보가 중미 관계의 기존 분위기를 크게 해쳐, 중미가 전략적 대결과 충돌로 갈 것이라는 예상과 우려를 증폭시켰다.

우리는 이번 화상회의가 중미 관계의 향방에 대한 전략적 교정 작용을 일으켜, 이를 중미 양국의 근본 이익에 부합하고 장기적으로 세계 평화와 안정을 이루는 궤도로 끌어올리기 위한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중미 관계가 몇 년 새 악화된 원인을 우리가 워싱턴 쪽에 두는 것은, 오만하고 몰아붙이는 미국의 대중(對中) 정책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은 대중관계의 악화로부터 실리를 챙기지 못했으며, 특히 미국 경제는 결코 이득을 얻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대중(對中) 억제는 효과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큰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내에서 최소한 중미관계를 어느 정도 안정시켜야 한다는 진정성 있는 욕구가 출현하였다. 이에 따라 미국은 근래 들어 중미 경쟁이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  미국은 중국체제의 변화를 모색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번 회동은 중미 관계 관리에 있어 이견을 완화하려는 공통의 염원을 확인하면서, 협력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가장 민감한 대만문제에 있어, 양측은 각자의 입장을 재천명했다. 미국 측 통보에서 미국식의 '1중 정책'을 천명했지만,  바이든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리는 이것이 미국과 대만과의 유착이 평화와 안정적 정치기반을 무너뜨리고,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억제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을 기대한다.

양국 관계가 요동치는 가운데 열린 이번 화상 회동의 태도는 매우 진지했으며 또한 양국과 세계의 최대 관심사를 겨냥했다. 중미는 어떻게든 평화롭게 공존해야만 한다. 세계로서는 냉전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공동 선언을 들은 듯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중미가 모두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공감대 정신을 실천하고, 이후 각 분야에서 건설적인 행보로써 호응하는 것이다. 가장 두려운 것은 양국 정상이 대화를 잘하긴 했지만, 그 동력이 양국 관계의 핵심 분야로 전달되지 않아 열기가 매우 일시적인 것으로 그치고, 곧 밀려드는 양국의 신·구 마찰로 소진되어 버리는 것이다.

과거에도 그런 교훈이 적지 않았고, 또 문제는 전반적으로 볼 때 미국 측에 있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양국 정상의 통화나 중요 회동 직후 정반대의 메시지를 곧잘 내보냈다. 또 미국의 권력 체계가 분산되고, 다른 견제세력이 재빨리 뛰어들어 중미 정상 간 합의의 구체적 추진을 가로막고 나섰다. 미국 행정부는 그 같은 반대 목소리와 균형을 이루기 위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회담 성과를 깎아내렸다.

바이든 정부는 이번 중미 정상회담을 자신들이 주도적으로 제안한 취지가 무엇인지를 명심하고, 양국 관계의 완화를 위해 행동에 있어 일관되게끔 하고, 일시적 득실에 좌우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마땅히 앞으로 중미 관계는 더 불안하지 않고, 안정적이고 예상 가능하며 협력의 폭이 넓어져야 한다. 이견은 잘 타협해서 처리해야 하며, 그렇게 되어야만 바이든 정부는 비로소 더 많은 전략적 신뢰와 존중을 받을 수 있다.

중미 관계는 엄청난 양의 경제 사회적 교류가 있기 때문에, 과거 미·소 관계와는 확연히 다른 토대가 있다. 신냉전으로 갈지 아니면 대국 관계의 신기원을 열지, 두 나라는 지금 가장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이번 화상 회동에서 중국과 미국 정상은 공동으로 신냉전에 대한 거부 선언을 하였다. 우리는 이것이 전략적 선언이길 희망하며, 그것을 파괴한 자는 곧 죄인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