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왼쪽)과 남 서울 ADEX 2021(오른쪽)
북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왼쪽)과 남 서울 ADEX 2021(오른쪽)

북에서는 지난 11일부터 22일까지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이 남에서는 19일부터 24일까지 서울 ADEX 2021(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가 열렸다. 남과 북에서 비슷한 시기에 그간 발전된 무기들을 전시하는 행사가 치러진 것이다. 비슷해 보이는 이 두 행사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22일 폐막식에서 박정천 조선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이번 전람회는 우리 당이 중시하는 병기들의 실체를 집약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그 어떤 형태의 군사적 위협과 사태에도 주동적으로 강력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자위의 군사강국으로서의 우리 국가의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였다"고 말했다. 전람회의 목적을 전쟁에서 국가를 방어하는 ‘자위력’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한편 서울 ADEX 2021은 수주상담 실적이 230억불로 역대 최대라는 보도자료로 막을 내렸다. 문재인 대통령도 개막 연설에서 “방위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세계 방위산업 내 ‘빠른 추격자’에서 ‘미래 선도자’로 나아갈 때”라고 말했다. 전시회의 목적을 무기장사라고 밝힌 것이다.

정부는 내년도 국방예산은 55조 2277억원으로 배정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40조였던 국방비가 55조로 늘어난 것이다. 박근혜 정부였던 4.5%에 달했던 국방비 인상률은 6.2%로 높아졌다. 올해 러시아의 국방비를 이미 추월했고 향후 2~3년 내에 일본의 국방비를 추월할 전망이다. 2022~2026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2026년 70조에 달할 예정이다. 급격하게 늘어나는 군사예산에 우려가 커지자 그 비용을 무기 장사로 만회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자주국방을 기조로 군비를 대폭 인상해왔다. 그러면서 자주국방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경항공모함, 핵추진 잠수함, 대형수송기, 아이언돔, 공중급유기 등을 도입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무기들은 자주국방과는 전혀 연이 없다. 미국의 군사력 공백을 한국이 대신 메꿔주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나 과거와 다르게 혼자서는 실행할 수 없다. 군사강국이라는 신뢰를 잃어가면서 아프간에서 급하게 말을 뺀 것, 사상 최대의 국가부채로 미 국회에서는 공화당과 상하원이 부채한도를 연기한 것, 핵확산을 극도로 경계하는 미국이 유럽과의 관계 악화를 감수하고서도 호주에 핵기술을 이전한 것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은 미국에 있다. 막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전쟁이 나면 미국이 한국군을 통제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에 전작권을 환수하겠다고 공약했지만, 미국은 절차를 핑계로 거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마무시한 혈세로 구매하는 무기들은 미국의 전략에는 필요하지만 한반도에는 필요없는 장거리용 장비들로 채워져있다.

누구를 적으로 규정하고 어떤 위협을 대비해야 할지도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하고 미국이 규정하는 적에게 맞는 무기를 무작정 구비하는 것이 어떻게 자주국방인가? 문재인 정부의 국방정책은 기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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