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잡이 윤석열이 ‘고발을 사주’를 했다는 정황 증거물이 나오고, 국민의힘 대선 지지율 1위 자리마저 내주면서 추락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장관 청문회 와중에 배우자 정경심을 당사자 조사 한 번 없이 기소를 강행하고, 먼지털기식 수사를 강행했던 것을 생각하면, ‘칼로 일어난 자는 칼로 망한다’는 경구가 떠오른다.

윤석열이 그렇게 막고자 했던 공수처가 결국은 윤석열 전검찰총장과 당시 직속 휘하였던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을 피의자로 적시하고 본격수사에 들어갔다.
조성은씨가 제보한 손준성 발신 고발장 초안은 포렌식에 의해 조작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는 것이 공수처 입장이다. 정점식 의원에 의해 전달되고, 국민의 힘이 지난해 8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를 고발할 때 쓰인 고발장이 판박이로 일치하기 때문에 ‘검찰에서 나와 국민의 힘의 고발’로 이어진 ‘고발 사주’라는 기본맥락은 이미 뚜렷하게 드러난 셈이다.
다만, 여기에 윤석열 검찰총장은 얼마나 개입을 했는지, 중간 전달자였던 국민의 힘 김웅 의원, 정점식 의원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국민의 힘 내부에서는 어떤 작업들이 진행된 것인지 등이 밝혀져야 한다. 게다가 고발장 초안에는 언론보도에 나오지 않은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와있어 언론사찰까지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가 의혹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수처가 윤석열과 손준성에게 적용한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공무상 비밀누설·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공직선거법 위반 등이다. 이 혐의들이 입증된다면, 윤석열은 자기 배우자 문제를 은폐하기 위해 검찰권력을 사익추구에 이용하고, 선거에 개입한 국기문란 범죄자로 된다.
 
지금까지 윤석열에 대해서는 검찰조직을 사수하려는 “검찰주의자”라는게 정평이었다. 
그러나 이제 보니, 그 검찰조직을 지키려는 동기가 결국 대권야욕이라는 사익에 근거했다는 것이 백일하에 드러나게 되었다. 그렇다면 왜 윤석열과 같은 괴물이 등장하게 된 것일까.

정치군부가 물러나고, 국정원의 국내수사권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검찰은 국내 최대 권부로 올라섰다. 검찰은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거나 자신들의 이익에 어긋나면 그 누구도 해칠 수 있는 흉기가 되었다. 그중 가장 위험한 칼잡이가 이제 대선 1등 후보로 등극했다가 추락중이다. 실제로 대한민국 국회의원 중에도 검찰 출신들이 많다. 그만큼 검찰은 권력 중심부에 있다는 뜻이다.

검찰이 이렇게 비대해진 것에는 정부여당의 자유주의적 개혁에도 원인이 있다. 군사독재정치를 청산하고 삼권분립과 권력분산을 통해서 민주주의를 완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유주의자들의 환상은 민주주의의 완성이 아니라 오히려 청산대상들의 자유와 권력을 강화시켜 주었다. 자유주의적 민주주의 확장과 더불어 재벌의 자유가 확대되었고, 조중동 등 언론권력이 비대해졌으며, 경제기획원이나 감사원 등이 적폐세력들이 서식준동하는 공간으로 변질되었다. 자유주의는 민주주의를 강화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시장독재를 강화시켜 주는 이념이다. 이런 조건에서 국가권력을 강력한 개혁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고, 권력분산이 곧 민주주의라는 환상에 빠져 오히려 적폐세력의 부활을 돕고 있는 격이다. 이런 조건에서 윤석열, 최재영, 김동연이라는 위장취업자들이 빈발하게된 것이다.

어이없게도 지금 윤석열이 가장 앞세우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이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자유를 위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검찰이 다해 먹는 공화국을 세우자는 주장이다. 그러나 윤석열의 꿈은 이루어질 것 같지 않다. 

지금 국민의힘이 김웅 의원실 압수수색을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거부하고, 제보자 조성은과 박지원 국정원장과의 만남을 이유로 박지원 게이트라고 역공을 피고 있지만, 손으로 해를 가리는 짓이다. 한때 청년대표로 각광을 받던 김웅 의원 역시 현재는 ‘주요 사건관계인’이지만, 언제 피의자로 신분이 바뀔지 알 수 없다. 또 제보자 조성은이 박지원 국정원장과 만났다는 것도 이번 사건자체가 조작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로 되기 힘들다. 게다가 국민의 힘은 홍준표 후보가 윤석열 개인 사건에 ‘당이 말려들면 안된다’고 경고하고, 이준석 대표 역시 '실체를 규명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자중지란에 빠져있는 형국이다. 

자유주의적 개혁의 최대 수혜자인 윤석열의 추락은 시작되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한다. 국가권력을 철저한 개혁에 복무시키는 방향에서 국가기구를 재편하고 운영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윤석열은 계속 등장할 것이라는 점을.

역사에서 정치군부를 정치일선에 물러나게 한 것은 국민들의 민주항쟁이었고, 그나마 직장민주주의를 강화시켜온 것은 노동조합의 투쟁이었다. 차제에 국가권력기구는 민중의 힘으로 재편될 때만이 진정한 개혁의 도구로 전환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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