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보건의료인력 확충’ 어렵다”만 되풀이하는 보건복지부… “지금 당장” 외치는 보건의료인들

코로나19 최일선에서 환자를 돌봐온 간호사를 비롯해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이 2일 “세상에서 가장 절박한 파업”에 돌입한다.

예전엔 ‘아무리 힘들어도 그렇지 국민생명을 담보로 파업하는 게 맞냐’는 말을 들었던 이들에게 코로나 치료 일선에 있는 의료진들의 고생을 알고 있는 국민들은 ‘오죽하면 파업을 하겠나’라는 댓글로 응원을 보내고 있다.

그들이 파업에 나서는 데는 사정이 있다.

▲ 지난 6월 세종정부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열린 보건의료노조 산별총파업 투쟁선포 결의대회. [사진 : 뉴시스]
▲ 지난 6월 세종정부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열린 보건의료노조 산별총파업 투쟁선포 결의대회. [사진 : 뉴시스]

3교대근무에 코로나까지…

코로나의 숨은 영웅이라 불리는 이들이 “더 이상 이렇게는 버틸 수 없다”며 호소한 건 ▲공공의료 확충 ▲보건의료인력 확충이다. 지난 5월 노정교섭을 시작으로 10여 차례의 교섭을 벌이고 있지만 보건복지부는 “어렵다”, “중장기 과제”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중이다.

“우리 병원은 매년 400~500명의 간호사를 새로 뽑습니다. 해마다 병동이 새로 생겨서 뽑는 게 아니에요. 인력은 부족한데 3교대(데이-이브닝-나이트 근무)를 하니까 노동강도를 버티지 못해 그만두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겁니다. 20명의 환자를 봐야 하는데 4명이 케어하는 것과 5명, 6명이 하는 것은 달라요. 간호사에게 업무가 과중 되면서 사직률이 높아지고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어요.” 총파업 준비에 한창인 부산대병원지부 문미철 지부장의 말이다.

간호사 1인당 환자수가 법제화돼 있지 않고, 간호사 수가 OECD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 이를 대변해 준다.

문 지부장의 말대로라면 매년 신규 간호사가 들어와도 숙련도가 생기고 정상적인 일을 하는 데까지는 최소 3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간호사를 키우는 과정에서 또 사직이 생기고 또 신규 간호사가 들어오면 이들을 교육하는데도 시간이 걸리죠. 휴가도 쓸 수 없어요. 교육하고 환자 돌보고 데이-이브닝-나이트 근무가 반복되는데 펑크가 나면 누군가는 또 자리를 메꿔야 하니까….”

▲ 8월30일, 부산대병원 노조 사무실에서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 문미철 지부장을 만났다.
▲ 8월30일, 부산대병원 노조 사무실에서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 문미철 지부장을 만났다.

다른 분야라고 다를까. “병원엔 간호사만이 아니라 물리치료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등 다양한 직종이 있어요. 대한민국 건국이래 보건복지부가 나서 이들에 대한 실태를 파악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이들이 몇 명 근무하는지도 모르고, 인력 기준도 없습니다. 몇 병상 정도가 되면 최소 몇 명의 물리치료사가 있어야 하는지, 또는 검사 건수 대비 몇 명이 적정한 인력인지 권고안 정도는 있어야 그에 맞게 인력충원이 되는 게 아닌가요?” 기준이 없다 보니 데이근무(오전부터 8시간)에서 이브닝근무(오후부터 8시간)까지 16시간 일하는 기형적인 근무 조건이 형성된다.

의료인력 부족 사태는 코로나 발생 후 더 큰 직격탄은 맞았다. 부산대병원은 올해 1월 호흡기센터 4개의 병동을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는 병동으로 개조해 환자를 돌보고 있다.

“격리병상에 간호사가 부족해 호흡기내과 중환자실 하나를 폐쇄하고 내과 중환자를 보던 간호사들이 격리병상 중환자실로 전체가 이동했어요. 코로나 환자가 밀려들 때는 다른 중환자실 간호사들도 2~3명씩 차출해 코로나 중환자실을 지원하고 있어요. 내과, 외과를 막론하고 중환자실 간호사 수는 줄었고, 내과 중환자실은 완전 폐쇄됐으니 그곳에서 보던 환자까지 다른 과에서 돌봐야 하는 상황이 된 거죠.”

예를 들어, 내과 중환자실 폐쇄로 교통사고로 입원한 환자를 봤던 신경외과 중환자실에서 내과 중환자까지 돌봐야 하고, 재활 병동, 정형외과 병동에 호흡기내과 환자가 입원하게 되는 상황. 업무는 두 배, 세 배로 과부하가 걸리고 각각의 전문성이 필요한 중환자실에서 다른 과의 중환자들까지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문 지부장은 “적정한 인원이 없다 보니 평소 부족한 인력에서 응급상황까지 발생하면 인력은 더 부족해진다”면서 “OECD기준 절반도 안 되는 현실인데, 평균 정도는 되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강변했다.

▲ 참고사진 : 코로나 중증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들. [사진 : 뉴시스]
▲ 참고사진 : 코로나 중증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들. [사진 : 뉴시스]

코로나 병동 간호사들은…

감염내과에서 일했던 장혜선 간호사는 지난해 1월 말 부산에 코로나 환자가 처음 발생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코로나 병동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 인원이 부족할 때는 두 달 가까이 2교대로 12시간씩 일했다.

방호복을 입고 병동에 들어가 매일 아침 환자들 검사부터 시작해 환자를 돌본다. “환자의 상태가 안 좋거나, 상황이 발생하면 2~3시간 환자 옆에 있거나, 길면 4시간까지 있을 때도 있어요. 방호복은 입는 순간부터 땀이 나고. 초기엔 마스크 쓰고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어요.”

코로나 병동에서도 일반병실 환자는 4명의 간호사가 20명 넘는 환자를 본다. 장 간호사는 코로나 중환자 1인을 보는 중환자실에서 일한다.

“1:1로 본다고 해도 병실 안팎에서 일하는 사람이 필요해요. 중환자는 정기적으로 체온, 소변량 등을 체크 해야 하고 차트 관리도 해야 하고… 이런 일을 다 하려면 부족한 인원이에요. 환자 포지션 체인지를 해줘야 하는데, 에크모, 인공호흡기 등을 사용 중인 환자는 2인 1조로 해야 해요. 1:1이 아니라 간호사 1명이 2명을 보는 꼴이죠. 엎드려 있는 자세에서 정자세로 180도로 포지션을 바꿔야 할 때는 많게는 3~4명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순서대로 환자를 돌보다면 2~3시간은 훌쩍 간다.

코로나 병동 의료진들의 미담뿐 아니라 이처럼 그들의 노고는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져 있다. 부산대병원 코로나 병동 간호사들은 환자들의 건강상태를 챙기고, 약을 챙기는 것 외에도 초기엔 식사 배식, 식사 후 의료폐기물 처리, 병상 청소에, 화장실 청소까지 해야 했다.

“식사가 일회용기에 나갈 수밖에 없고 정해진 양이라 ‘밥이 다 식었다, 양이 부족하다’부터 ‘커피가 먹고 싶다’는 환자들까지 있어요. 요양병원에서 코로나 환자가 대량 발생했을 때 하루에 8명씩 환자가 들어올 때는 정신이 없었어요. 할머님들 밥도 먹여드려야 했고, 기저귀 보는 것도 해야 하고….” 거의 가족이나 다름없었다. 지금은 관련 직종 선생님들과 일을 나눠서 하고 있어 힘듦을 조금 덜었다고 했다.

장 간호사가 지금까지 돌봐온 환자는 200명에 가깝다. 코로나 병동에서 제왕절개를 한 임산부 환자를 돌보기도 했다. 몸도 힘들지만 정신적인 고통도 크다.

“‘내가 코로나에 걸리는 건 아닐까’ 한 두 달은 겁이 났어요. 그것도 무뎌진 것인지 몸이 피곤하면 ‘코로나에 걸렸나’ 하루 정도 생각하다가 다음 날 괜찮아지면 ‘아니구나’ 싶기도 해요. 이제 몸이 으슬으슬 추우면 이제 ‘코로나 걸렸나’가 아니라 ‘에어컨 바람때문에 냉방병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생각했는데 백신을 맞아도 돌발감염이 많으니까 여전히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이죠….”

의료인이기 때문에 “다중이용시설 가지 말라, 병원 근처 카페도 가지 말라, 같이 사는 가족 아니면 다른 가족들도 만나지 말라” 제약도 심하다. “집과 병원만 왔다갔다 반복하고, 할 수 없는 것이 많으니까 사사로운 스트레스가 늘어나는 것 같아요. 간호사들끼리 ‘언제 끝나고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얘길 많이 해요. 빨리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무엇이 이들을 ‘힘듦’에 무뎌지게 만들고, 적응하도록 만들었을까.

▲ 대구 시민단체 등이 8월31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의료 및 보건의료 인력 확충을 촉구했다. [사진 : 뉴시스]
▲ 대구 시민단체 등이 8월31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의료 및 보건의료 인력 확충을 촉구했다. [사진 : 뉴시스]

감염병 치료, 국민건강권 보장 위해선…

보건의료노조가 이번 산별노조 총파업을 통해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건 ‘의료인력 확충’문제뿐만 아니라 ‘공공의료 확충’의 중요성이다.

문미철 지부장은 ‘공공의료 확충’에 그 답을 찾았다. 문 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 그 이전 대통령들도 매번 ‘공공의료를 확충하겠다’는 그럴싸한 계획을 발표했어요. 그런데 결국 예산 배정은 안 하죠. 코로나가 터지면서 결국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민낯이 드러난 거예요.”

부산의 공공병원으론 부산의료원이 있다. 코로나 발생 후 공공병원이 코로나 전담병원이 됐다. 그런데 환자가 늘어나면서 병상이 부족해졌고, 국립대 병원인 부산대병원도 코로나 거점 전담병원이 됐다. 올해 1월 부랴부랴 권역호흡기전문질환센터 4개 층을 코로나 환자를 보는 병동으로 개조해 코로나 환자를 보고 있다.

“비정상적인 상황이죠. 코로나 환자가 늘면서 공공병원(의료원)이 부족해지니 중증도가 높은 환자를 보고 있던 상급종합병원인 국립대병원까지 코로나 전담병원이 됐고 코로나 병동으로 전환한 만큼 중증 환자들은 상급병원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거죠.”

코로나19가 처음이 아니다. “메르스, 신종플루 등 5년에 한 번씩 감염병이 터졌어요. 감염병 환자를 전문적으로 보는 곳이 있어야 하는데 없으니까 감염병 환자들이 응급실에 오면 응급실이 폐쇄되고, 다른 응급한 환자를 볼 수 없는 의료공백이 생기는 거죠. 권역별로 감염병전문병원을 만들면 그 자체가 공공의료가 늘어나는 것이고, 상급종합병원은 그 역할에 맞게 중증도 높은 환자를 볼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국민의 건강권이 높아지는 거예요.”

지금과 같은 코로나 국가 재난 사태에서 공공의료가 없으면, 의료원, 국립대병원, 보건소가 없으면 전담 치료가 쉽지 않다. 코로나 환자들을 받지 않아도 아쉬울 것 없는 사립대병원들과는 달리 공공병원들이 코로나 환자들을 보는 전담병원이 됐다.

그러나,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2019년 12월 기준 우리나라 공공의료기관은 총 221개로 전체 의료기관 대비 기관 수로는 5.1%, 병상 수로는 8.9%에 불과하다. 보건소까지 포함해도 10%밖에 되지 않는다.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10%밖에 되지 않는 공공병원에서 코로나 환자의 80%를 담당하고 있는 기형적인 구조를 깨야죠. 그러려면 정부가 예산을 들여 공공병원을 확충하든, 사립병원을 국공립 병원으로 전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매년 배출되는 의사 수는 정해져 있는데, 병원을 늘리면 병상이 전국적으로 과잉상태가 되는 것 역시 문제이기 때문에 공공의대를 설립해 의사 인력을 확충하는 것도 보건의료노조의 요구예요.”  보건복지부에 ‘시범사업 하자’, ‘가이드라인 만들겠다’라는 대답이 아닌,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예산을 반영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공공의료 확충·강화 3대 요구로 ▲감염병전문병원 조속한 설립, 코로나19 치료병원 인력기준 마련과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전국 70개 중진료권마다 1개씩 공공의료 확충 ▲공공병원의 시설·장비·인력 인프라 구축과 공익적 적자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8월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열린 ‘산별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8월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열린 ‘산별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의료진들 목소리엔 나 몰라라...

통풍도 안 되는 레벨D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돌보고, 방호장갑에 물이 고여있을 정도로 몸에 수분이 따 빠져나간 간호사들에게 노조는 수차례 수분음료를 공급했다. 병원에서 제공해 준 양이 모자를 정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문미철 지부장은 동료 간호사를 코로나 병동으로 보내고 ‘우리 과도 인력이 부족해 힘든데 평소 보지도 않았던 내과 중환자까지 봐야 해 너무 힘들다’며 펑펑 울던 간호사들의 모습도 봤다. 그러나 의료진들의 목소리엔 나 몰라라 하는 병원 측과 문재인 정부의 ‘똑같은’ 태도를 보면 소름이 돋을 정도다.

“병원장이 일주일에 한 번씩 원내게시판에 ‘직원들 고생한다, 고맙다’고 얘기하지만 노고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면 ‘돈이 없다’고 합니다. 장비 사고 시설 늘리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는데 직원들이 보상을 원하면 돈이 없다는 거예요. 문재인 정부도 ‘덕분에’ 캠페인까지 벌이면서 호들갑 떨고 ‘의료인들 덕분에 K-방역이 성공했네’라고 말하지만 막상 의료인력이 쓰러져 나가는 현실은 외면하고, 의료인력 확충, 공공의료 확충 예산은 ‘0원’입니다. 법과 제도 개선, 적절한 예산 확충 얘기만 나오면 ‘나 몰라라’ ‘고민해보자’가 끝이에요. 어쩜 이렇게 똑같을 수가 있습니까.”

보건의료노조는 “남은 시간 동안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9월 2일 아침 7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총파업 집회에 참여하게 될 조합원들은 모두 보건의료기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기 때문에 이미 백신 예방접종을 마친 상태다. 그럼에도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모두가 방호복을 입고, 페이스쉴드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 단계와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방호복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부산대병원 조합원들은 2일 파업 시작과 함께 방호복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머리띠를 두르고, 피켓을 들고 부산 각 지하철역에서 1인시위로 파업 행동을 벌인다.

10월20일 민주노총 총파업의 3대 쟁취목표 중 하나는 ‘주택·교육·의료·돌봄·교통의 공공성 강화’다. 코로나 최일선에서 일했던 그들이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해 앞장섰다.

공공의료 확충과 보건의료인력 확충에 대한 각계의 지지와 입장 발표도 잇따르고 있다. 파업 기사에 ‘오죽했으면 거리로 나오겠나’라는 댓글로 지지를 보내주는 국민들의 성원에 힘입은 “세상에서 가장 절박한 파업”은 이렇게 준비되고 있다.

▲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3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지지 민주노총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 뉴시스]
▲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3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지지 민주노총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 뉴시스]

 

보건의료노조는 보건의료인력 확충 요구에 ▲교대제 개선 ▲불법의료 근절 ▲비정규직 고용 제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문미철 지부장이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교대근무제 시행
“3교대(데이-이브닝-나이트근무)로 돌아가는 대학병원에서 5~6년 일한 숙련된 간호사들 나이트근무가 힘들어 사직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트 수를 줄이는 것은 결국 인력확충의 문제다. 외국사례처럼 나이트를 전담하는 간호사를 둘 수 있는데, 인력은 그대로 두고 나이트 전담 간호사를 두면 결국 노동강도는 똑같다. 나이트 수를 줄이기 위해 나이트 전담 간호사 수를 확충하면 전체적으로 나이트 일수가 줄어들고 이직률을 낮출 수 있다. 인력충원 없이는 교대근무제도 개선이 어렵다.

또, 예측가능한 교대근무제를 만들어야 한다. 평소에도 한달에 한번 근무표가 나오는데 안 바뀌는 경우가 없었다. 지난 1월부터 8월 사이엔 일반병동→코로나 병동→일반병동→코로나 병동으로 전환해야 했던 상황이 있었다. 해당 간호사는 한 달에 근무표가 10번이 바뀐 경우가 생겼다. 내가 내일 어떤 근무를 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병원일 외에 다른 생활을 할 수 없게 된다.”

5대 불법의료(대리처방, 동의서, 처치·시술, 수술, 조제) 근절
“국립대병원만 해도 제2병원, 제3병원이 만들어지고 있다. 서울의 주요 사립대도 그렇다. 대형병원은 늘어났는데, 의대 정원이 동결되니까 매년 배출되는 의사 수는 똑같다.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의미다. 전공의들, 인턴, 레지던트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는 힘들고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과에 적절한 전공의들이 있어야 하는데 의사가 부족한 상황이 되니까 그 역할을 간호사들이 하고 있다. PA제도라는 거다. 레지던트 1~2년 의사가 하는 업무를 간호사가 하는 것이다. 대리처방, 수술 및 동의서 설명 등 불법의료가 문제가 불거진다. 보건의료노조는 PA 간호사가 약 1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다. 이들이 없으면 수술을 할 수가 없다. 해결방법으로는 의사를 늘리거나, 불법의료행위를 시키지 않거나 PA제도를 합법화해 의사 권한을 위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의료기관 비정규직 고용 제한
“부산대병원의 경우 시설, 청소미화 업무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대상이지만 14개 국립대병원 중 부산대병원만 아직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았다. 전기가 나가면 병원이 돌아갈 수 없고, 청소미화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감염은 더 쉽게 이뤄질 수 있다. 상시지속업무, 생명안전업무에 해당하는 업무가 아직 비정규직이다. 말이 안 되는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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