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22기 중앙통일선봉대 2일차 – 울산

11일, “미국 없는 자주의 시대, 우리 힘으로”라는 기치를 든 민주노총 22기 중앙통일선봉대(통선대)의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됐다.

10일 울산에서 발대식을 가진 통선대는 11일 이른 아침, 양산에 있는 솥발산 공원묘지를 찾아 민족민주열사 묘역을 참배했다.

울산겨레하나 해설사들과 함께 ▲부산의 신발공장에서 일하면서 폭언과 욕설, 강제노동의 부당함에 분노하고 “나는 공순이가 아니라 미경이다”라는 유서를 왼쪽 팔에 새기고 22세의 어린 나이에 투신한 권미경 열사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에 배관공으로 입사해 노조 위원장을 지냈고, 노조말살 정책에 맞서 투쟁하다 구속, 의문사 당한 후 시신 탈취까지 당한 박창수 열사 ▲‘하청노동자도 인간이다’를 외친 박일수 열사 ▲온갖 회유와 고문 압박에도 자주 민주, 통일의 뜻을 굽히지 않았던 박판수 열사와 하태년 열사, 김재헌 열사 등 통일애국 열사들의 삶을 돌아봤다. 통선대는 열사들의 정신을 계승해 민주노조를 지키고 통일조국 건설에 앞장서겠다는 결의를 높였다.

그리고 다시 울산으로 향했다. 오후 일정의 시작은 현대차 공장 앞 선전전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가석방하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에겐 구속영장을 청구한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현수막, 어렵게 복원된 남북통신선까지 차단하게 만든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걸었다. 출퇴근하는 노동자들에게 “우리민족끼리 통일하자”는 목소리도 전달했다.

울산지역 마지막 일정은 장기수 선생과의 간담회다.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울산과 양산 일대에 걸쳐져 있는 신불산으로 들어가 빨치산 활동을 하다 체포돼 20여 년간 옥살이를 한 구연철 선생과 만났다. 선생은 복역 생활과 동지애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형무소 소장이 불러서 갔더니 ‘니 애비가 죽었는데 이걸 쓰면 나가서 3일 초상을 치루게 해주겠다’면서 하얀 종이에 싸인을 강요했다”고 했다. 전향서였다. “옆에 있는 동지들이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 것에 분노하며 하루 단식을 하기로 했다. 당시 소위 ‘사상범’이라고 불렸던 사람들은 감옥에서도 가장 적은 밥의 양을 먹어야 했고, 영양소가 부족해 괴혈병 등에 시달렸다”면서 “이런 와중에 나를 위해 하루 단식을 결심한 동지들의 동지애로 힘든 시절을 견뎌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통선대는 김천으로 이동을 준비하며 울산 노동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통선대의 첫날 집결지로 예정된 부산에 갑작스럽게 4단계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급히 울산으로 장소를 변경해야 했던 통선대는 대원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지원해준 민주노총 울산본부, 금속노조 울산지부에게 인사했다.

늦은 저녁 김천에 도착한 통선대는 쉴 틈도 없이 강연에 집중했다.

올해도 통선대는 하루하루 강연 및 토론시간을 배치해 통선대의 투쟁과제에 대해 토론하며 투쟁의 결심을 높여가는 중이다.

이날 강연 주제는 ‘미군없는 내 고향’이다. ‘자주자주TV’라는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는 이은혜 크리에이터가 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지난 1년간 전국 각지에 퍼져있는 미군기지를 다니며 미군 주둔의 문제와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방송에 담아왔다.

이은혜 크리에이터는 1년간의 미군기지 탐방 경험을 살려 평택 캠프 험프리를 비롯해, 대구왜관, 군산, 오산, 동두천, 용산, 포천, 포항, 성주, 부산 등 미군기지 현황을 생생히 소개하고, 혈세(주둔비) 낭비, 국민의 생명과 안전 위협, 그리고 한미일 삼각동맹 강화를 위해 존재하는 미군기지 문제 등을 지적했다.

또,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로 시작된 불평등한 한미동맹의 역사를 짚은 이은혜 크리에이터는 “세상은 늘 민중의 투쟁으로 변화되어 왔다”면서 “노동자가 전면에서 서서 이 땅에 미국을 몰아내는 투쟁을 벌이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가장 빠른 통일운동”이라며 노동자 통선대의 통일투쟁을 격려하기도 했다.

둘쨋날 ‘한미연합전쟁연습 중단! 한미일동맹 반대! 국가보안법 폐지!’를 외친 통선대는 셋쨋날(12일) 성주 소성리, 경산, 대구 등에서 활동을 이어간다.

* 사진 제공 : 민주노총 22기 중앙통일선봉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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