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0일까지 서울시청 로비에서 ‘이희재 서울만화경전’ 열려

청계천에서 발을 담고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 서울역 앞에서 담배 피는 사람, 홍대 카페에서 담소를 즐기는 연인, 늦은 귀가에 피곤한 지하철 안 사람들, 저자거리 같은 인사동 풍경, 명동성당과 남대문시장 등등 만화로 그려진 정겨운 서울풍경들이다.

2005년이라는 숫자가 선명한데도 그림 안 사람들은 70년대나 80년대쯤의 정서다. 그러고 보니 10년 전 모습이다. 21세기도 앞선 시대는 정겹게 느껴지다니 만화가 주는 또 하나의 감동으로 다가온 ‘만화가 이희재의 서울만화경전’은 만화로 즐기는 서울산책 같은 전시다.

지난 9월 7일부터 서울시청 로비전으로 시작된 이번 전시는 오는 9월 30일까지여서 서울시청을 찾는 민원인이나 방문객들에게 추억을 더듬어보는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특히 펜이 아닌 붓으로 그린 풍경이 정겨움을 더해준다.

개막식을 가진 7일 이희재작가 자신도 인사말을 통해 “2006년부터 화첩을 들고 서울 곳곳을 돌아다녔다는데 그때 그린 그림들”이라며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데 10년 동안 서울 곳곳을 다니며 그린 서울풍경들이 정겹다”고 소감을 전했다.

▲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희재작가

함께 화첩을 들고 서울풍경을 그리고 다녔다는 박재동작가는 “친구같이 동행하면서 그림을 그린 이희재선생이 있다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일 중 하나”라고 덕담을 건넸고, 뒤를 이어 전시하는 김광성작가도 “이희재선생이 화첩과 붓을 가지고 그림 그리는 걸 보고 매료됐다”며 붓으로 표현하는 독보적인 화풍에 헌사를 전했다.

이희재작가는 만화평론가가 뽑은 해방 후 베스트작가 중 1위를 할 만큼 만화계의 거목이다. ‘시대 참여적인 흐름을 담아온 작가’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작가는 83년 <악동이>를 월간 만화잡지 보물섬에 연재했고 <간판스타>, <새벽길>,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저 하늘에도 슬픔이>, <삼국지> 등의 작품이 있으며 2000년에는 <나 어릴 적에>에로 대한민국출판만화대상을 받았다.

1909년 대한민보에 ‘삽화’로 일컫던 시사만화를 시발점으로 만화가 교육적 해악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시절을 보내다 교육적 효과를 앞세운 학습만화의 전성기, 시사만평의 도약 그리고 웹툰의 황금기 등 ‘스펙타클 다이나믹’하게 시대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성장해온 우리나라 만화의 역사 속에서 이번 릴레이 서울만화경전은 또 하나의 방점을 찍는 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다음 전시를 준비하고 있는 동료 박재동작가가 이희재작가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서울시가 우리만화연대(대표 김형배)와 손잡고 서울역을 중심으로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사는 모습 등을 만화로 담아내는 작업 중 하나로 진행되는데, 이희재작가와 함께 서울과 서울시민을 소재로 작품활동을 꾸준히 해온 김광성작가와 박재동작가가 뒤를 잇는 릴레이 전시이기도 하다.

지난 1월 역사문화자원과 시민들의 삶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그림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통해 개최한 ‘서울역 고가 만화 산책’에 이어 마련된 전시회로 오는 10월에는 서울역에서 김광성 작가의 만화전이, 11월에는 충정로역에서 박재동 작가의 만화전이 각각 열릴 예정이다. 

▲ 전시회장에서 그림으로 일일히 사인해주고 있는 이희재작가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