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나 다를까 보궐선거가 끝나자마자 벌써 대선국면이다. 
기성정치권은 보궐선거 전에는 표를 얻기 위하여 그나마 맆서비스라도 했으나 지금은 대선을 앞두고 치고박는 권력싸움에 열중일 따름이다. 노동자민중들의 고통스런 삶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역시나’이다.

노동자 민중의 불평등 고통은 특히 20~30 청년세대에 집중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20~30 청년세대의 절규는 지난 보궐선거에서 표출되었다.  
‘이생망’ 이번 생은 망했다. ‘영끌’ 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자한다. 청춘을 노래하고 미래를 꿈꿔야 할 청년세대들이 생애를 포기하고 영혼마져 바쳐야 하는 ‘이생망과 영끌’은 21세기 문명시대, 인간사회의 언어가 아니다. 

머지않아 큰 뇌관이 될 가게부채의 경우, 크게 늘어나고 제2금융권 대출의 56%가 20~30대이다. 직업도 없고 신용도 변변찮은 청년들은 학자금과 생계비로 대학을 빚쟁이로 출발하여 졸업하고도 빚쟁이 신세이다.
3포 세대는 그나마 양호한 것이었다. 지금의 청년세대는 모든 걸 포기하는 N포세대라 부른다. 현재의 고통과 암울한 미래가 청년들을 부동산으로 주식, 암호화폐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휴지처럼 쓰이다가 재도 없이 불타는 불나방 인생인 줄 뻔히 알면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
청년들의 미래와 영혼을 재물삼아 배를 채우는 자들은 누구인가. 굶주린 사자도 제 배가 차면 사냥을 멈춘다. 지금의 한국사회는 동물의 세계만도 못한 야만의 사회이다.

다 같이 힘들거나 지금은 좀 힘들더라도 희망이라도 있으면 참을만하다.
불평등은 상대적이다. 수치상 차이가 아니라 박탈감과 분노의 불평등이다. 세계경제위기, 자연재해,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등의 위기가 있더라도 다 같이 힘들면 누굴 탓하겠는가.
코로나19로 노동자 서민들은 짤리고 가게문을 닫는데 가진 자들은 부동산이다 주식이다 하며 오히려 떼돈을 번다.
대다수 청년들은 ‘이생망’을 절규하고 있는데 누구는 제 손에 물 한방울도 묻히지 않은 채 수조 원을 물려받는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불평등이 대를 이어 계속된다는 것이다.
현실이 좀 어렵더라도 미래가 보인다면 그래도 참을 수 있다. 옛날에는 개천에서 용이 나기도 했으나 지금은 부와 권력은 학력으로 이어지고 불평등은 대를 이어간다. 이전에는 그래도 열심히 공부하고 성실하게 일하면 가정을 꾸리고 애 놓고 시간이 지나면 내 집 마련하고 살 수는 있었다. 
지금은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사회이다. 불평등에 장사없다. 

모든 학자, 언론, 정치인들은 말한다.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불평등이 문제라고. 코로나 19 이후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었다고 이구동성이다. 그런데 그 누구도 시원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진단은 있으나 처방이 없는 형국이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로 노력하지 않는다. 

한국사회가 이토록 불평등한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도 가진 자들은 너무 많이 가지고 있는데 더 많이 가져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근원이 분명한 만큼 해결방법도 간단하다. 가진 자들이 덜 가져가고 가진 것을 좀 내 놓으면 된다.

그러나 재산이든 권력이든 역사적으로 가진 자들이 스스로 내어 놓는 법은 없었다. 
재벌과 수구보수세력은 말로는 불평등이 문제라고 떠들지만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그 과실을 따먹는 세력이다. 집권여당은 불평등을 개선할 의지도 능력도 의심스런 집단이다.
누굴 쳐다보고 어디에 기댈 것인가. 바로 노동자 민중, 우리 자신들이다. 

2019년 민중대회의 구호는 ‘불평등을 넘어’였다. 불평등을 넘자면 우선 불평등에 저항하는 투쟁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이대로 가면 내년 봄 대선판과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뻔히 예상된다. 권력이 어디로 가든 누가 집권한들 불평등의 사회는 그대로라는 것을 우리들은 충분히 경험하고 있다.

오는 11월 민주노총 총파업을 전민중이 지지,엄호하고 함께 투쟁하여야 한다. 내년 1월 민중 총궐기를 조직하여 대선판을 흔들자. 
지금도 노동자민중들은 생존과 불평등 혁파를 위해 전국에서 지치지 않고 투쟁하고 있다.  ‘각자도생’할 수 있는 투쟁은 없다. 민중총궐기를 향해 사회 전 영역 각계각층의 투쟁을 불평등에 저항하는 하나의 흐름으로 모아 나가고 총궐기 역량을 축적해 나가야 한다. 
“재벌 내놔라. 국가와 정치권이 책임져라. 주한미군 주둔비 주지 마라. 투기자본 몰아내자.” 모든 나팔수들은 소리치고 모든 펜들은 춤추자. 
투쟁을 모으고 힘을 기르면 촛불은 다시 타오를 것이다.
다시 타오를 촛불은 ‘탄핵의 촛불’이 아니라 ‘평등의 횃불’이 될 것이다.

가진 자 저들이 결코 줄 수도 주지도 않는 답을 우리 노동자민중들은 쥐고 있다.
불평등은 결단코 노동자 민중의 숙명이 아니다.

김재하
전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
전국민중행동(준) 조직강화특위장
한국진보연대 상임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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