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해방! 통일세상! 진보집권!을 꿈꾸었던 한 생

신촌을 중심으로 서부노련에서 오랫동안 빈민운동을 해왔던 우득종 민주노련 통일위원장이 4월 15일 9시 20분, 향년 68세 일기로 영면하였다.

4월 17일 오후 5시반, 고 우득종 동지를 기리는 추도식이 서울 중구구민회관에서 열렸다. 

추도식 참가자들은 “고인의 삶은 자신이 만든 성과는 언제나 남에게 돌리고, 주변의 동지가 부족한 것은 자신의 잘못으로 책임지며, 조직이 어려울 때 누구도 맡기기 힘든 일은 주저않고 결심하셨습니다. 그래서 ’비대위원장‘이라는 이름이 늘 붙어있었던 동지”라고 추억했다.

▲ 고 우득종 동지 추도식
▲ 고 우득종 동지 추도식

고 우득종 동지의 약력은 아래와 같다.

고 우득종 동지 약력

1952년 10월 26일 성남 출생
1985년 신촌에서 노점상 시작
1987년 도시노점상연합 서대문대표
1988년 전노련 서부노련 지역장
1993년 전노련 중앙활동
1996년 서부노련 지역장
2000년 서부민중연대 상임대표
2001년 전빈련 통일위원장
2005년 범민련서울연합 부의장
2007년 민주노련 수석부위원장
2016년 민중의꿈 공동대표
           1기 빈민통일선봉대장
2017년 2기 빈민통일선봉대장
2017년 민중연합당 김선동 대선후보 빈민선대위원
2012년~ 현재 민주노련 통일위원장
현재 이석기의원 서울구명위원회 공동대표

▲ 시계방향으로 최영찬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위원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장정식 서부노련 지역장, 이규재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명예의장
▲ 시계방향으로 최영찬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위원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장정식 서부노련 지역장, 이규재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명예의장

추도사에 나선 최영찬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위원장은 “4.27판문점 선언이 이루어지던 그날 살짝 미소 지으며, ’8천만 겨레가 학수고대했던 조국통일을 앞당기는 희망이 보인다‘며, 기뻐하시던 우득종 통일위원장의 얼굴이 생생하다”고 회고하였다. 최 위원장은 “아직도 세상은 권력자와 가진 자들의 온갖 횡포와 탄압으로 민중의 삶은 팍팍하고, 친미친일사대세력이 득실되며 조국통일의 염원이 멀어져 가고 있다”면서, 고 우득종 동지에게 “우리가 고맙습니다. 조직이 필요한 곳에, 어려운 곳에 언제나 함께해 주셔서 너무 고맙고 감사했다.”고 잠긴 목소리로 추도의 인사를 전했다.

지역에서 함께 활동했던 장정식 서부노련 지역장은 “서부노련 역사를 만들어 온지 35년, 함께 노점상운동을 해온 지 20여년이 흘렀다”면서, “정부탄압에 맞서  서부노련 조직을 건설하고 일꾸어 오신 우득종 고문님과 함께 기울였던 술잔을 생각하니 마음이 쓰리다”고 추억했다. 장 위원장은 “묵묵히 맡은 바를 하시며 일을 하시던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말씀보다 행동으로 보여주시며 흐트러지지 않았던 모습, 사람을 귀하게 생각하며 한 명 한 명 정을 주시던 분”으로 추억했다. 그리고 “빈민도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꿈, 빈민해방의 꿈을 가꾸어 오신 분”으로 “빈민해방역사를 우리가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우득종 동지의 삶은 돈없고 빽없는 그러나 당당한 민중으로 산 한 생”이었다면서, “구청의 단속과 용역깡패의 만행에 일일이 맞서기도 벅찬 생활 속에서도 진보정치, 통일세상을 열어가기 위해 노력하신 분, 억압받고 착취받는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의 삶이 다르지 않으며, 함께 어깨걸고 싸워야 한다는 것을 삶으로 보여주었다”고 회고하였다.

이어서 고 우득종 동지의 삶을 담은 동영상이 상영되었다.

빈민해방! 통일세상! 진보집권을 꿈꾸었던 민주노련 통일위원장 고 우득종 동지 영상

(피시에는 전체화면으로 영상을 시청하세요)

이규재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명예의장은 우득종 동지의 통일운동과정에서 함께 고초를 겪어야 했던 부인, 자녀들에게 일일이 위로의 말을 전하며, 우득종 동지를 “많이 배워서도 할 수 없는 언행이 일치하고 다소곳한 품성을 지닌 훌륭한 운동가”로 추억하며 존경을 표하였다. 이어 “이제는 범민련만이 아니라 시민사회 전체에서 반미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다”고 강조하곤, “옛날 앞이 캄캄하고 보이지 않을 때에도 목숨 걸고 싸웠는데, 이제는 앞이 보이는 운동을 하고 있다”면서, 그렇기에 “모두가 함께하는 자주통일, 반미자주화운동의 시대가 되었다”고 뜨거운 목소리로 말하였다.

전국철거민연합 남경남 의장은 “노점을 불법으로 규정한 가진 자들의 정치가 빈민해방을 가로막고 있다”고 전제하곤, “국민들의 피땀 흘린 돈들이 자국 이익을 위한 미국의 손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비판하며, “우득종 동지의 뜻을 따라 통일을 가로막는 미국을 물리치는 반미투쟁의 머리띠를 고쳐 매겠다“고 다짐했다.

▲ 한국민족춤협회 이삼헌 이사
▲ 한국민족춤협회 이삼헌 이사

이어서 한국민족춤협회 이삼헌 이사의 추도 춤공연이 펼쳐졌다.

추도식자료에 밝힌 고 우득종 동지의 한 생을 소개한다.

우득종 열사가 살아온 길

故우득종 동지께서는 1980년대 부푼 꿈을 안고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에서 누님과 함께 의상실을 운영했습니다. 그러나 의상실의 운영은 쉽지 않았고, 85년 이대앞에서 옷 노점을 시작으로 신촌에서 음악 테이프를 팔며 본격적으로 노점상을 하셨습니다.

군사독재 시절 많은 민중이 국가의 탄압에 힘들게 사는 시기였던 만큼 노점상들의 삶 또한 녹록치 않았습니다. 이 당시 조직이 없던 노점상들은 구청 단속반에의 탄압 뿐 아니라 방범대원, 경찰의 단속에 쫓겨다니는 신세였고, 그들에게 상납을 해야만 그나마 잠깐이라도 편하게 장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동지는 개별화된 노점상은 이러한 굴레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노점상들을 규합하기 시작했습니다. 86년은 서울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노점상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있었습니다. 이에 동지는 서대문 지역의 노점상들을 모아 도시노점상 복지회를 결성하였습니다.

이어서 도시노점상연합 양연수회장을 만나 조직을 ‘도시노점상연합 서대문 지부’로 전환하고 초대지부장을 역임합니다. 87년 6.13전국노점상대회와 명동성당투쟁을 시작으로 35년 넘는 노점상생존권 쟁취, 빈민해방을 위한 투쟁의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노점상연합회 중앙과 지역을 오가며 노점해방, 도시빈민 해방투쟁의 길을 걸어오시다 동지는 분단된 조국의 현실이 이 땅 민중들의 삶이 힘들어지는 근본이유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식민지 지배 아래에서 그들에게 기생하며 자기들의 이득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자본과 권력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고 조국통일투쟁과 반미투쟁에 헌신하셨습니다.

2005년에는 가장 많은 탄압을 받고 있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 서울연합의 부의장까지 맡으며 빈민조직이 조국통일 운동의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하셨습니다.

동지는 현장에서 빈민해방 투쟁과 빈민 투쟁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민중이 권력을 쟁취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민중이 권력을 쟁취하는 방법은 진보정당이 집권하는 것이었습니다. 민주노동당 때부터 진보정당 활동을 해왔고, 지역과 중아에서 진보정당이 발전하는 과정에 여러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당의 분열이 있을 때마다 누구보다 마음 아파하시고, 언제나 단결과 단합을 강조해 왔습니다.

결국 통합진보당 사태를 맞이하게 되었고, 동지도 피눈물을 흘려야만 했습니다. 그러다 진보대통합정당건설과 노동자, 농민, 빈민이 중심이 되어 민중이 직접정치 시대를 표방하는 ‘민중의 꿈 공동대표를 맡아 빈민도 정치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희망찬 포부를 안고 활동하셨습니다.

故우득종 동지 운동의 과정은 본인을 내세우거나 주목받는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다. 노점해방! 빈민해방! 자주통일! 진보집권! 우리 시대에 필요한 운동에는 언제나 한결같이 그 자리에 묵묵히 있던 동지이자 중요하지만 어려워 다들 꺼려하는 일을 결심했던 동지입니다. 빈민운동을 함께하는 동지들이 어려울 때는 뒤에서 버팀목이 되어 주시며 승리의 길을 잘 걸어갈 수 있게 해 주었고, 조직에 어려운 일이 있을때대는 제일 먼저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게 무거운 짐을 짊어지셨습니다.

그리고 고된 투쟁의 삶이 힘들었는지 2019년 7월, 췌장암이라는 병마가 찾아왔습니다. 동지는 반드시 병마를 이겨내고 동지들과 새로운 투쟁을 만들어가고자 하셨으나 2021년 4월 15일 길고 고단했던 투쟁의 길을 끝내고 빈민해방이 된 통일세상에 먼저 가신 열사를 만나러 떠나셨습니다.

▲ 시계방향으로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 의장,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양연수 고문, 고 우득종 동지 차남 우종현
▲ 시계방향으로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 의장,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양연수 고문, 고 우득종 동지 차남 우종현

이어서 이어진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추도사에서 “노동자민중의 집권정치를 위해, 자주통일을 위해 투병 중에도 마을을 눌러담아 하신 호소 잊지않겠다”며, “빈민이 해방된 평등세상, 자주 평등의 새 세상을 진보당이 앞장서서 단결의 정신 더 깊게 새기며, 진보집권 실현의 길로 전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 추도사에 나선 양연수 고문은 “빈민해방세상을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간단한 추도사로 큰 울림을 주었다.

차남 우종현이 유족인사 직후 <故우득종 동지께서 투병 중일 때 동지들에게 보낸 글>이 낭독되었다.

동지 여러분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사계의 섭리에 따라 가을이 점점 짚어가고 있습니다.

운명처럼 다가온 투쟁 생활이 길어지면서 사람이 그립고 동지들이 보고싶습니다.

내면에 흐르는 고통과 시련이 끝나면 기적같은 일들이 일어나겠지요.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장엄한 역사를 만들어 가는 동지들의 모습이 자꾸만 떠오릅니다.

노동자민주의 집권정치를 위해 민중정치역량을 거듭 보여 주십시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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