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자 최저임금’, ‘비정규직 철폐’, ‘열어라 재벌 곳간’,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먹고 살자 최저임금!”
“없애자 비정규직!”
“바꾸자 재벌체제!”

민주노총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투쟁에 팔을 걷어붙였다.

매년 최저임금 논의에 앞서 최저임금 투쟁과 노조 가입 캠페인 등을 접목해 전국 동시다발 ‘차별철폐대행진’ 벌여온 민주노총이 올핸 코로나19가 가져온 재난 속에 고통받는 노동자들과 함께 ‘먹고살자 최저임금’, ‘비정규직 철폐’, ‘열어라 재벌 곳간’,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이라는 요구를 내걸고 재벌과 정부의 책임과 역할을 촉구하는 전국 순회 투쟁에 나선다.

민주노총은 19일 오전 서울 마포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앞에서 ‘함께 살자! 2020년 차별철폐대행진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감염병에서 벗어나는 해법 잘못된 경제위기 대책이 확대해 온 비정규직을 없애고, 경제위기 대책으로 특혜를 누려온 재벌에게 적절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며, “정부와 국회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경제위기마다 가장 먼저 일자리를 빼앗기고, 노동대책에서 배제되는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는 것, 모든 노동자에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2020 차별철폐대행진단의 취지를 설명하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 2020 차별철폐대행진단의 취지를 설명하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먼저 차별철폐대행진 의의를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재난 속에 특수고용노동자들은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여있고, 돌봄노동자 등 초단시간 노동자들은 두 달째 일을 못 해 생계 위협에 처해 있”지만 “한국사회 재벌과 대기업은 오히려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고, 국민의 세금으로 공적자금(고용유지지원금) 수천억을 받은 항공사의 하청노동자들은 정리해고 당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재정대책, 해고금지 대책은 속 빈 강정이 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노총이 최저임금 논의를 앞두고 코로나를 극복하고 전 국민의 생계를 보장받고 사각지대 없는 고용보험을 만들고 최저임금을 올리기 위한 투쟁과 연대를 시작한다”면서 “생계와 일자리를 위협당하고 있는 노동자들과 ‘함께 살자’를 외치면서 전국을 누빌 것”이라고 밝혔다.

차별철폐대행진에 참여하는 노동자 발언이 이어졌다. 최저임금심의위원회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위원인 정민정 마트노조 사무처장은 “재벌의 곳간을 여는 최저임금 투쟁에 최저임금 노동자들이 앞장서겠다”는 결의를 높였다.

정 사무처장은 “한 달 월급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노동자들은 코로나19 위기에서 일자리를 잃는건 아닐까 하는 공포에 살고 있지만 재벌들의 곳간은 코로나19 속에서도 줄어들지 않는다”며 롯데마트 사례를 꼬집었다.

“롯데쇼핑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점포의 30%를 구조조정하겠다고 발표해 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후계자 다툼, 뇌물, 오너의 실형, 친일행적까지, 경영악화를 자처한 롯데쇼핑 신동빈 회장은 대기업 오너 중에 가장 많은 보수 182억을 받았다”며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분노하곤 “코로나 위기에도 곳간을 열지 않는 재벌들에게 사내유보금 과세기간을 연장하고 그 세금으로 최저임금 노동자들,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중소영세자영업자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을들이 똘똘 뭉쳐 투쟁할 것”이라고 외쳤다.

▲ 방기홍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상임회장(왼쪽), 정민정 마트노조 사무처장(가운데 노란조끼)
▲ 방기홍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상임회장(왼쪽), 정민정 마트노조 사무처장(가운데 노란조끼)

방기홍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상임회장은 자영업자들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았다. 방 상임회장도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재벌 책임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에서 지역화폐, 지역상품권 등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대규모 사업장이 아닌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게 하면서 자영업자들에겐 단비와 같은 효과를 줬다”면서 “골목과 지역에 온기가 돌고 노동자들이 함께 살 수 있는 방향에서 코로나 위기 극복대책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재벌들을 겨냥해선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규제완화를 요구하며 사업영역을 넓히려 하지 말고 곳간을 풀어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재벌들이 책임있는 자세로 경제위기 극복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석운 민중공동행동 공동대표는 정부를 향해 “코로나 방역에는 나름대로 성공적인 대처를 하고 있지만 사회경제적 위기에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박 공동대표는 특수고용노동자를 제외한 전국민고용보험도입, 원격의료도입 움직임, 해고금지 조항 빠진 국가기간산업 지원대책 등을 예로 들며 “가장 어려운 처지에 빠진 노동자 민중에게 국가재정을 써야 하는데, 이들에겐 인색하고 재벌 대기업 퍼주기엔 마구잡이식”이라며 일침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코로나 대응정책을 올바른 방향으로 견인하고 노동자들의 생존권, 특히 특수고용·비정규직·이주노동자, 도시빈민, 영세자영업자들에게 국가재정이 집중되도록 하는 투쟁에 함께 나서자”며 “투쟁의 앞자리에서 민주노총 대행진단이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 차별철폐대행진단 단장을 맡은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
▲ 차별철폐대행진단 단장을 맡은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

한편, 차별철폐 대행진단 단장은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재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맡았다. 윤 부위원장은 “민주노총과 16개 지역본부뿐만 아니라 한상총련, 을들의연대, 민중공동행동 등 제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하는 대행진단 구성은 민주노총이 생긴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며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코로나를 극복하는 데에 민주노총이 전국을 돌며 지혜를 모으고 행동으로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차별철폐대행진 중앙행진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오는 21~22일 서울지역에서 대행진을 벌인다. 25일엔 제주, 다음 달 1일 대구, 2일 경남, 3일 울산, 4일 부산 지역 등 제주, 호남, 영남, 충청, 강원권역 등에서 4주간 활동하며, 중앙행진단은 각 지역에서 민주노총 지역본부 행진단과 만나 활동한다. 22일 서울에 도착하는 대행진단은 24일엔 삼성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고 대행진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회견 참가자들은 차별철폐대행진 슬로건과 순회 일정을 붙여 전국순회지도를 만드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회견 참가자들은 차별철폐대행진 슬로건과 순회 일정을 붙여 전국순회지도를 만드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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