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50주기 행사위원회 출범
코로나19 극복 사회연대운동, 근로기준법 준수·확대 운동 등 진행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산화한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전태일 정신을 계승하고 실천할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50주기 범국민 행사위원회(행사위원회)’가 7일 오전 서울 종로 평화시장 앞 전태일다리에서 출범을 알렸다.

행사위원회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전태일재단,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전국 170여 개 시민사회노동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전태일 50주기는 단지 전태일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을 넘어 배고픈 시다들을 위해 차비를 털어 풀빵을 사주었던 전태일 정신을 오늘날에 실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평화시장 앞 전태일다리, 전태일 50주기 범국민 행사위원회 출범 기자회견. [사진 : 행사위원회]
▲ 평화시장 앞 전태일다리, 전태일 50주기 범국민 행사위원회 출범 기자회견. [사진 : 행사위원회]

이들은 출범선언문에서 “전태일이 손잡았던 시다·미싱사는 비정규직·하청노동·영세상인·청년구직자·특성화고생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여전히 소외되어 살아가고 있다. ‘근로기준법을 지키라’는 전태일의 외침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곤 “전태일을 통해 소외된 이들의 애환을 드러내고 그들이 함께 희망을 꿈꾸는 사회로 나아가려 한다”고 전태일 50주기 의미를 전했다.

그러면서 “전태일을 통해, 평등과 연대의 가치를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라며 “더 낮은 곳을 향한 전태일의 아름다운 손, 새카맣게 타버린 전태일의 손을 꽉 움켜잡고, 보다 평등하고 보다 정의로운 연대사회를 향해 나아가자”고 밝혔다.

행사위원회는 또 “코로나19로 세계가 위기에 직면했지만 한국사회는 위기도 평등하지 않다. 일거리 축소와 소비 위축, 해고의 위기가 소외계층에 집중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사회연대기금 조성 운동을 노동자·시민 속에서 펼치겠다”고 덧붙였다.

▲ 이날 출범선언문은 대구 동산병원에서 코로나19에 맞서 싸운 국립중앙의료원 간호사 이선아 씨와 전태일의 후예로 봉제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앞장서온 이정기 서울봉제인지회장이 낭독했다. [사진 : 행사위원회]
▲ 이날 출범선언문은 대구 동산병원에서 코로나19에 맞서 싸운 국립중앙의료원 간호사 이선아 씨와 전태일의 후예로 봉제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앞장서온 이정기 서울봉제인지회장이 낭독했다. [사진 : 행사위원회]

행사위원회는 출범에 앞서 대표자회의를 열고 전태일 50주기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코로나19 극복 사회연대운동 ▲근로기준법 준수·확대 운동 ▲극장용 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 제작·관람 운동 ▲전태일 추모주간 사업 ▲전태일거리 및 50주기 동판 조성 ▲교육·학습·체험 활동 ▲모두가 함께하는 문화 사업 ▲학술·출판 사업 등을 벌일 계획이다.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고통이 집중되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의 눈물을 닦아줄 사회연대운동을 최우선 사업으로 결정했다”고 행사위원회는 밝혔다. 한석호 실행위원장은 “전태일 정신은 책 속에만 있는 박제화된 정신이 아니라 현실에서 살아 숨 쉴 때 비로소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전태일의 풀빵나눔 정신을 현재에 되살리는 것은 바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사회연대운동”이라고 설명했다.

행사위원회는 출범과 동시에 전태일 50주기 운동에 본격 돌입한다. 오는 13일부터 매주 수요일 코로나19 위기극복과 4인 이하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을 위한 ‘색깔 있는 1인시위’ 캠페인을 벌이고, 14일부터는 ‘전태일 정신의 현재 의미’를 주제로 격주에 한번 부문별 토론을 이어간다. 청년 부문을 시작으로 노동, 문학, 여성, 종교·재야, 문화·예술 등 각 부문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 △전태일노래 만들기 △노동미술전 △청소년을 위한 찾아가는 공연 △찾아가는 투쟁사업장 공연 △일과 노래 순회공연 △99초 영화 제작 및 공모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이를 모아 10월 중순 다양한 문화 공연과 행사가 어우러진 ‘노동자-시민 문화 한마당’을 열어 전태일 정신을 재해석하고 확산할 계획이다.

이수호 행사위원회 상임대표(전태일재단 이사장)는 “2020년 전태일 50주기는 전태일로부터 시작된 나보다 더 힘든 이웃, 더 어려운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평등한 세상을 향한 염원을 함께 나누고 행동하는 하나의 계기이자 매우 중요한 매개”라며 50주기 의미를 재차 강조하곤 “더불어 살아가는 삶, 평등하고 평화로운 사회를 지향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하는 전태일 50주기가 되길 바란다”며 노동자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행사위원회는 전태일과 함께하고자 하는 개인들의 참여를 열어놓는 등 모든 사람들이 함께하는 전태일 50주기 범국민 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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