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40세대가 거대한 무지와 착각에 빠져있다'는 막말로 논란이 된 미래통합당 관악갑 기대호 후보 가 서울지역 선거대책위 모임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
▲ '3040세대가 거대한 무지와 착각에 빠져있다'는 막말로 논란이 된 미래통합당 관악갑 기대호 후보 가 서울지역 선거대책위 모임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 선거정국을 강타했다.
미래통합당 김대호 후보가 4월 6일 통합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지역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30대 중반부터 40대는 논리가 아니다. 막연한 정서다.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막말한 것이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킨 것이다.

선거가 시작되자마자 미래통합당 유투버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교도소 무상급식’발언으로 파장이 있었던 데에다 황교안 대표의  ‘모르고 들어간  n번방은 달리 봐야’한다는 발언으로 막말논란이 그치질 않던 미래통합당이었다. 그런데 김대호 후보 발언은 3,40대 전체를 폄하하며, 선거라는 격전장으로 소환하였으니 보통문제가 아니다.

그는 “60~70대는 대한민국이 얼마나 열악한 조건에서 발전을 이룩했는지 잘 알지만, 30대와 40대는 그걸 잘 모르는 것 같다.” “태어나보니 어느 정도 살 만한 나라였고, 기준은 일본이나 유럽쯤 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대한민국의 성장 구조·원인·동력을 모르니 기존 동력을 파괴하는 쪽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한 마디로 60~70대가 어려운 조건에서 일으켜 세운 대한민국을 그 동력과 원인을 잘 모르는 무식한 30~40대가 파괴하고 있다는 것인데, 정말로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 아닐 수 없다.

외세의존의 국부유출구조와 정경유착, 저임금저곡가 수탈구조, 군사독재라는 탄압구조속에서도 그나마 나라를 이만큼 세워온 구조와 동력, 원인은 전적으로 6,70대에 이른 이 땅 민초들의 피와 땀에 있었다. 그런데 이것을 통째로 날려먹고 외환위기를 불러와 더더욱 심각한 국부유출구조를 고착화하고 비정규직, 청년실업시대를 만들어낸 것이 누구인가? 3~40대는 바로 이러한 신자유주의 광기의 시대, 수출과 내수, 1:99의 양극화 시대의 어둠 속에서도 자존을 키우고, 촛불을 밝히며 열심히 살아온 세대이다. 6~70대를 억압하여 권력과 부를 누린 자들이 3~40대에게 물려준 것은 복지사회가 아니라 헬조선이었다. 이렇게 보면 이 헬조선을 만드는데 주도했던 정치세력은 지금 3~40대에게 무릎 꿇고 사죄를 해도 모자랄 판 아닌가?
 
김대호 후보는 자신이 막말을 하게된 동기가 “30대 중반부터 40대가 (미래통합당에) 차갑고 경멸과 혐오를 보내기도 한다”는데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결국 3~40대가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 점에 불만과 혐오감이 있었던 것이다. 정치인은 무릇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성찰부터 해야지 국민자체를 적대하고 혐오하는 것으로 대응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민심이 천심이고 주권은 국민으로 나온다는 말도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없이 자신만 옳다고 오만을 떠니까 막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의 대처방식은 더욱 아연케 한다. 김 위원장은 김 후보를 겨냥해 “그 사람 성격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원래 운동권 출신에다가 변심한 사람이 되어서 자신과 맞지 않는 그런 것에 대해 감정적 표현을 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는데 참으로 한 인간을 놓고 보면 이런 능멸이 없다. 많은 언론들은 김대호 후보의 3~40대 폄하발언에 주목하느라고 김종인 위원장의 이런 발언을 간단하게 스쳐지나가는데, 그렇게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김 위원장은 “사람 성격”을 문제삼았는데, 김종인 위원장 자신의 과거 별명이 ‘짜르’에 견주었다는 것을 잊은 모양이다. 게다가 “운동권 출신으로 변심한 자”라는 능멸을 감추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태영호 같은 후보와는 손까지 들어주면서 유세를 다니는지 모르겠다. 참으로 지독한 귀족주의와 인간혐오를 담은 발언이라 아니할 수 없다. 말은 마음의 옷이라고 했다. 총괄선대위원장이 상황이 다급해지니까 한 말이겠지만, 자신의 본성적 맨탈이 다 드러나고 말았다. 사실 이런 막말이 더 무서운 막말이다.

막말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개개 정치인, 그 정치집단의 정치철학의 반영이다. 3,40대의 국민에게 복무하겠다는 정치, 국민에게 복무하겠다는 정치가 아니고서는 이런 막말은 그칠 날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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