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 낭독기자회견을 끝내고 취재진들에게 서신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 낭독기자회견을 끝내고 취재진들에게 서신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그런 편지를 쓰고 싶을까.
코로나19사태로 온 국가가 어수선한 판에 뜬금없는 박근혜 편지 한 장으로 정치권이 난리다. 재난하면 기억조차 하기 싫은 박근혜이다. 세월호가 그랬고, 메르스가 그랬다. 단순히 재난을 잘 처리하지 못했다는 정도가 아니라 거짓과 음모, 은폐와 탄압으로 얼룩져 있는 것이 박근혜 집권기의 재난사이다. 그 재난은 신천지, 최순실 등과 연결되며 그 음침함으로 정치라는 말을 붙이기도 역겹다.
그런데 이 와중에 보수야당이 닥치고 통합해서 자신을 감옥에서 빨리 구해달라는 편지나 쓰고 있다니, 참으로 박근혜의 맨탈이 충격적이고 엽기적이다. 국민의 아픔에는 눈꼽만큼의 공감력도 없고 자신의 정치적 재난은 세상 모든 것보다 크니, 어떤 의사도 치료할 수 없는 병이다. 

보수정치는 사유재산의 자유를 중시한다. 그건 그렇다고 치자. 극우정치는 한 발 더 나아가 인간의 이기적 본능, 생물학적 공포본능에 의존한다. 여기로부터 나오는 것이 혐오정치이다.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말고 경쟁자를 제거하라가 지상명령이다.
그러나 인간사의 재난은 언제나 협동과 단결, 이타적 인간들의 희생을 통해서만 극복되어 왔다. 대구 시민들은 코로나로 어려운 식당의 식자재 사가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광주는 대구 환자들을 위해 병실을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시민들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내고 성금과 물품이 줄을 잇고 있다. 이런 것이다. 정치란 이런 시민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고, 고무 추동하는 것이며, 여기로부터 재난극복의 민주적 힘과 생활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이 더 중요한 자들은 절대로 이런 힘의 귀중함과 위대성을 알 수 없다. 입으로 코로나를 이야기하고 대구시민을 거론한다고 하여 가슴에 와 닿는 것이 아니다. 그런 자들에게는 그냥 표밭이고, 정치의 이용물일 뿐이다.

편지를 쓴 박근혜도 문제지만, 이걸 무슨 하늘에서 떨어진 신주단지 모시듯이 감흡해 하는 미래통합당은 더 답이 없다.
박근혜가 편지에서 ‘분열을 우려해 침묵을 택했던 시간’이 있었다는데, 미통당을 밀어줄지, 우리공화당을 밀어줄지 한참 고민했다는 고백이다. 이런 박근혜가 이제 ‘미통당을 중심으로 닥치고 통합하라’고 했으니, 인증을 받지 못해 안달하던 황교안이 한숨을 돌리는 판이 되었고, 우리공화당 등에 까불지 마라고 소리칠 수 있게된 것이니 감흡해할만 하다. 
그러나 국민들은 박근혜 편지 한 장으로 좌지우지되는 보수야당에 분노만 더할 뿐이다. 박근혜 편지는 국정농단 탄핵을 만들어낸 촛불혁명을 뒤집어엎으라는 선동문이다. 이제 보수야당은 박근혜탄핵 촛불혁명을 뒤집어엎는 정치쿠데타의 집행기구로 전락했다. 이럴 바에야 이름은 뭐하더 ‘미래통합당’이라고 지었는지 모르겠다. 그냥 ‘도로박근혜당’이라고 하지. 이제 국민들은 목적지 간판은 ‘미래’로 달고 실제로는 ‘과거’로 달리는 이상한 열차표를 사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선택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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