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는 직무유기 중"…탄핵 100일 차, 판결은 '미궁’
경찰, 합법 집회 차단…"극우 세력은 방치“
"3월 27일, 거리로 나서자"…시민·노동자·학생 총파업 선언

▲25일, 80여대의 트랙터를 끌고 온 전봉준 투쟁단을 남태령에서 막아선 경찰과 시민들이 대치하고 있다.
▲25일, 80여대의 트랙터를 끌고 온 전봉준 투쟁단을 남태령에서 막아선 경찰과 시민들이 대치하고 있다.

25일 오후 7시, 광화문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을 요구하는 17차 긴급집회가 열렸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 지연에 대한 분노가 시민·노동자·농민·학생 등 각계각층으로 확산되며, 3월 27일 예정된 전국적 총파업과 시민총궐기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헌재는 직무유기 중"…탄핵 100일 차, 판결은 '미궁’

집회 참가자들은 "헌재가 탄핵 선고를 미루며 내란 공범 한덕수의 탄핵까지 기각한 것은 직무유기"라고 질타했다.

박석운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헌법재판소는 상식과 법률을 저버렸다"며 "윤석열의 내란 행위를 방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 12월 3일 이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멈춘 채 100일 이상 지속되고 있음을 강조하며 "헌재의 즉각적인 판결만이 위기를 해결할 길"이라고 촉구했다.

경찰, 합법 집회 차단…"극우 세력은 방치“

이날 집회에서는 농민 80여 대의 트랙터가 남태령에서 서울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이 "교통 방해"를 이유로 봉쇄하며 대치했다.

박석운 의장은 "집회는 합법적으로 신고됐고, 오히려 경찰이 길을 막아 교통을 방해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더욱이 남태령 인근에서는 극우 세력이 농민과 시민을 향해 혐오 발언을 일삼았지만, 경찰은 이에 대한 제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5일 오후, 남태령에서 시민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25일 오후, 남태령에서 시민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3월 27일, 거리로 나서자"…시민·노동자·학생 총파업 선언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생 권나민 씨는 "우리의 일상이 헌재의 선고와 무관하다는 듯 학교에서 이어지고 있는 태연한 풍경을 의심한다. 학교가 아니라 광장에서 배움을 이어가자"며 3월 27일 학생 동맹휴강을 제안했다.

서울여대 허수경 씨는 "대한민국이 12월 3일부터 멈춰 있다"며 "윤석열이 탈옥한 채 돌아다니는 상황에서 안전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허 씨는 "민중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헌법재판소와 검찰에게 우리가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는 걸 보여주자. 내란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정직하게 싸워온 우리의 파업은 너무나 정당하다"며 "그 어떤 권력자도 단결한 시민 위에 있을 수 없다"고 독려했다.

노동계 역시 같은날 총파업을 예고해 둔 상태다.

허수경 씨는 "오는 27일, 직장인은 연차를 내고, 자영업자는 하루 문을 닫자"며 "단결한 시민의 힘으로 권력에 맞서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전 세계가 대한민국의 사태를 '쿠데타'로 바라보고 있다"며 "헌재가 상식에 기해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국회 앞 아스팔트의 겨울, 남태령의 농민들과 함께한 영하 18도 거리, 한남동의 눈쌓인 키세스를 기억하냐"며 "그 추운 겨울을 뒤로 하고 봄이 왔듯 절대 계절은 거꾸로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역사도 거꾸로 가지 않는다. 헌법 재판소가 헌법, 법률이 아니라 상식에 기해서 쿠데타를 쿠데타라고 전 세계에 선포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내란 수괴는 구속되고, 민주주의는 회복되어야“

집회 참가자들은 윤석열의 즉각적인 구속과 파면, 한덕수 등 내란 공범에 대한 책임 추궁을 요구하며 "민주주의를 훼손한 자들은 반드시 심판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는 평화적으로 진행됐으나, 경찰의 강경 대응과 극우 세력의 방해 공작이 지속되면서 갈등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여전히 탄핵 선고 일정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시민들은 3월 27일 총파업을 기점으로 거리에서의 투쟁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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