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예대금리차에 ‘꿀빠는’ 은행들
빚잔치 수혜자는 외국인투자자
외국인투자자 배당금 역대 최대...약 2조7천억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는 내리고 대출금리는 올리면서 은행 이익 핵심인 예대금리차가 두 달 연속 커졌다. 그러나 4대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의 외국인 지분율이 고점인 만큼 은행이 배를 불릴수록 외국인 주주만이 수혜를 입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난 9월 기준 국내 외국인 주식 보유 현황은 미국 297.6조원(외국인 전체의 39.8%), 유럽 232.1조원(31.1%), 아시아 109.2조원(14.6%) 순인 만큼 달러 자본의 수혜가 예상된다.
높은 예대금리차에 ‘꿀빠는’ 은행들
금감원에 따르면 9월 국내은행 예대금리차는 지난 8월부터 증가세로, 신규 취급 가계대출 기준 0.83%다.
그에 따라 지난 3분기 4대금융지주는 5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4대 주요은행이 돈잔치를 벌이게 되면서, 이들을 자회사로 둔 4대금융지주사 순이익 역시 따라 오르게 된 것이다.
3분기 4대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기준) 4조9128억원은 전년 동기(4조4223억원)에 비해 11% 높은 실적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올해 기준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역시 14조2654억원으로 전년보다 4.85% 증가했다.
이에 따라 4대금융은 주당 600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약속하는 등(하나) 일제히 주주환원과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약속하고 나섰다. 은행 배만 불린다는 비판을 의식하여 주주들에 대한 분기배당을 확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이다.
빚잔치 수혜자는 외국인투자자
그러나 4대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11월 5일 기준 KB(국민)금융그룹 78.06%, 하나금융지주 68.58%, 신한금융그룹 61.01%, 우리금융지주 44.98%로, 국내 주요금융사 대부분을 보유한 수준이다.
현재 은행의 순이익 증가는 가계대출 수요 폭증으로 이자수익이 확대된 영향인데, 서민들의 빚에 기반한 과실을 외국인투자자들이 독차지하는 셈이다.
지난 1-3분기 4대금융지주의 분기배당금은 2조6317억 원으로, 은행의 순이익 증가세와 분기배당 정책 강화로 말미암아 지난해 동 기간(2조1887억 원)보다 20.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투자자들 역시 올해 3분기까지 4대금융지주에서 분기배당금 1조7166억 원 가량을 수령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3751억 원)보다 24.8% 증가한 것으로 4대금융지주의 1-3분기 배당금의 65.2%에 이른다.
외국인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분기배당금 전체 증가폭보다 더 많이 늘어난 셈이다.
외국인투자자 배당금 역대 최대...약 2조7천억
예대금리차 확대와 가계대출 증가 덕택에 4분기 실적까지 호재를 누리는 추세인 만큼, 4대 금융지주는 사상 최대 순이익 경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4대 금융 배당총액 4조2천억 원 중 64%가량인 2조6880억 원이 외국인 주주에게 배당될 예정이다.
이는 외국인투자자의 전체 배당금으로서는 사상 최대치에 해당한다.
이에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강화 등으로 확대된 배당이 외국인투자자의 배만 불림으로써 국부 유출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의 은행주 보유 한도를 높임으로써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점차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