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과 진보집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혁명가’ 택배노동자 故 김태완 노동사회장
[1보] 추도식 : “뭉치면 주인되고, 흩어지면 노예된다”던 당신을 영원히 기억합니다
[2보] 영결식 : “5만 택배노동자 조직해 진보집권으로”
[3보] 하관식 : 마석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 잠들다

[3보] 하관식 

故 김태완 동지의 운구가 화장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故 김태완 동지의 운구가 화장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이 故 김태완 동지의 무덤에 취토 하고 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이 故 김태완 동지의 무덤에 취토 하고 있다.
故 김태완 동지의 무덤 앞에서 마지막 제를 올리고 있다.
故 김태완 동지의 무덤 앞에서 마지막 제를 올리고 있다.
故 김태완 동지의 유지를 구호로 외치고 있다. 노정현 진보당 부산시당위원장, 최나영 노원구 구의원의 모습이 보인다.
故 김태완 동지의 유지를 구호로 외치고 있다. 노정현 진보당 부산시당위원장, 최나영 노원구 구의원의 모습이 보인다.
故 김태완 동지의 무덤 앞에서 마트노동자들이 마지막 묵념을 하고 있다.
故 김태완 동지의 무덤 앞에서 마트노동자들이 마지막 묵념을 하고 있다.
故 김태완 동지의 무덤 위에 헌화했다.
故 김태완 동지의 무덤 위에 헌화했다.

‘노동해방과 진보집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혁명가’ 택배노동자 김태완 열사가 영면에 들었다.

마석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서 고 김태완 동지의 하관식이 엄숙히 거행되었다. 하관식에는 동료 택배노동자와 진보당 관계자, 그리고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참석했다.

하관식은 취토와 헌화 그리고 묵념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뭉치면 주인되고, 흩어지면 노예된다”는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택배노조를 강화하고, 택배노동자의 총단결을 이루고, 택배노동자가 앞장에서 진보집권을 실현하자’는 다짐을 굳혔다.

[2보] 영결식

19일 김태완 열사가 첫 택배노동자로 일한 CJ대한통운 용산터미널 앞에서 진행된 영결식
19일 김태완 열사가 첫 택배노동자로 일한 CJ대한통운 용산터미널 앞에서 진행된 영결식

김태완 열사가 첫 택배노동자로 일한 곳, CJ대한통운 용산터미널 앞에서 19일 오전 9시 영결식이 진행됐다.

고인은 바로 이곳에서 ‘택배노동자권리찾기’를 하다 해고됐다. 2016년 CJ대한통운은 대리점 강제 폐쇄까지 단행하며 택배노동자 김태완을 기어코 해고했다. 해고된 택배노동자 故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열사가 되어서야 이곳에 다시 돌아왔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추도사에서 “무법천지의 택배 현장에서 ‘노예’라고밖에 할 수 없는 택배 노동자를 우리 사회의 당당한 주인으로 만들어가는 고귀한 여정이었다”고 고인의 회상하곤, “이제 살아있는 우리가, 택배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과 이 땅의 자주‧민주·통일을 향한 여정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 시각 용산터미널에서 분류 작업을 하던 택배노동자들이 일을 멈추고, 분류대와 휴게실 창문 밖으로 추도식을 지켜봤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추도사에서 “김태완 동지는 30여 년간 한국사회 변혁을 위해 한시도 쉬지 않고 달려왔던 뜨거운 심장을 지닌 사람”이라고 회고하면서, 90년대 학생운동, 2000년대 진보정당 활동, 그리고 택배 노동자로서 노동운동까지 고인의 경력을 일일이 열거했다.

이어 “택배 현장이 바뀐 만큼 우리는 김태완 동지에게 빚을 졌다”며 “김태완 동지가 만들고자 했던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해, 내가 김태완이 되어 택배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투쟁의 깃발을 올리자”고 굳은 결심을 밝혔다.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예방을 위해 불철주야 헌신하셨던, 그러다가 끝내 자신이 과로사하신 김태완 동지”라며 안타깝게 고인의 이름을 불렀다.

이어 “사상 최초로 ‘택배없는 날’이 실현되던 날 김태완 동지의 기뻐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면서, “이제는 과로사 없는 새 세상, 진짜 사장 원청 택배사와 직접 교섭하는 새 세상, 그리고 존엄한 노동이 실현되는 새 세상을 남은 우리들이 기필코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김태완 동지가 쓰러지고 나서야 동지가 보였다”면서,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노동해방과 진보집권에 자신을 남김없이 바친 김태완 동지, 더 많은 김태완과 함께 그 꿈 꼭 이루겠다”라고 다짐했다.

영결식 마지막 순서로 이곳 용산터미널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 김명환 택배노동자가 추모시를 낭독했다.

세상은 내게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억장이 무너져도 사람들이 죽어나가도

그러다 배송에 치여 내가 죽더라도

못 본체 못 들은체 하라고 했다.

택배하려면 그런 것쯤은 견뎌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당신은 말했다.

자정너머 저 보광동 개들만 짖어대는 캄캄한 어느 마루 위에서

아직도 탑 안에 가득찬 택배상자를 보면서

누구하나 의지할 사람이 없었고

그냥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다진 그 결심

“바꾸고 싶다, 바꿔야 한다, 바꿀 수 있다”

나더러는 함께 바꾸자고 했다.

생의 마지막 8년을 당신은 외쳤다.

“오전하차 종료 약속을 이행하라”

“뭉치면 주인되고 흩어지면 노예된다”

“택배노동자 총단결류 노동3권 쟁취하자“

“진짜 사장이 나와라 cj는 교섭에 나서라“

“택배노조는 유니클로 배송을 거부한다“

“생활물류서비스법 제정하라”

“공짜노동 거부한다,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악덕재벌 쿠팡은 클랜징제도 폐기하라“

당신이 아직도 저 터미널 어디쯤에서

우리에게 외치고 있는 것만 같다

그렇게

있어도 있지 않음이여

있지 않아도 여기 있음이여,

이제 당신이라는 이정표를 잃은 우리는

당신이 없는 삶을 어떻게 견뎌야 할지

또 아득하구나. 원통하구나.

태완이형,

혼자 또 가시렵니까

여기 우리 동지들과

이제 함께 가십시다.

아직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택배노동자들을 조직하러

택배노동자들의 정치세력화를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결심의 길

우리가 끝까지 따르렵니다.

너무 미안했기에, 너무 고마웠기에

그리고 당신을 여전히 사랑하기에

 

[1보] 추도식

‘노동해방과 진보집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혁명가’ 택배노동자 고 김태완 열사 추도식이 18일 밤 한양대병원 동문회관에서 열렸다. 전국에서 모인 택배노동자와 고인의 홍익대학교 동문, 진보당 및 시민사회단체 회원들로 300석이 가득찼다.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은 “택배노조 딱 1명밖에 없는 해고자, 김태완”을 애타게 불렀다.

택배노동자 고 김태완 수석부위원장은 택배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 과정에 해고됐고, 끝까지 복직하지 못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택배노조는 고 김태완 동지의 정성과 헌신으로 성장했다”라며, “CJ대한통운 노동자들을 묶어 세우는 것에서부터, 우체국, 한진, 롯데, 로젠 그리고 최근 조직된 쿠팡까지 고 김태완 동지를 빼고는 이야기 할 수 없다”라며 고인을 그렸다.

호우경보를 뚫고 모인 전국의 택배 노동자들은 강 위원장의 추도사에 눈물을 삼켰다.

택배노동자 출신 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김태완 동지를 잘 알진 못하지만, 여기 모인 사람들을 보니 동지의 삶이 보인다”라며, “뜨거운 청춘도 지나가고 한생을 같이 가자던 동지들도 하나둘 떠나갔지만 역사와 시대의 격랑 속에서 스스로 다짐하고 동지들과 약속했던 참된 운동의 길 떠나지 않았겠구나”라고 고인의 지난 삶을 더듬었다.

홍익민주동문회 정인 회장은 “1년 후배이지만 무언가 깨달음을 주는 만만치 않은 후배였다”라고 고인을 회고하면서, “그대가 자랑스럽단 말도 충분히 전해주지 못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태완아, 너는 불씨다. 겁 없는 불씨다. 감히 엄두도 못 낼 만큼 큰일을 기꺼이 저지르고야 마는 그런 불씨다. 절대로 꺼지지 않고, 언제든 다시 활활 타오르게 만들어 줄 그런 불씨다.”라고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숨기지 못했다.

그림은 고인의 홍익대 동문 전진경 님이 그렸다.
그림은 고인의 홍익대 동문 전진경 님이 그렸다.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은 “‘다정한 말 한마디 더 건넬 것을...’ 후회와 자책이 밀려온다”라며, “왜 그렇게 궂은 일, 험한 자리가 늘 동지의 자리였는지”라며 마음 아프게 회고했다.

이어 “30년, 우여곡절 속에서도 원칙을 지켜 싸운 동지가 있었기에 오늘이 있다”라며, “동지가 가르쳐준 대로 원칙을 지켜 싸우고, 노동해방, 진보집권, 자주통일의 꿈, 멈추지 않겠다”라고 마음을 다졌다.

택배노동자로 오는 총선에 후보로 출마하는 박대희 택배노조 서울 부지부장은 “태완이 형과 마지막 나눈 대화가 ‘택배 후보로 출마를 결심해 준 대희가 고맙다’ 였다”면서, “노동해방과 진보 집권을 위해 싸운 삶이 옳았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증명해 드리겠다”라며 고인의 유지를 받들었다.

추도식 마지막 순서로 고인의 어머니가 무대에 올랐다.

고인이 수배와 구속 당한 시절이 떠오른 어머니는 “편안한 삶을 뒤로하고 가시밭길을 걸을 때 가슴 아프게 마음조이면서 지켜 보고 있었다”라며 “언젠가 행복한 삶을 살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가버리다니, 억장이 무너진다”라고 억누를 길 없는 슬픔을 전했다. 참석자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이어 어머니는 “하지만, 이 자리에 온 여러분을 보니 위안이 된다”라며, “내 주권 내가 찾아야 한다던 태완이 뜻 이루고, 여러분이 꼭 집권하길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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