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국·망국·굴종…” 한미회담 논하기엔 역부족인 단어들
각계 단체, “매국회담·망국외교·굴종회담·반평화회담” 규탄

“오로지 미국을 위해 권력을 휘두르는 자, 미국에 의지해 정권을 유지하려는 자, 이를 위해 100여 년의 역사를 버린 자. 우리는 이를 ‘매국노’라 부른다.”

‘또 어떤 굴종외교를 하고 올까’라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워싱턴선언’ 발표 등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시민사회의 분노가 쏟아진다.

“매국 대통령”, “대미편향 망국외교”, “진영대결 부추긴 굴종회담”, “신냉전 강화하는 반평화 회담” 등 규탄의 목소리가 높다.

윤석열 대통령 출국 전,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대만 문제는 국제문제’, ‘힘에 의한 현상 변경 반대’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러시아와 중국을 적국으로 돌렸다.

미국의 불법 도청과 관련해 “안 된다고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발언에 이어, 일본과의 역사문제를 두고는 “100년 전 일로 일본에 무조건 무릎 꿇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발언으로 국민의 공분을 샀다.

한미정상회담 결과는 ‘또 한 번의 외교참사’에 대한 국민의 우려는 빗나가지 않았다.

각계 단체들은 워싱턴선언이 공개된 즉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워싱턴선언’은 대북 확장억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정상 차원의 첫 공동합의문이라 할 수 있다. 공동성명과 별도로 확장억제에 관한 문건을 채택한 건 처음이다.

선언에는, 확장억제 관련 새로운 한미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SG)을 설립과 전략핵잠수함 등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인 한반도 전개 확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전국민중행동은 “대북 핵압박과 군사위협을 강화하겠다는 노골적인 선언”이라고 규탄했다.

민중행동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미·일·한 3국 협력을 강조하며 “북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 대잠수함전 및 해상미사일 방어훈련 정례화”를 재확인한 것을 두고 “미·일·한 대 북·중·러 진영대결을 가속화시키고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모든 결정권은 미국이… 한·미 전력 일체화”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핵협의그룹의 실효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룹 설립으로 인해 “한국이 미국의 핵정책에 깊숙이 연루되었다”면서 “(그러나) 그룹을 설립한다고 해도 핵무기 사용 결정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결정권은 미국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미양국이 미 전략사령부와 수행하는 새로운 도상훈련을 합의한 것에 대해선 “핵전략자산을 총괄하는 기구인 미 전략사령부와의 훈련은 한국의 전력이 미국의 핵 전쟁계획 아래 편제되고, 사실상 미국의 전력으로 일체화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워싱턴선언이 발표된 4월 27일(한국시간)은 남북의 판문점선언 발표 5주년이 되는 날이다. 6.15남측위는 “역사적인 남북, 북미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대화와 협상이 중단된 원인은 미국에 있”으며, “하노이 노딜 이후 협상은 좌절됐고 위기는 날로 고조되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한미양국은 성명에서 ‘북한과의 외교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했지만, 강도 높은 핵전쟁 훈련과 무기 전개를 약속했을 뿐 대화를 위한 그 어떤 방안도 논의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동맹국 갈취… 동맹만 위하는 ‘매국노’ 윤정권”

진보당도 한미정상회담을 ‘신냉전을 강화하는 반평화’ 회담이라고 규정했다.

진보당은 한미 정상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확인한 것에 대해 “반중국 노선을 확고히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등 반러시아 태도까지 분명해졌다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따라 한국이 반중·반러 대결에 앞장서게 돼, 향후 중국과 러시아의 보복으로 한국은 경제와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도래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민주노총도 한반도 평화와 한국경제에 대한 ‘위협’이라는 것에 동의했다. “동맹의 이익을 위해 한반도를 신냉전의 전쟁터로 무상 제공하는 등 미국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고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반도체법 등 그 어느 것 하나 성과를 가져온 게 없다”면서 “지난 한일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한미정상회담도 완벽한 미국의 승리”라고 윤 정부의 연속적인 굴욕외교를 규탄했다.

성과없는 IRA·반도체법에 대해 민중행동은 “미국이 동맹국을 이용하고, 갈취한 것”이라고 일침했다.

“미국의 도청과 관련해서 항의 한번 못하고, 전쟁의 먹구름을 몰고 오는 윤석열 대통령은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 “오로지 미국을 위해 권력을 휘두르는 ‘매국노’ 정권” 등.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논하는 문장들이다. 민중들의 분노는 이 문장들로도 모자라는 듯 하다.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