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회의 Vs 브릭스 정상회의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과 브릭스 정상회에서(왼쪽),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유럽순방과 G7 정상회의에서(오른쪽) 서로에 대한 날 선 공방이 오갔다.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과 브릭스 정상회에서(왼쪽),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유럽순방과 G7 정상회의에서(오른쪽) 서로에 대한 날 선 공방이 오갔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일극 세계질서’(unipolar world) 시대는 끝났다. 그것을 유지하고 보존하려는 온갖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미 끝났다. 현재 세계가 겪고 있는 변화는 근본적이며, 급진적이고 불가역적인 변화다. 영원한 것은 없다.”라며 미국 패권의 종말을 예견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서방의 각종 금융 제재로 러시아가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100여 년만에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처했다”라며 ‘러시아 고립’이 실효를 거둔 것처럼 선전했다. 이어 G7 정상회의에서 원유 가스에 더해 러시아산 금 수입을 금지하는 추가 제재를 가했다. 미 재무부는 또 러시아 기관 45곳과 개인 25명, 그리고 방위산업 관련 기관 70곳과 개인 29명에 제재를 부과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사태가 5개월째 접어들면서 러시아 고립을 시도하는 미국과 미국 유일 패권을 무너트리려는 러시아 사이의 대립이 격화한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의 조치는 실효성을 잃고, 러시아는 승기를 잡는 형국이다.

‘미국 패권 종말’ Vs ‘러시아 고립’

미국이 가한 대러시아 경제제재로 인해 오히려 서방이 물가 폭등, 인플레이션 가속화, 식량 및 연료 부족, 국제 유가 및 가스 가격 급등, 글로벌 공급망의 훼손 등 역풍을 맞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 사태 직후 달러당 146루블까지 폭락했던 러시아 루블화는 최근 달러당 52.3루블을 기록하면서 급반등했다. 유로화, 엔화, 원화 모두가 달러 대비 약세라는 것을 염두에 두면, 루블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인 것은 놀라운 반전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러시아는 올해 경상수지 1,45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석유와 가스 가격 폭등에 따른 막대한 추가 수익을 챙겼다.

특히 중·러 가스공급 협정 체결로 올해 67%로 증가한 러시아의 대중국 수출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며, 인도의 러시아 석유 수입도 2월보다 25배 증가했다.

‘채무불이행’도 미국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에만 (달러 결제 불가를 이유로) 불이행했고, 나머지 우방국엔 대부분 채무를 이행했기 때문에 러시아로선 손해날 것이 없다.

G7 동맹 이완 Vs 브릭스 동맹 강화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전범 3국(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이 속한 G7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러시아 추가 제재 등 러‧중에 맞선 G7 동맹 강화와 단합을 강조했다.

그러나 대러시아 제재로 인한 유럽연합(EU)의 올해 손실은 4,000억 달러에 달하고, 10개국에 가스 비상 조기경보를 발령했으며, 독일의 가스값은 3배로 뛰었다.

또한 물가 폭등에 항의해 나토 대표부가 있는 브뤼셀에 8만 명 규모의 시위대가 몰려 “No NATO!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 임금 인상!” 등을 촉구했다.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유럽 국가 집권당도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프랑스 총선에선 마크롱 대통령의 소속 정당 르네상스가 과반 확보에 실패했고, 영국 존슨 총리가 속한 보수당은 보궐선거에서 참패를 면치 못했다. 또한 이탈리아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 70%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서구는 러시아 고립에 실패했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는 서구를 따르지 않는다. 이제 서구의 세계도 아니고, 세계가 서구도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반면 러시아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상호 무역에 자국 화폐 사용, ▲달러 대체 새 국제기축통화 개발, ▲새 국제금융통신시스템(SPFS) 개발, ▲신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 창설 등을 합의하며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브릭스 5개국(러시아,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공)은 세계 인구의 41%, 총생산의 33%, 무역의 18%를 차지한다. 이번 회의에는 아르헨티나, 이집트, 인도네시아, 이란 등 13개국이 추가로 참가했다.

한편 북 외무성은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대포밥으로 내몰아 러시아의 힘을 소모 약화시키려는 미국의 ‘구상’이 총파산에 직면했다”라며,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황급한 도주, 우크라이나 땅에 벌려놓은 대리전쟁의 실패, 이 모든 것은 미국이 강권으로 세계를 좌지우지하던 시대의 종말을 실증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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