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외교안보포럼 창립세미나 기조연설에서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7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창립세미나에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7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창립세미나에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최근 오랜 침묵을 지키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돌연 나타나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글로벌외교안보포럼’ (7/8) 기조연설을 통해 문재인 정권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라는 감투를 의식해선지 그동안 문 정권에 대해 직접적 비판을 자제해왔던 터다.

그런데 문 대통령 집권 4년차에 작심한 듯, 문 정권의 대북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숨겼던 자신의 색채를 들어냈다. 정권도 세상도 바뀌었으니 그의 생각도 좀 달라졌기를 기대했으나 하나도 변한 게 없다. 역점을 두고 비판한 내용을 간추리면; 1) 문 정권은 일방적으로 북을 옹호하고 북에 끌려다닌다,  2) 민족을 중시하는 우리민족까리 정신에 입각한 대북정책은 국제사회로 부터 소외될 뿐 아니라 민족문제 해결을 어렵게 한다, 3) 여권 일각 제기의 종전선언, 미군철수 주장을 개탄한다, 4) 역대 진보정권이 북핵 야망 저지에 실패해서 전임 정권과 다를 게 없다는 것 등이다.

반 총장이 가장 중점을 두고 비판한 부분은 문 정권이 북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지 못하고 나약함을 보이는 저자세라는 것이다. 북을 한겨레, 한핏줄, 동족이라는 관념을 가지고 비질 말고 남의 나라, 즉 타국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걸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우리민족끼리’라는 말에 질겁하는 것 같다. ‘종전선언’이 된다해도 북측이 쉽게 판을 뒤집기 때문에 북과 대화는 무용지물이라고 말한다. 특별히, 그는 한미합동훈련 중단과 주한미군 감축 거론을 매우 개탄스럽다고 맹비난한다.

북한은 대화의 상대가 아니라 대결 적대관계를 유지 고수해야 할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반 총장은 직설적으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북한은 ‘악의 응고체’라 그여코 무찔러야 될 대상이라는 신념의 소유자라고 봐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 그가 지나치게  친미, 친일 일변도라는 게 그의 말과 행동에서 물신 풍긴다. 눈을 닦고 봐도 민족, 자주, 독립, 존엄 긍지라는 걸 찾아볼 수 없다. 일제 때, 민족개량주의파를 연상케 한다. 지금 온 세계가 코로나와 경제파탄으로  2중고의 고통으로 신음소리가 천지를 진동하는 바로 이 시점에 천문학적 돈을 써가며 바이러스 전파의 위험을 안고 굳이 한미합동훈련을 해야 된다는 반 총장의 발상은 정상으로 보이질 않은다.  더구나 세계 평화를 사명으로 하는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하고서도…

북핵 야망 저지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진보정권과 역대 보수우익 정권이  다를 게 없다는 주장은 촛불시민에 대한 도전이고 모욕으로 비춰진다. 또한, <6.15, 10.4, 4.27, 9.19 남북공동선언>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작태라고 보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는 북핵 뿐 아니라 우리민족 문제를 미일의 입장에 서서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게 사명인 것만 같다. 북핵은 미국의 적대정책 산물이다. 동시에 북한에겐 생존수단인 것이다. 그런데 이놈의 적대정책에 올라타고 앉아 적극 부역한 건 이명박근혜 적폐세력이다. 그래서 한국은 북핵 책임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예나 지금이나 북측은 한결같이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이 폐기되는 동시에 북핵 폐기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반 총장은 왜 주한미군 철수를 결사 반대할까? 과거엔 남침야욕 때문이고 지금은 북핵 때문이라고 변명하겠지. 그의 광신적 대북증오는 유엔에서도 대북제재 수위를 높이는 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 동시에 오바마의 대북 접촉 전면 차단에도 일정한 기여를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지금 미국에선 미군 일부 철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돈다. 하기야 떠나라고 해서 떠날 리야 없겠지만, 미군주둔비 5배 인상을 노린 철수 소동이라는 걸 반 총장이 모를 리 없다. 지금 내는 10억 달러에서 5배 인상50억 달러를 내라고 욱박지른다. 좀 심하게 말하면, 이건 노상강도가 하는 짓이다. 미군 일부가 철수해도 더는 못내겠다는 뱃장이라도 내밀줄 알아야 반 총장이 민족의 한 성원이고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게 아니겠나 말이다. 각종 여론조사는 국민의 70% 이상이 방위비 인상을 반대한다는 걸 반 총장은 알기나 할까.

미군을 끼고 ‘한미동맹’에 목을 매는 반 총장의 추태는 제나라 제민족을 머저리로 취급하고 외세에 의존해서라야 나라를 지킬 수 있다고 믿으라는 것이다. 아니, 남한은 미무기 수입국 1위, 세계 군사비 지출 10위, 경제대국 10위, 국방비는 북한 보다 30~40 배나 많다. 이러고도 ‘국군통수권’ 마저 미국손에 쥐어주고 제나라를 방어할 수 없다며 미군의 바지가랭이를 붙잡고 “님이여, 제발  떠나진 마옵소서”라고 애걸복걸 하는 꼬라지를 보라! 쓸개를 달고서야 어찌 통탄하지 않고 배길 수 있겠나…

70년 넘는 ‘분단’과 ‘휴전’을 끝내지 않은 건 우리의 뜻을 역행하는 것이다. 남북 교류협력을 한사코 훼방 저지하는 게 미국이다. 미국을 성토하고 우리 스스로 자주성을 발휘해 평화 번영을 누리자고 해야 정상이건만, 반 총장은 북한에 모든 책임이 있는 것으로 몬다.  그가 외교장관 당시 라이스 국무가 부시는 ‘종전선언’에 매우 관심이 있다는 정보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은 게 후일 폭로된 바 있다. 반 총장은 박근혜를 업고 대권 꿈을 꿨다. 그러나 현명한 국민은 그를 버렸다. 위대한 국민이다. 그의 꿈이 실현됐다면이라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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