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강도 압박, 베네수엘라 전면 대응에 멈칫하나?…물밑 대화 가동
카리브해 압박 수위 최고조… 미국, 항공모함까지 총동원 베네수엘라, ‘군 20만 동원–방공망 강화–CBBI’ 전면 대응 체제로 돌입 전면 충돌과 물밑 접촉의 공존...만만찮은 베네수엘라 군사·정치적 역량
미국이 카리브해에 항공모함 전단까지 투입하며 베네수엘라를 정면으로 압박하자, 마두로 정부는 20만 병력 동원과 방공망 강화, 내부 조직 재편 등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고조된 긴장 속에서도 양국 간 비공식 대화 채널이 가동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며, 군사적 대치와 외교적 탐색이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이다.
카리브해 압박 수위 최고조…미국, 항공모함까지 총동원
최근 미 해군은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 전단을 푸에르토리코 남쪽 해역까지 전개했다. 이지스 구축함과 지원함으로 구성된 항모전단이 카리브해에 진입한 것은 ‘파나마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전력집결’이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미군 병력은 10월 말 약 1만 명 수준에서 포드 전단 합류 이후 1만5천 명 안팎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이번 작전을 ‘마약조직 단속’이라는 억지스러운 명분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 전복을 위한 군사·정치적 압박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항모배치와 별개로 미국 구축함 USS 그래블리가 최근 트리니다드토바고 항구에 입항한 데 이어, 주변 해역에서는 마약조직 선박을 겨냥한 공습이 연달아 실시되고 있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베네수엘라, ‘군 20만 동원–방공망 강화–CBBI’ 전면 대응 체제로 돌입
이에 대해 베네수엘라 정부는 전국 단위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단행했다. 베네수엘라 국방부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베네수엘라는 최근 약 20만 명 규모의 병력을 동원해 육·해·공군과 민병대를 아우르는 ‘전면 방위훈련’을 실시했다. 군 내부 문서에서는 정규전 이외의 도시·내륙에서의 게릴라식 저항전까지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공망 강화도 병행되고 있다. 러시아에서 제공한 판치르-S1, 부크-M2E 등 기동형 방공체계가 배치됐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정밀 타격 전력에 대비해 중·단거리 방공지대를 촘촘히 구성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베네수엘라는 이와 별도로 러시아·중국·이란에 레이더, 드론, 미사일 등 방어자산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국민적 통합과 지역 기반 강화를 위한 조직화도 진행 중이다. 베네수엘라 통신(AVN)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볼리바르 종합기반위원회(CBBI)’의 전국적 출범을 공식화했다. 이 조직은 지역 사회 기반을 정치·행정·안전망 차원에서 통합하고 외국의 위협에 대응해 각 지역을 방어·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CBBI는 지역, 마을, 거리단위로 235,000개의 지역조직을 설립했다.
이러한 군사·정치적 대응과 더불어, 러시아·중국·이란 등은 미국의 군사적 압박을 ‘주권 침해’로 규정하며 베네수엘라에 대한 지지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 외교부는 미국의 ‘과도한 군사력 사용’을 강하게 비판했고, 중국은 중–베네수엘라 관계가 제3국의 영향에서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역시 미국의 압박을 베네수엘라의 영토 보전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며 연대 의사를 표명하는 등 비서방권의 외교적 결집이 이뤄지는 양상이다.
이처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물밑에서 비공식 대화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는 보도도 주목된다. CNN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지상군 투입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외교적 해결의 문도 열려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양국 간 비공식 접촉선이 유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면 충돌과 물밑 접촉의 공존...만만찮은 베네수엘라 군사·정치적 역량
미국은 9월 이후 베네수엘라 주변 해역과 인근 기지에 병력을 점진적으로 증강 배치하며 압박 수위를 꾸준히 높여왔다. 초기에는 반마약 작전 중심의 제한적 활동이었으나, 10월 말부터 항공모함 전단·특수전 자산을 순차적으로 투입하며 사실상 최대 군사적 압박 단계로 전환했다. 이는 군사력 과시만이 아니라 베네수엘라 정권에 대한 정치적·심리적 압박을 동시에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차도에게 수여된 노벨평화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국제적 주목도를 높인 것 역시, 베네수엘라 내부에서 반체제 여론과 정치적 흐름을 촉발시키려는 정치적 성격이 짙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CIA의 베네수엘라 내 작전을 승인했다는 보도는 미국이 군사·정보·여론전을 결합한 정권 전복 작전을 실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베네수엘라 내부의 균열과 반정부 흐름 등 CIA 작전은 가시적 형태로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미국 역시 즉각적인 군사 행동에도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베네수엘라는 대규모 병력 동원, 방공망 확충, 지역조직 CBBI 설립 등 군사적·정치적 대비를 동시에 강화하며 미국의 압박에 정면 대응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기대한 내부 균열이나 단기간의 체제 변화가 쉽게 실현되기 어려움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국 현재의 국면은 미국의 군사·정치적 압박과 베네수엘라의 전면적 대응이 맞물리며 전면 충돌의 긴장과 물밑 접촉이 공존하는 이중 구조로 요약된다. 이는 베네수엘라가 고강도 압박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군사·정치적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