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노동자를 중심으로 한국 경제를 다시 묻다

‘노동자를 위한 한국 경제론’ - 나원준 교수, 진보정책연구원

2025-11-19     한경준 기자
나원준 <노동자를 위한 한국 경제론>, 진보정책연구원. 2025

민중을 중심에 놓고 재구성한 한국 경제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은 대체로 성장률, 수출 규모, 외환위기 극복 과정처럼 성공의 서사에 머무른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익숙한 틀을 정면으로 벗어난다. 한국 경제의 근저에서 실제로 작동해 온 힘이 무엇이었는지, 그 과정에서 노동자와 민중은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를 중심에 놓고 다시 읽어내려고 시도했다. 이러한 접근은 주류 경제학에서 멸종하다시피 한 문제의식이며, 바로 그 지점이 이 책의 출발점이자 의의다.

독자가 한국 경제의 구조를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자의 목표다. 그래서 흔히 경제학 서적에서 등장하는 현학적 표현, 수식, 과도한 학술 용어를 자제하려 했다. 저자는 한국 경제의 흐름을 노동자 중심으로 배치하며, 독자가 경제 구조의 움직임을 따라갈 수 있도록 서술의 호흡을 정리했다. 그러면서도 충실하게 이론과 통계를 바탕으로 내용을 전개한다.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는 추천사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진보적 성향의 경제학자를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보수적 색채가 강하다”고 말하며, 이 책을 “따뜻한 가슴 못지않게 차가운 머리도 돋보이게 하는 좋은 책”이라고 평가했다. 류동민 충남대 교수는 “분단 체제에 대한 고려의 끈을 놓지 않은 채 한국 경제의 문제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매우 소중하다”고 평가했다.

깊이가 남다른 ‘생각해 볼 문제’

각 장 끝에 제시된 ‘생각해 볼 문제’는 한국 경제를 민중적 관점에서 다시 질문하게 만든다. 질문의 내용이 매우 깊어 골똘히 따져 묻고, 토론할 때 더욱 빛이 난다. 함께 읽으며 논의할 때 깊이 있는 학습이 가능한 책이다.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고민하고 토론하다 보면 독자는 자연스럽게 한국 경제의 역사와 구조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하게 된다.

성장과 성공의 서사를 넘어선 문제의식

저자는 한국 경제의 화려한 성장과 위기 극복의 신화는 기업가나 권력자의 서사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며, 실제로 경제를 지탱해 온 것은 노동자·민중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이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이며, 한국 경제를 민중을 중심에 놓고 분석하는 근간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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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은 독자에게

한국 경제를 노동자·민중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일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은 필독 도서다. 무겁지 않은 설명과 뚜렷한 문제의식, 함께 읽어 토론하기 좋은 구성은 입문자에게도 경제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동시에 한국 경제의 구조를 심층적으로 탐구하려는 독자에게도 충분한 깊이를 제공한다.

특히 주류 경제학이 제시하지 못한 질문에 대답하고 싶은 독자라면, 이만한 책은 찾기 힘들다. 혼자 읽는 것보다 몇 명이서 깊이 있게 학습하고 토론하기에 더욱 적합한 책이라는 점도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