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BM 잠수함까지…사일런트 샤크, 한국군의 미국 전략 동원 본격화

2025-11-19     한경준 기자
해군 도산안창호급 잠수함 안무함(SS-Ⅲ, 3,000톤급)이 2025 사일런트 샤크 훈련 참가를 위해 지난 11월 4일 진해군항을 출항하고 있다. ⓒ대한민국 해군

해군이 18일부터 한 달간 미국 괌 근해에서 열리는 한미 연합대잠전 훈련인 사일런트 샤크 훈련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한국 해군의 도산안창호급 잠수함 안무함과 P-3 해상초계기가 투입된다. 미국 해군은 핵추진 공격잠수함과 P-8A 포세이돈 초계기가 참여한다. 이 훈련을 통해 한국 해군 전력 역시 미국의 군사 전략에 깊숙이 편입되는 흐름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일런트 샤크는 2007년부터 격년제로 실시돼 온 한미 연합 대잠전 훈련이다. 훈련이 진행되는 괌은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부의 핵심 전진기지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대만해협까지 아우르는 광범위한 작전반경을 전제로 한 훈련이 이뤄지는 곳이다. 그런 장소에서 한국 잠수함이 한 달 일정으로 미국 공격잠수함과 함께 대잠전을 반복 훈련한다는 것은, 한국 해군에 한반도를 벗어난 임무가 주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략급 잠수함까지 투입… 한국 전력의 역할 변화 신호

해군이 이번 훈련에 내보낸 안무함은 장보고-III 배치 I급 잠수함으로, SLBM을 운용할 수 있는 수직발사관을 갖췄다. 이런 급의 자산을 괌까지 보내 연합 대잠전 훈련을 수행한다는 것은 단순한 전략자산의 원해 작전 운용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부의 공식입장은 “북 SLBM 위협에 대응한 대잠전 능력 강화”이지만, 훈련 장소부터 중국 잠수함을 대상으로 한 서태평양이다. 결국 한국 전략잠수함이 미국의 대중국 전략 전력에 자연스럽게 포함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상호운용성’ 명분 뒤에 가려진 지휘·통제 문제

훈련의 목적이라는 ‘상호운용성’은 사실 미국 중심의 지휘·통제 체계에 한국 전력을 어떻게 맞춰 넣을지를 의미한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대잠전 훈련의 핵심인 정보 공유·추적 절차·전술데이터 운용이 미국 잠수함전단 체계에 맞춰져 있다 보니, 사일런트 샤크는 한국 잠수함이 그 작전구조에 편입되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유사시 한국 전략자산이 미군의 작전 계획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여기서 나온다.

사일런트 샤크, 한국 해군의 진출 연습

괌이라는 장소, 한 달이라는 일정, 전략잠수함의 투입 등에서 사일런트 샤크는 한국이 미국 군사 전략에 본격적으로 동원하기 위한 훈련이라는 점이 명확하다. 이런 흐름은 이후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운용, 연료 문제로 더욱 도드라질 것으로 보인다. 왜 한국이 미국의 군사 전략에 동참해 전쟁의 위험을 감당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없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