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옹립' 피터지는 국민의힘, 후보 갈아치우기 막장극

“후보가 있는데 또 투표를?”…논리 붕괴된 전당원 투표 친윤 주도 당권 사유화…윤석열 재신임을 위한 ‘허수아비 경선’ ‘단일화 강요’가 아니라 ‘후보 강탈’이다 ‘계엄 내각의 잔재들’이 벌이는 집안 싸움

2025-05-07     정강산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5.05. myjs@newsis.com

6.3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또다시 진흙탕 권력 다툼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김문수 후보는 당내 경선을 3차례나 통과하며 국민의힘 당원들의 손으로 선출된 유일한 대선후보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그 결과를 무시하고, 무소속 한덕수 후보를 사실상 새로운 후보로 ‘내정’하며 ‘단일화’라는 이름의 퇴출 공작에 돌입했다.

지금 국민의힘에서 벌어지는 일은 정당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당원 투표를 조롱하는 정치극이다.

“후보가 있는데 또 투표를?”…논리 붕괴된 전당원 투표

국민의힘은 지난 3차례 경선을 통해 김문수 후보를 선출했다.

김 후보는 그 과정에서만 기탁금 3억 원과 홍보비 등 포함 최소 4-5억 원의 사비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

김 후보 총자산 11억의 절반 가까이를 바친 셈이다.

그 결과 당원들은 '자기 손으로 만든 후보'를 가지게 됐지만, 당 지도부는 이제 와서 다시 전당원 투표로 '단일화'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나섰다.

단일화 대상은 당원이 아닌 ‘무소속’으로, 당비조차 한 푼 안 낸, 경선도 치르지 않은 한덕수다.

이에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논리적으로도, 정당 윤리적으로도 도무지 말이 안 되는 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친윤 주도 당권 사유화…윤석열 재신임을 위한 ‘허수아비 경선’

이 사태의 본질은 더 깊다.

국민의힘 당 지도부가 '한덕수 카드'를 내란 정권 연장 수단으로 활용하는 국면이기 때문이다.

이에 7일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는 “한덕수는 윤석열의 꼭두각시”라며 “파면당한 윤석열이 국민의힘과 전체 대선판을 쥐락펴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2.3 내란 가담자 한덕수를 대선후보로 추대하려는 당 지도부의 행태는 이들이 관심을 두는 것이 선거가 아닌 ‘내란 복원 프로젝트’이며, 정당이라는 외피 아래에서 충성경쟁과 사조직 정치가 횡행하는 상태임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를 더욱 노골적으로 폭로했다.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한 홍 전 시장은 “용산과 당 지도부가 느닷없이 한덕수를 띄웠고, 김문수는 만만하니 김문수를 밀어 한덕수의 장애가 되는 홍준표는 떨어트리자는 공작을 꾸미고 있었다”며, 국민의힘 내부가 사실상 '윤심'과 '간판만 당원'의 각본대로 움직이는 이익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단일화 강요’가 아니라 ‘후보 강탈’이다

김문수 후보가 당내 친윤 세력의 압박에 저항하며 단일화 시기에 대한 주도권을 쥐려하자 급기야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5일 심야에 단일화를 위한 전국위원회를 소집하고, “단일화 안 하면 지도부가 총사퇴하겠다”며 노골적인 협박 정치로 치달았다.

이는 단일화가 아니라 ‘후보 탈취 시도’이며, 투표·합의·권한 분산이라는 정당정치의 기본원칙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내전 수준의 사태다.

국민의힘이 불법계엄으로 민주주의 원칙을 짓밟은 데서 아직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계엄 내각의 잔재들’이 벌이는 집안 싸움

이에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는 "내란우두머리 지휘를 받은 모든 자들이 내란공범"이라며 "이들이 대선판을 쥐락펴락하고 있다면 12.3 내란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이라 지적했다.

김재연 후보는 "하루빨리 윤석열을 재구속시켜야한다"며 "당장 구속이 여의치 않을 경우라도 법원은 윤석열이 공범들과 어떠한 접촉도 할 수 없도록 법적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석열의 그림자가 벌이는 내란에 맞서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정당’이라 부르기 어려워

정당이란 회원의 정치적 의사를 대표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후보를 선출하며,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조직이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이 세 가지 기준을 모두 위반하고 있다.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로 진행된 경선은 들러리였고, 후보는 장식이었으며, 지도부는 그 결과를 전복시키려 한다.

이에 국민의힘이 정당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채 내란 잔당의 정치적 잔존물로 전락했다는 시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