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내란사태'가 한국 경제에 미친 영향
1411원에서 1432원으로... 계엄 후 9일 내내 환율 폭등 외투자·개미, 계엄에 2조4400억 매도 코스피·코스닥도 최저치 국제적 ‘핫바지’된 한국 여행경보 발령에 이어 외교도 ‘코리아 패싱’
‘12.3 윤석열 내란 사태’로 인해 한국 경제 전반에서 악신호가 터져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근래 최고점으로 치솟은 가운데, 주요국 통화 중 원화 가치는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1411원에서 1432원으로...
계엄 후 9일 내내 환율 폭등
지난주 3일 1411.67원 수준에 머물던 환율은 폭등을 거듭해 12일 1432.07원에서 거래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불과 9일 만에 약 21원 증가한 셈이다.
비상계엄 직후부터 급등해온 환율은 12월 9일 1438.3원까지 올라 1439.7원을 기록한 2022년 10월 24일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미국 경제지 포브스조차 “이기적인 계엄선포의 대가는 5100만 한국인이 오랜 기간 할부로 갚게 될 것”이라 경고할 정도다.
외투자·개미, 계엄에 2조4400억 매도
코스피·코스닥도 최저치
주식시장도 악화일로다.
지난 3일 2394조원에 달하던 상장주식 시가총액은 계엄 직후 불과 5일만에 145조원이 증발해 9일 2249조원 대로 추락했다. 이후 시총은 상승세지만 12일 2,376조원 수준에 그쳐 계엄 당일과 비교해 여전이 18조원 가량이 빠져나간 상태다.
이는 외국인투자자들과 더불어 개미투자자들까지 앞다퉈 국내 주식을 매도한 결과다.
개인들은 6일 단 하루에만 코스피·코스닥 주식을 7500억원 가량 매도한 데 이어 9일에는 1조1900억원이 넘는 규모로 매도에 나섰다.
그리하여 계엄 다음날인 4일부터 10일까지 5거래일 만에 개인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가 매도한 물량은 각각 1조 3909억, 1조 549억에 달한다.
12월 7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탄핵소추안’을 보이콧 하자 2차 계엄과 내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에 찬물이 끼얹어진 것이다.
그로써 코스피는 13개월 만에, 코스닥은 5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게 됐다.
이마저도 국민연금 등의 연기금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하락폭을 상쇄한 결과다. 연기금은 지난 2-3일까지만 해도 증권시장에서 순매도 기조를 유지했으나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4일부터 순매수로 돌아섰다.
4일부터 10일까지 연기금은 5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며 총 8618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그러나 윤석열의 내란 여파로 시장이 경직된 상황에서 연기금이 무한정 지수방어에 나서는 것은 한계가 있을뿐더러, 의도치 않은 집중투자로 결국 연기금 재원을 위태롭게 만들 우려도 있다.
국제적 ‘핫바지’된 한국
여행경보 발령에 이어 외교도 ‘코리아 패싱’
국격이 땅에 떨어지면서 외교도 위태로운 실정이다.
윤석열의 출국금지로 정상외교가 중단된 만큼 중요 외교협의에서 한국이 제외되는 ‘코리아 패싱’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주요 5개국(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주한대사들은 윤석열이 대통령직을 고집할 경우 내년 10월 경주에서 개최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가 불투명해진다고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까지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발령하는 등 여행자제 권고를 내린 실정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윤석열이 대통령직을 유지하려 고집하는 게 한국에 이롭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를 전하고 있다.
호주국립대학교(ANU)의 아리우스 데르 연구원은 “윤 대통령의 행동은 한국 정부를 혼란에 빠뜨렸고 정부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윤 대통령이 집권하는 한 한국은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도덕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윤 대통령의 외교 정책은 자유주의적 제도와 규칙 기반 질서를 옹호하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었고 그의 행정부는 한국에서 선출된 역대 가장 친서방적 행정부 중 하나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