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개표 임박, 관전포인트 4가지

- 서울, 한강벨트는 누구에게 - 경기인천, 핵심승부처 결과는 - PK, 민주당 당선자 역대 기록 넘을까 - 용핵관, 국정운영 동력될까

2024-04-10     조혜정 기자

22대 총선 개표가 얼마 남지 않았다. 개표 관전포인트 몇 개를 짚어본다.

▲ 21대 총선 개표장 모습 ⓒ뉴시스

1. 서울, ‘한강벨트’를 주목하라

첫 번째 관전포인트는 뭐니 뭐니해도 ‘수도’ 서울이다.

수도권 곳곳이 여야 격전지였다. 그러나 ‘이종섭·황상무 논란’ 이후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수도권 민심이 심상치 않아졌고, 국민의힘엔 위기감이 감돈다.

22대 총선 승패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지역 중 하나는 서울의 한강벨트다. 한강벨트에 속하는 지역구는 서울 지역 선거구 49개 중 11개다.

동작을·용산, ‘정권 심판’ 상징되나

무엇보다 동작을 지역에 시선이 간다. 이곳에 국민의힘은 5선에 도전하는 나경원 전 의원을 배치했고, 이에 대항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한 류삼영 전 총경을 내세웠다. 동작을이 ‘윤석열 정권 심판’의 상징 지역으로 떠오른 이유이기도 하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직전 수차례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엎치락뒤치락 반복했다.

민주당은 동작을에서 승리하면 서울에서 압승을 거둘 수 있다고 판단했고, 반대로 국민의힘은 이곳에서 패하면 서울의 다른 경합지 승리도 장담하지 못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여야 모두가 “여기 지면 끝”이라는 각오로 선거운동을 펼쳤다.

역대 선거 결과를 봐도, 2000년대 이후 치러진 6번의 총선(16~21대)에서 여야가 각각 3차례씩 승리를 나눠 가질 만큼 치열한 곳이 바로 동작을이다.

또 다른 한강벨트, 대통령실이 자리하고 있어 자연스레 ‘정권 심판’의 상징 지역이 된 용산. 지난 총선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이었지만 용산에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권영세 의원이 승리했다. 보수세가 강한 곳으로 평가되는 이곳에서 권 후보가 재선을 노렸다. 그의 상대는 지난 총선에서 0.66% 차이로 아쉽게 패한 민주당 강태웅 후보. 지난 여론조사 결과 역시 초박빙, 이번 재대결의 결과가 궁금하다.

남은 한강벨트는? 강남은 누가 차지할까?

한강과 맞닿은 지역구엔 동작갑·을, 용산 외에도 광진갑·을, 중·성동갑·을, 영등포갑·을, 마포갑·을 등이 있다. 강남과 강북의 중간지점에 위치해 비교적 중도 성향이 강하고 ‘스윙보터’로 칭해지기도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선 영등포을을 제외하곤 민주당이 비교적 높은 지지세를 보였다.

이미 잘 알려진 인물들의 대결인 중·성동갑에 전현희(민주당) : 윤희숙(국), 광진을에 고민정(민) : 오신환(국) 후보의 대결이 이에 속하며, 또한 ‘운동권 빅매치’로 주목받는 마포을은 정청래(민) : 함운경(국) 후보의 대결로 ‘운동권 심판론’이 심판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그리고, 남은 한강벨트엔 보수 텃밭인 강남·서초·송파구에 8개의 선거구가 있다.

지난달 말, 국민의힘의 자체 판세 분석 결과, 현재 민주당 현역 지역인 송파병(남인순)을 제외하고, 7개 지역구 중 두 곳에서 여야가 오차범위 내 접전 중으로 알려졌다. 강남을과 송파갑이다.

강남권 8개 지역구 중 두 곳 이상 패하는 건, ‘숫자 2’ 불과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힘에겐 큰 타격이다.

국민의힘이 강남권을 포함한 한강벨트에서 당선에 실패할 경우, 서울 의석이 줄어들면서 수도권 전체 판세에도 악영향을 미칠 거란 전망이 나온다.

2. 경기인천, 이곳에서 웃어야 승리한다

경기·인천은 전체 254개 지역구 중 가장 많은 74석(29%)이 걸려 있어 여야 모두에게 핵심 승부처라 불린다.

민주당은 지난 1일, 경기도 전체 60석 중 33~34석을 우세 지역으로, 5~6석을 열세 지역으로, 20~22석을 경합 지역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지역언론의 분석에 따르면 민주당이 경기도 60개 중 39개 선거구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 민주당의 분석보다 우세 지역이 더 많다.

여야가 꼽은 우세지역, 그리고 ‘분당갑’과 ‘분당을’

국민의힘은 지역 정가에서 총 60개 선거구 중 5개 선거구의 우세를 전망했는데, 전·현직 국회의원이 포진한 이천(송석준), 여주·양평(김선교)과 안성(김학용)뿐만 아니라 김용태 전 청년최고의원이 출격한 포천·가평에서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그런데, 국민의힘이 우세 지역으로 지목한 이천, 여주·양평, 안성, 그리고 포천·가평까지 민주당 후보와 혼전 양상이거나 민주당이 우세에 있다. 여기에 ‘경합 우세’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는 분당갑(안철수), 분당을(김은혜)도 심상치 않다.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 ‘경기도의 강남’이라 불리는 국민의힘 텃밭 분당갑에선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를 앞서 있고, 분당을에선 민주당 김병욱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실 출신인 김은혜 후보에 앞서 있었다.

4년 전 초박빙 승부, 이번에는...

인천 지역구에서 주목할 곳은, 국민의힘 현역 의원이 있는 동·미추홀을(윤상현), 중·강화·옹진(배준영)이다. 민주당이 ‘경합 열세’ 지역으로 판단하는 곳으로, 국민의힘은 수성을 노리고 있다.

동·미추홀은 4년 전 민주당 남영희 후보가 무소속 윤상현 후보(현 국민의힘)에게 전국 최소 득표 차이인 171표(0.1%포인트) 차이로 졌던 곳으로, 이번 총선에서 리턴매치가 펼쳐졌다. 중·강화·옹진 역시, 4년 전 민주당 조택상 후보가 현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에게 2.6%포인트 차이로 석패한 곳이다. 두 곳 모두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내 박빙승부를 예고했다.

‘경합 우세’와 ‘경합 열세’, 결국 박빙 승부 지역에서 수도권의 승패, 그리고 총선에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3. PK, 흔들리는 보수텃밭.. 민주당 몇 석 가져올까

부산의 보수세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여당 강세지역이었던 PK(부산·울산·경남). 전체 254개 지역구 가운데 15%가량을 차지하는 총 40석 중, 국민의힘이 33석, 민주당이 7석을 가져갔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33석 사수를, 민주당은 최소 12석을 노리고 있다. 사전 투표를 앞두고, 민주당이 PK 지역에서만 최소 12석, 많게는 20석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왔다.

민주당 당선자, 역대 기록 넘을까

18석이 걸린 부산에서 최소 3석 이상을 노리는 민주당은, 지난 마지막 여론조사 공표 결과, 부산 수영구에선 유동철 후보가 국민의힘 정연욱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은 보였고, 부산 북구갑 역시 전재수 후보가 국민의힘 서병수 후보에 맞서 크게 앞서 있는 상황이다.

부산 북구을(정명희), 강서(변성완), 해운대갑(홍순헌), 사하갑(최인호)에 나선 후보들 역시 민주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16석이 걸린 경남에서 민주당은 7석 이상 당선을 내다본다. 현역이 포진한 김해갑(민홍철), 김해을(김정호)과 양산을(김두관)과 함께, 창원진해(황기철), 창원성산(허성무), 거제(변광용), 양산갑(이재영) 등을 ‘경합 우세’로 치고 있다.

6석이 걸린 울산에서는 민주당이 2석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강한 동구(김태선)와, 남구갑(전은수) 지역구다.

이 지역구들의 민주당 당선을 가정하면, 이미 15석이다.

PK 지역 민주당의 역대 총선 최고치는 2016년 총선 때의 8석이었다. 이를 뛰어넘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진보정당 지지율로 가늠할 ‘심판’ 돌풍

PK지역의 흔들리는 보수세와 민주당의 선전, 그 사이엔 절치부심한 진보정당의 돌풍이 거세다.

부산 연제구에서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 승리 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김희정 후보에 한참 앞선 진보당 노정현 후보.

노동자의 도시이자, ‘진보정치 1번지’라 불리는 울산 북구에서 역시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한 진보당 윤종오 후보.

진보당과 민주당, 새진보연합의 단일후보인 이들 진보정당 후보의 지지율로 ‘윤석열 정권 심판’ 민심을 예측해 볼 수 있다.

4. ‘용핵관’, 윤석열 정권 국정운영 동력될까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용핵관들이 국회 입성 여부다.

곳곳에서 흔들리는 보수텃밭, 이른바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출신 핵심 관계자)’들이 이 ‘흔들림’에 한 몫 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갑에 출마한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은 용핵관 중에서도 핵심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다. 그는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 ‘부산의 강남’이라 불리며 PK 중에서도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 성향이 강한 해운대갑 지역에서도 민주당 홍순헌 후보에 밀렸다.

현재 총선에 나선 대통령실 출신 후보는 두 후보를 비롯해 13명이다.

수석급 인사는 3명으로, 수도권에 출마한 △김은혜 전 홍보수석(경기 성남분당을) △장성민 전 미래전략기획관(경기 안산갑), 그리고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충남 홍성·예산).

비서관급 인사(4명)는 주진우 후보 외에, 또 한 명의 윤핵관인 △이원모 전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경기 용인갑) △전희경 전 정무1비서관(경기 의정부갑),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경북 영주·영양·봉화).

행정관급 인사(6명)로는 △조지연 전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경북 경산) △강명구 전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경북 구미을) △신재경 전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인천 남동을) △김기흥 전 대변인실 행정관(인천 연수을) △이승환 전 정무수석실 행정관(서울 중랑을) △서승우 전 대통령실 자치행정비서관(충북 청주상당) 등이다.

기존 보수 텃밭이었던 대구경북, 민주당이 당선자를 냈던 서울·경기지역에서 기존 지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승규(충남 홍성·예산) 후보만를 제외하곤 최근 여론조사에서 승기를 잡은 지역이 없다. 여론조사 결과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현역 의원이 있는 경기 용인갑조차 이원모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 밀려 있고, 21대 총선에서 분당갑에서 당선한 김은혜 후보도 분당을에서 압도적 지지율을 얻고 있지 못하다.

이들은 국회에 입성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힘을 보탤 수 있을까?

국민의힘은 개헌 저지선을 지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