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성 노린 ‘윤석열의 검사’들.. 그들의 운명과 검찰 개혁의 함수관계

2024-04-08     조혜정 기자

22대 총선, 검사·변호사·판사 출신 후보자(중복 포함)는 총 117명이다. 가장 많은 수의 법조인 후보자를 낸 정당은 국민의힘으로 65명이 출마했다.

지역구 및 비례대표 후보를 통틀어 검사 출신 후보는 총 35명. 국민의힘은 법조인 중에서도 검사 출신 후보자를 전진 배치했다. 21명이 검사 출신 후보로, 더불어민주당 8명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검찰독재 윤석열 정권심판’ 목소리가 터지는 22대 총선에서 검사 출신 국민의힘 후보들은 얼마나 살아남을까?

대통령실 있는 용산, 윤 정부 통일부 장관 운명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라 불리는, 검사 출신 친윤 후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대통령실이 자리하고 있어 더욱 상징성이 있으며, 수도권에서 보수세가 우위였던 용산. 이곳엔 윤 대통령의 선배 검사이면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출마를 권유했고, 대선 시기 선대본부장까지 맡았던 권영세 후보가 나서있다. 그는 16~18대, 그리고 21대 국회의원이자 윤석열 정부 통일부 장관이었다.

그는 2020~23년 구매 누적 액수 10억 원 이상의 가상자산 400회 이상 거래, 국회의원과 통일부 장관 품위유지 등의 의무 위반, 코인 과세 1년 유예 소득세법 개정안 발의로 이해 충돌 의혹 등으로 도마에 오른 인물이기도 하다.

서울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는 용산엔 지난주 사전투표를 앞두고 최근 3개의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엎치락뒤치락 하지만 민주당 후보가 앞서 있다.

2~3일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강태웅 후보가 47% 지지율을 얻어, 국민의힘 권영세 후보(40%)에게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 있다. 여론조사 개요1)

같은 기간, 넥스트리서치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권영세 후보(46%)가 강태웅 후보(45%)를 오차범위 안 근소한 차로 앞섰다.2)

그러나, 1~3일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강태웅 후보 48%, 권영세 후보 38%로 강 후보가 더 달아났다.3)

윤핵관 정치신인도 넘기 힘든 ‘심판’ 돌풍

‘정권 심판’이라는 강풍 때문일까. 박근혜의 ‘문고리 삼인방’에 버금가는 ‘윤핵관’이라 칭해지는 검찰 후배들의 국회 입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아무리 ‘윤핵관’이라고 해서,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 성향이 강한 부산지역이라고 해서 안전지대일 수 없다.

ⓒ여론조사꽃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였던 하태경 의원이 유영민 민주당 후보를 득표율 22.1%포인트 차로 제치고 압승했던 부산 해운대갑.

이번 총선에서 3선 중진인 하 의원이 서울로 지역구를 옮긴 뒤 윤석열 정부 초대 법률비서관이자 친윤계 핵심인 주진우 후보가 단수 공천을 받았다. 그는 윤 대통령의 대선 경선 시절부터 캠프 법률자문을 맡으며 ‘윤석열 최측근’으로 불려 왔다.

그러나 주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41.8%의 지지율을 기록해 민주당 홍순헌 후보(50.9%)에 오차범위(±4.4%P) 밖에서 밀려 있다.4)

또 한 명의 검사 출신 ‘윤핵관’은 윤석열 정부 초대 인사비서관인 이원모 경기 용인갑 후보다. 이 후보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임 당시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이었다.

이 후보의 부인은 민간인임에도 지난 2022년 6월 말 윤 대통령 부부의 나토 정상회의 출장길에 ‘기타 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해 ‘사적 인연을 활용한 부적절한 수행’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스페인 마드리드에 먼저 도착해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업무를 돕고, 윤 대통령 부부와 함께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귀국할 정도로 두터운 친분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선 이 후보에게 ‘윤핵관’의 이미지는 먹히지 않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를 개최한다며 용인을 두 번이나 찾아갔지만, 톡톡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로 나선 민주당 이상식 후보가 46.0%의 지지율을 기록해 이원모(39.8%) 후보를 앞질러 있다.5)

강원 강릉 권성동, 유일한 희망?

보수세가 강한 대구경북과 부산을 제외하면, 이처럼 검사 출신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이 녹록지 않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강원 강릉시에 출마한 권성동 후보가 유일한 희망이다. 그는 진작에 시민사회단체의 낙천명단에 올랐음에도 현재 지지율 1위를 보이는 후보다.

5선에 도전하는 권성동 후보는 중진 의원임에도 ‘본회의 결석 상위 3위’의 불명예를 안아, 2024총선넷이 선정한 ‘나쁜 후보’에 올라 있다. 그러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그는 캐스팅보트라 불리는 강원지역, 현 지역구인 강릉에 단수 공천을 받았고,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 50.1%로 민주당 김중남 후보(37%)에 앞서 있다.6)

ⓒ부산일보

역시 총선넷이 선정한 ‘나쁜후보’에 이름을 올린 검사 출신 후보, 부산 강서에 출마한 김도읍 후보다.

4선에 도전하는 중진 의원이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46.3%를 기록해 민주당 변성완 후보(47.6%)에 역전을 허용했다. 이전 여론조사에서 그는 48.7%로 변성완 후보(44.4%) 보다 앞서 있었다. 더 이상 부산지역이라고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7)

그는 19대 국회에서 분양가상한제 의무화 폐지 법안 찬성, 의료민영화 찬성, 재벌의 은행소유 허용 찬성, 다주택자 양도세 감면 찬성 등 반개혁·친재벌 의정활동을 지적받고 있다. 21대 국회에선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내면서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방송3법 개정안, 2023년 3월 노란봉투법 등 주요 법안들을 심의하지 않거나, 3개월 뒤에 심사소위에 회부하는 등 법안을 지연시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친윤 검사의 운명, 윤석열의 운명

검사 출신 국민의힘 후보들이 지지율에서 밀리자, 벌써부터 검찰 안팎에선 검사 출신 민주당 후보들의 국회 입성을 빗대 “이번 총선에서 야권이 다수당이 되면 이들을 주축으로 제2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시도할 것”이란 위기감 섞인 전망까지 나온다. 이에 더해 조국혁신당은 강령 1호로 ‘검찰개혁’을 내걸고 있기도 하다.

이번 총선에 친윤 검사의 운명에, 윤석열 정부 ‘검찰독재’의 운명을 점쳐 볼 수 있을까.

인천 동·미추홀갑에서 후보로 나선 허종식 민주당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 “이번 총선은 민주공화국 후보와 검찰공화국 후보 간 대결”이라고 칭하며 “반드시 승리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허 후보 역시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심재돈 후보와 싸우며 52.9%의 지지율로 심 후보(38%)를 앞서 있다.8)

[여론조사 개요]

1) 서울경제신문이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서울특별시 용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방법은 무선전화면접 100% 무선전화번호 휴대전화 가상번호 비율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2) MBN/매일경제신문이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서울특별시에 용산구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방법은 무선전화면접 100% 무선전화번호 휴대전화 가상번호 비율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3) KBS가 (주)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용산구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방법은 무선전화면접 100% 무선전화번호 휴대전화 가상번호 비율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4) (주)여론조사꽃 자체조사로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갑 선거구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방법은 무선 ARS 93% 무선전화번호 가상번호 / 유선 ARS 7% 유선전화번호 RDD 비율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5) 뉴데일리가 PNR-(주)피플네트웍스에 의뢰해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01일까지 경기도 용인시 갑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18세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방법은 무선 ARS 100% 무선전화번호 가상번호 비율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6) KBS춘천, MBC강원(춘천MBC, 원주MBC, MBC강원영동), G1 방송/강원일보, 강원도민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0일부터 01일까지 국회의원 선거구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지역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방법은 무선전화면접 100% 무선전화번호 휴대전화 가상번호 비율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7) 부산일보/부산MBC가 케이에스오아이 주식회사(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부산광역시 강서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방법은 무선 ARS 100% 무선전화번호 가상번호 비율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전 여론조사는 지난 3월 18일부터 19일까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8) 미디어인천신문이 PNR-(주)피플네트웍스에 의뢰해 지난 30일부터 31일까지 인천광역시 동구미추홀구(갑)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방법은 무선 ARS 100% 무선전화번호 가상번호 비율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