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3월 내내 미군의 전쟁연습장
미국의 전략 자산 대거 동원 전쟁연습은 끝나지 않았다 민족 자존은 짓밟히고 평화는 파괴되고
봄기운이 찾아오는 3월, 그러나 한반도의 3월은 차가운 전쟁의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한미 양국은 3월 내내 군사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 3월의 한반도는 미군의 전쟁연습터가 되었다.
아래는 올해 들어 실시된 한미전쟁연습 일지이다.
2.1 한미 연합공중훈련, B-1B, F-22와 F-35B 전개
2,3 한미 연합공중훈련, F-22·F-35B, F-16CM 전개
2.19 한미 연합공중훈련. B-1B 랜서, F-35 등 전개
2.20 한미일, 동해서 미사일방어훈련
2.27~3.3 이지스함 제주 기항
2.28~3월 초 한미 연합특수작전훈련 티크나이프
2월 말~3월 중순 한미 해군 특수전부대의 플래시나이프 훈련
3.3 한미 연합공중훈련, B-1B 랜서, 무인공격기 MQ-9 리퍼 전개
3.6 한미 연합공중훈련, 장거리폭격기 B-52H 서해 전개
3.6~9 한미 위기관리연습
3.6~10 한미 쌍매훈련
3.7 한미 비상활주로 이착륙 훈련
3.13 차세대정찰기(ARES) 전개
3.14 미 공군 정찰기 RC-135S 코브라볼, RC-135U 컴뱃센트 전개
3.14 F-22 스텔스 한반도 전개
3.14 한반도 남쪽 공역으로 F-22 전개
3.15 한미일 대잠수함전훈련 '시 드래곤'(Sea Dragon)
3.19 B-1B 한반도 전개
3.20~4.3 한미 연합상륙훈련 ‘2023 쌍룡훈련'
3.20~23 한미 포천연합사격 훈련
3.21 한미 상륙함호송훈련
3.22 한미영 공중해상침투훈련
3.23 한미 연합제병협동사격훈련
쉼없이 진행된 군사 연습은 융단폭격과 초토화, 상륙과 침투, 지휘부 제거와 참수 등 대북 전쟁의 전 과정을 두루 포괄하고 있다.
미국의 전략 자산 대거 동원
연습에는 미 전략자산이 대거 동원되었다.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한반도 상공에 전개해 연합 공중훈련을 펼쳤고, 소형 항공모함급 미 강습상륙함이 사단 규모로 확대 시행하는 쌍룡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곧이어 진행될 연합 항모강습단 훈련에는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이 참가한다.
앞서 한미는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과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국방장관 회담 등을 통해 미국 전략자산을 적시적이고 조율된 방식으로 한반도에 전개함으로써 상시 배치에 준하는 효과가 있도록 운용하기로 협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 전략자산은 한반도에 수시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부터 한 달 가까이 진행된 한미 연례 연합특수작전훈련(티크나이프)에는 헬파이어 미사일 등을 탑재한 미 공군의 AC-130J ‘고스트 라이더’가 한반도에 처음으로 전개됐다. ‘고스트 라이더’는 기관포 및 곡사포를 무장으로 장착한 지상 지원용 공격기로 통칭 ‘죽음의 천사’라 불린다.
무인 공격기 MQ-9 리퍼도 투입되었다. 정찰 기능을 주 임무로 하던 무인기에 무장 기능을 추가하여, 헬파이어 미사일 뿐만 아니라 레이저 유도 폭탄도 장착할 수 있는 기종이다. 미국이 이란의 ‘카셈 솔레이마니’를 암살하는 데 사용했던 기체로 알려졌다. 작전 중 전사하거나 생포될 위험성이 있는 특수부대원과 달리 격추되더라도 비용적인 손실 외에는 부담이 적어 미국이 주도하는 암살 작전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무인기가 한반도에 새롭게 전개되었다는 것은, 기존 한반도에 상시 배치되거나 전개되는 공격 수단을 넘어, 다양한 선제공격 옵션이 한반도에 펼쳐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쟁 연습은 끝나지 않았다
‘자유의 방패’ 연습은 23일 종료되었지만, 한미 연합군의 대규모 야외실기동훈련(FTX)은 계속된다. 그중 포항 일대에서 진행되는 한미 연합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은 규모나 대북 메시지 측면에서 여타 훈련들과는 급이 다르다.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 속에 2018년 중단되었던 ‘쌍룡훈련’은 규모를 사단급으로 확대해 5년 만에 부활했다. 훈련에는 한미 양국의 사단급 상륙군, 한국 해군의 대형수송함 독도함(LPH, 1만 4천500t급), 미국의 강습상륙함 마킨 아일랜드함(LHD-8, 4만 2천t급) 등 함정 30여 척과 F-35계열 전투기, AH-64 아파치 공격헬기, 해병대 마린온 상륙기동헬기 등 항공기 70여 기, 상륙돌격장갑차(KAAV) 50여 대 등이 투입된다. 여기에 영국 최정예 해병대로 구성된 ‘코만도’ 1개 중대 병력 40여 명도 참가한다. 특히, 미국의 강습상륙함은 만재 배수량 4만 2천 톤급으로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F-35B 전투기 20대를 실을 수 있는 소형 항공모함급이다.
현대전에서 상륙작전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첫 장면에서 묘사되었던 것과는 다르다. 목표지역 해변에 상륙함이 정박한 후 소형 상륙정을 통해 상륙군이 해안으로 공격해 들어가는 장면은 과거의 이야기다. 현대의 상륙작전은 수평선을 넘는 초수평선 개념이 도입되었다.
원거리 바다에서 출격한 전투기들이 목표지역의 제공권을 장악하고 목표지역에 막대한 화력을 쏟아붓는다. 강습 병력이 탑승한 항공기들은 주요 지점으로 이동하여 거점을 장악하고 상륙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한다. 수륙양용 돌격 장갑차가 해안을 점령하는 것은 마지막 단계다. 이 모든 것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초수평선 개념의 입체 고속기동전이다.
사단급의 대규모 병력의 상륙이 성공하려면 이를 뒷받침하는 엄청난 화력과 장비가 동원되어야 한다. 곧 실시될 ‘쌍룡훈련’의 ‘결정적 행동’ 단계가 한반도 전쟁 위기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 보인다.
‘쌍룡훈련’ 이후 실시될 것으로 알려진 한미 연합 항모강습단 훈련과 한미일 미사일 경보 훈련도 마찬가지다. 항공모함은 자체 방어 능력이 극히 미비하기 때문에 강습단 또는 기동단을 구성해서 작전에 임한다.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이 한반도에 전개된다는 것은 핵항모 외에도 한미 해군의 이지스함을 비롯한 다양한 함정들이 투입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십 대의 항공기를 싣고 다니는 항공모함은 그 위력만으로도 어지간한 중소국가의 공군력을 뛰어넘는 전력 수준으로, 여기에 더해 이지스함, 유도 미사일함, 핵추진 잠수함 등이 참가하는 항모강습단 훈련은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을 더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족자존은 짓밟히고 평화는 파괴되고
3월 말미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일 미사일 경보훈련 또한 우려스럽다. 한미일 삼국은 북한의 미사일 탐지를 위해 상호운용성을 높이기 위해 작년에도 이 훈련을 진행했고, 북한은 이에 군사적으로 대응했다. 특히, 이번 훈련은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의 완전한 정상화를 선언한 이후 처음 실시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상화되는 이 협정에 따라 한국과 일본은 미국을 거치지 않고 정보를 교환하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강제 동원 해법 발표와 한일 정상회담 결과로 국내 여론이 들끓는 사이, 한미 연합군사연습은 한반도 전쟁 위기를 극도로 끌어올리고 있다. 전략폭격기 B-1B,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등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될 때마다 떠들썩했던 언론은 올해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
우리 사회가 강제 동원 문제에 집중하는 사이 한국과 미국은 일본까지 끌어들여 한반도 전쟁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었던 셈이다. 올 초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합의했듯이 한미 군사연습은 1년 내내 실시될 예정이다. 미국은 한반도를 자신의 전쟁터로 삼으려 하고, 윤석열 정부는 그런 미국에 모든 것을 내주고 있다.
일본에는 역사와 민족자존을 내주고, 미국에게는 평화와 주권을 내주는 윤석열 정부. 과연 윤석열 정부하에서 민족의 자존을 회복하고, 한반도 평화를 실현할 수 있는가. 친일매국 세력, 전쟁 세력에게 빼앗긴 한반도의 봄을 되찾기 위한 비상한 행동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