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초계기 사건 한국 책임? 대일 굴욕외교 후폭풍

2022-11-19     최현경 서울 겨레하나 교육팀장
▲ 한국 국방부가 공개한 한일 레이더 갈등과 관련한 동영상에 일본 초계기(노란색 원)의 모습이 담겼다.(사진출처: 국방부 영상 캡쳐) 2019.01.04. [사진 ; 뉴시스]

대일 굴욕외교라는 비난 속에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이 끝나기 무섭게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한일정상회담 이틀 만에 일본은 2018년 초계기 사건을 한국이 해결하라는 공식 입장을 밝힌 것. 심지어 해답을 내놓지 않으면 군사 교류는 없을 것이라는 엄포까지 놓았다.

강제동원 문제를 한국이 해결해야 정상회담을 해주겠다던 기시다 일본 총리가 이번엔 초계기 사건을 한국이 해결하라며 적반하장식으로 나온 것이다.

초계기 사건은 2018년 12월 북한 선박의 구조 신호를 받고 독도 100km 부근 동해상에 출동한 광개토대왕함에 갑자기 일본 초계기가 500m까지 접근해 저공비행으로 사격 위협을 가한 사건이다. 당시 광개토대왕함에서 레이더를 작동해 선박 구조 작업을 진행했는데 이를 일본 해상자위대에 대한 조사로 오인한 일본이 초계기를 출동시켰던 것. 일본은 우방에 대한 공격이라며 이후 1달 동안 총 4차례에 걸쳐 저공비행 도발을 이어갔다.

그런데 일본이 한일 정상회담이 끝나기 무섭게 돌연 초계기 사건 해결책을 한국이 가져오라는 황당무계한 주장을 펼친 것. 일본의 이러한 행태는 이번 순방길에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에 눈이 멀어 일본에게 덜미를 잡힌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번 순방은 출발부터 느닷없이 MBC에 대통령전용기 탑승 배제를 통보하면서 시작하였다. 그런데 한일, 한미, 한미일 정상회담은 기자 출입이 제한된 채 이루어졌다. 대통령실이 제공한 자체촬영 화면과 발표자료, 발표한 성명이 우리가 이번 회담에 대해 알 수 있는 전부다.

한일 정상회담은 당초 예정보다 15분 길어져 45분간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무슨 얘기가 오고갔는지 외신을 통해 유추해 볼 수밖에 없다. 기시다 총리가 자국 언론에 한 얘기를 보면 한일관계 최대 현안인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문제’에 대해 ‘일본 기업 배상금을 한국 재단이 대납하는 방안’을 약속한 것이 아닐지. 그렇다면 일본 기업의 호응 없이 우리가 일방적으로 이들의 책임을 면제해주는 셈이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모든 일본 언론이 ‘기시다와 윤석열의 첫 회담’이라고 보도했다. 부끄러움은 국민 몫으로 떠넘기며 구걸외교로 간신히 따낸 지난 9월의 한일 정상회담을 부정한 것이다. 일본 국민들도 반대한 아베 국장에 대표단을 파견하고, 우리나라 해군은 일본 해군 욱일기에 경례까지 했다. 이제는 지소미아를 훨씬 뛰어넘는 북한 미사일 정보까지 일본에 실시간 제공해주게 되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끊임없이 일본에 무언가를 내주고, 일본은 고압적인 자세로 우리에게 무언가를 계속 강요하고 압박한다. 그야말로 일본 호구가 되었다. 아직 다 알려지지 않은 45분의 회담 속에서 또 어떤 것까지 내주었을지 걱정부터 앞선다. 이는 앞으로 일본이 내미는 청구서 속에서나 확인할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