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 간 전화통화

환구시보 사설 : 미국은 행동으로 중미 정상 간의 전화통화 정신을 살리길 바란다.

2021-09-13     김정호 북경대 박사

번역자 주
며칠 전 미중 정상간 1시간여에 걸친 전화통화 소식이 알려진 후 국내외적으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으며, 그 의미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중국은 일단 미국이 그동안 대중국 압박을 심하게 한 결과 자칫 양국의 경쟁이 ‘충돌’로까지 비화할 것을 우려해서 속도조절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을 한다. 그 정도로 대만과 남중국해 충돌 문제를 포함해, 최근의 양국 간 긴장관계는 제반 영역에서 위험한 수위로까지 올라와 있다. 다른 한편, 이번 정상 간 전화통화를 계기로 양국 관계발전의 전환점이 될 것을 희망하는 중국 측의 은근한 기대도 담겨 있다.

 

원제목: 미국은 행동으로 중미 정상 간의 전화통화 정신을 살리길 바란다.

 

출처: 환구시보 사설
2021-09-10 17:38 (현지시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금요일(9/10) 오전 전화통화를 가졌는데, 쌍방의 언론발표는 서로 강조점을 달리하였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의 대중 정책으로 중미 관계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어 왔기에 중미 협력은 선택 문제가 아닌 필히 답해야 할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은 경쟁이 충돌로 변하지 않도록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관심을 가졌으며, 그전 미·중 고위급 접촉에서 중국이 “실제 대화를 꺼렸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번 중미 정상 회담은 양국 관계가 나선식으로 하강하는 상황에서 미국 측 요구에 의해 이뤄졌다. 중미 양측은 통화의 솔직함과 허심탄회함을 확인했으며, 미국 측은 쌍방의 통화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국은 의심할 여지없이 그간 양국 관계에 있어 파괴자이다. 그들은 중국의 국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동을 '경쟁'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최근 그들은 중국의 반격과 결심을 보았으며, 중미 간의 이런 소위 '경쟁'이 '충돌'로 발전하는 것에 대해 정말 우려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중국이 자신들의 핵심 이익이 짓밟히는 것에 순응하고, 중미가 이런 식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을 '규칙'으로 삼기를 바라는 기색이 명백하다. 중국은 당연히 미국의 이 같은 횡포한 논리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우리가 각종 반격을 취하는 것은 중국의 국가존엄성과 강력한 국력이 그렇게 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미국이 신장·홍콩 문제에서 중국 관리들을 제재한 만큼 중국은 당연히 대등한 보복에 나서야 한다. 미국의 군함·항공기가 중국의 섬과 해안선을 넘나들며 도발을 반복하는데 중국군이 어찌 모른 척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미국 측은 쌍방 간의 신뢰를 거의 다 소진해버렸다. 현재 양국 각 분야의 상호 접촉 기구와 역량 대부분이 서로 싸우고 있고, 여론의 적개심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충돌할 확률을 높이고 있으며, 중미 관계는 그야말로 위기가 사방에 널려 있다.

중국이 미국보다 훨씬 안정적인 것은 우리는 자신의 핵심 국익에 기초하고 있으며, 도덕적 편에 서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미국과 충돌하는 것을 원치 않지만, 미국의 압박과 도발로 인해 충돌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의연하게 대처할 것이다. 이런 충돌은 카리브해와 멕시코만에서 일어날 수는 없고, 미국 서해안에서 일어날 수도 없다. 미국이 중국의 집 문 앞까지 오기를 반복하면,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길이 없으며 두려울 것은 더욱 없게 된다.

미국은 분명 마음이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분명 도발 당사자인 만큼 중국의 저항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 '오판'을 주고받다가 충돌이 폭발하는 것을 그들은 두려워한다. 미 군함이 중국 섬 12해리 진입과 중국 해안선 침범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중국군은 미군과 별 얘기 할 것이 없다. 미국 측은 중국 측의 안전을 위협하면서도 이로 인한 위험의 대가를 감당하기는 싫어한다. 이것은 불가능하다. 미국은 100% 안전한 시위와 만용을 원하지만, 그것은 결코 대국 간 교류의 논리는 아니다.

중미 양국 정상은 모두 전화통화에서 각급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것은 쌍방이 모두 평화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체제의 복잡성을 감안할 때, 두 정상 간의 통화정신이 미국의 각 분야에서 관철‧집행되기를 바라며, 미국 지도자들이 잘하려고 하는데도 관련 부처가 따로 노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중요한 것은 미국 측이 중국을 전략적으로 포위하겠다는 근본적 사고방식을 수정해 세계평화에 대한 진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 측이 말로는 인의(仁義)를 말하지만 행동으로는 중국의 이익을 해치고 세계평화의 근간을 무너뜨리려는 행태를 이제는 접어야 한다.

중미 정상 간의 이번 통화가 양국 관계의 실질적 변화를 가져오고, 중미 협력이 양국관계의 개선 분위기 속에서 진정으로 상호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전개되길 기대한다. 양측이 양국 정상 간 통화정신에 따라 이런 방향으로 열심히 노력한다면 반드시 진전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것이 양국 대다수 대중들의 바람이며, 평화를 사랑하고 경제발전에 관심이 있는 국제사회가 기대하는 바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