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사태가 중국에 미치는 영향

압둘·사타르·미르자콰르 아프간 내무장관 대행은 일요일 (8/15) 카불이 권력을 과도정부에 이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언론들은 가니 현 대통령이 이미 아프간을 떠났다고 전했다. 같은 날 탈레반 대변인은 그들의 부대가 카불에 진입했다는 발표를 했다. 아프간 정부의 운명이 막바지에 다다랐으며, 아프가니스탄 정세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미국은 20년간에 걸친 ‘반테러 전쟁’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여 아프간 정부를 지원하고 정규군을 훈련시켰다. 미국의 철군이 가속화한 지 한 달여 만에 아프간 정부와 군대는 탈레반 공세에 무너짐으로써, 미국과 서방이 예견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를 넘어섰다.

아프간의 이변은 미국에 대한 심각한 타격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개조 시도가 완전히 실패했음을 선언한 것이다. 아프간과 같은 가난한 나라에서 추진한 미국식 정치 재구축 사업은 부평초처럼 쉽게 무너졌다. 또 미국의 아무 고려 없는 철수는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보증이 미덥지 못하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즉 이익에 따라서 동맹국을 버려야 할 때 미국은 각종 이유를 대면서 그렇게 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토록 강대한 미국이 뜻밖에도 20년 시간을 쓰고도 거의 외국 원조를 받지 못하는 아프간 탈레반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이번 실패는 베트남전 패배 때보다 훨씬 더 분명하게 미국의 무기력함을 보여주었다. 미국은 참으로 ‘종이호랑이’ 같았다. 만약 단순 비교하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실패는 1980년대 소련의 실패보다도 더 망신스럽다.
당시 소련이 상대했던 아프간 게릴라들은 미국의 강력한 무장 지원과 정신적 지지를 받았다. 또 소련이 철수한 뒤 카불의 나기브라 정권은 3년 넘게 버티었다. 반면, 탈레반은 자력으로 미군을 물리쳤으며, 미군이 완전히 철수하기도 전에 카불 정권을 붕괴시켰다.

성벽 꼭대기의 국기를 탈레반 깃발로 바꿔 단 아프간은 앞으로 주변 지정학적 형세에 많은 불확실성을 가져올 것이다. 최근 서방 언론들은 잇따라 중국을 언급하고 있는데, 심지어는 아프간의 정세 변화는 중국을 ‘난감하게’ 할 것이라고 떠들어댄다. 이런 논조는 감정상 자기 위안에 속할 뿐 논리적 혼란상을 보여준다.

미국과 서방 언론은 과거 ‘동투르키스탄 테러세력’의 실체를 부정해왔다. 그것은 중국이 신장(新疆, 위구르)에서 ‘진압작전’을 벌이기 위한 핑계로 선전하였다. 이제 그들은 방향을 바꿔 탈레반이 재집권 후 ‘동투르키스탄’을 지지함으로써 신장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 때문에 중국이 특히 아프간 정세 변화에 노심초사할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당연히 신장 안정이라는 관점에서 아프간 정세를 바라본다. 하지만 서방언론의 묘사는 과장되었다. 중국과 아프가니스탄 사이에는 매우 좁은 와칸 회랑(Wakhan Corridor)이 있을 뿐이다. 그곳은 중국군이 겹겹이 주둔하고 있어 새 한 마리 날아오기 힘들다. 또 신장은 그간 몇 년 동안의 특별 정책을 통해 극단주의는 이미 제거되었다. 외부 세력의 신장 사회에 대한 정신과 행동적 침투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 몇 년 전 신장에서 창궐한 테러리즘의 가장 큰 근원은 미국과 서방이었다. 미국과 서방은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신장 내 폭력세력들을 비호하였다. 이들의 폭력행위를 “중국 정권의 억압에 맞선 저항” 정도로 묘사하였고,  역내 '3개 세력'을 정신적으로 선동하였다. 국제 테러리스트 집단의 창끝이 중국을 향할 때는 서방은 한 눈을 감아 주곤 하였다. 이 같은 서방의 이중 잣대는 사실상 중국의 반테러리즘 투쟁에 있어 가장 큰 도전이었다.

※역내 '3개 세력'―중앙아시아에서 창궐 중인 테러리스트세력을 지칭한다. 예컨데 라덴이 우두머리인 집단, 러시아 체첸 무장조직 같은 민족분열세력, 우즈베키스탄의 이슬람운동조직 같은 종교적 극단세력을 말한다.

중국은 아프간 사태에 대해 매우 이성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그곳 정세가 신장에 미칠 악영향을 막는 한편, 사태 진행에 대한 평가에 있어 객관성을 유지할 것이다. 우리는 결코 서방언론이 중국을 겨냥해 파놓은 함정에 빠져들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의 반테러 전쟁은 실패했으며, 미국은 아프간에서 경영하던 모든 것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따라서 아프간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미국과 서방이 감내해야 할 몫임이 분명하다.

중국은 지금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서있다. 하지만 우리는 미국이 떠난 '진공'을 메울 뜻은 없으며, 타국 내정에 대한 불간섭 원칙은 늘 중국 외교정책의 중심축이다.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의 조속한 평화 정착과 재건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다. 중국이 지닌 전략적 선의와 정책적 온건함은 아프간 정세에 있어 우리로 하여금 시종일관 주동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