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2021-05-17     정설교 시인

당국에게 압수수색에 감옥을 가며
나는 왜 단돈 100원도 나오지 않는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릴까?
내가 아프기 때문이다
내가 아프지 않았다면
나는 시를 쓰지 않고 그림도 그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파서 그냥 지나가는 날이 불안하다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
나뭇등걸처럼 죽어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가족들도 은밀하게 말리고
환갑이 지나면 나는 글을 쓰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지만
나에게 아픔이 다시 돋쳤고
아픔을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다시 글을 쓴다
나의 시
나의 그림
온 삭신을 쑤시는
참 끈질긴 아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