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하루 전 워싱턴, 계엄 방불… 쿠데타 우려까지
[연재] 미국 대선 (8)
2021-01-19 강호석 기자
대통령 취임식을 하루 앞둔 19일 워싱턴 D.C.에는 축하 열기 대신 전운이 감돈다.
경찰을 대신해 총을 든 군인이 취임식이 열리는 국회 의사당을 철통같이 에워쌌고, 전국 50개 도시에 시위 진압을 위한 군인 병력 2만5천 명이 투입돼 계엄령을 방불케 한다.
급기야 의사당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 폭파 사고로 취임식 리허설(예행연습)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20일 오전 일찍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향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직 군 최고사령관인 트럼프가 마지막 지휘권을 발동해 이미 투입된 군인들을 움직여 조 바이든 당선인을 체포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까지 나돈다.
실제 FBI(연방수사국)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극우 성향의 시위대가 50개 주 전체에서 일제히 무장 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극우 세력은 1865년 남북전쟁에서 패배한 남부연합 잔류 세력이 결성한 KKK가 그 시원이다. 이들은 베트남전을 기점으로 ‘반국가단체’를 결성했고, 오바마 대통령에 반발하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포섭해 양적 확대를 이루었다. 트럼프 시절 이들의 ‘주변부 극우화’ 우려가 제기되었지만 트럼프는 이를 개의치 않았고, 이 기회를 틈타 국가 전복 세력으로까지 급부상했다.
조 바이든은 대통령 취임식에서 ‘통합된 미국’을 강조한다지만 통합은커녕 쿠데타를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