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쟁계획은 '작전계획'과 '개념계획', 그리고 '기능계획'으로 나뉜다.

‘작전계획(Operation Plan, OPLAN)’이란 미국이 제국주의적 이익을 추구하려는 목적에 따라 고강도 군사작전을 벌이는 구체적인 ‘전쟁 시나리오(war scenario)’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전쟁을 벌이기로 결정하면, 워싱턴의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곧바로 ‘작전계획’에 따라 전투를 개시한다.

‘개념계획(Concept Plan, CONPLAN)’이란 미국의 직접적인 이득이 모호한 지역에서 저강도 군사작전을 벌이기 위해 만들어놓은 전쟁계획이다.

‘기능계획(Functional Plan, FUNCPLAN)’이란 안정 유지, 재난구호, 인도적 지원, 마약퇴치 등에 요구되는 비전투적 군사작전이다.

미국 해군사령관을 지낸 게리 루이스(Gerry Lewis)가 작성한 ‘작전계획수립(Operational Planning)’이라는 문서에 따르면, 미국은 ‘작전계획’ 5개, ‘개념계획’ 42개, ‘기능계획’ 13개를 만들어놓았다.

미국의 한반도 관련 작전 계획은 ‘50’으로 시작하며 미 태평양 사령부가 주관한다. 한반도 작전계획으로 알려진 것은 전면전(5027), 공중전(5026), 전쟁 예비단계로서의 교란작전(5030), 선제타격(5015) 등이 있다. ‘5027-98’처럼 네 자리 수로 된 작전계획 번호 뒤에 ‘-’로 연결된 두 자리 숫자는 작성·수정된 연도를 가리킨다.

5028, 5029처럼 개념계획으로 수립됐다가 작전계획으로 넘어 온 사례도 있다.

Global security 홈페이지에는 미 태평양사령부의 군사작전이 올라와 있으나 보안을 이유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국방부나 합동참모본부 측도 한반도 작전계획에 대해 존재자체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 지금까지 알려진 '작전계획(Operation Plan, OPLAN)의 수립년도와 내용 요약
▲ 지금까지 알려진 '작전계획(Operation Plan, OPLAN)의 수립년도와 내용 요약

1976년 시작된 ‘팀 스피릿(Team Spirit)’부터 오는 8월 말 실시 예정인 한미 합동군사훈련까지 모두 바로 이 전쟁 계획에 따라 훈련이 펼쳐진다.

▌작계 5027

1953년 휴전과 동시에 마련된 ‘작전계획 5027’은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한 전면전 계획이다.

1973년 개정판에는 전쟁이 재발하면 B-52 전폭기가 주야로 서울 북방의 북한(조선)군을 공습하는 사이에 미군이 개성을 점령, 9일 안에 전쟁을 끝낸다는 전진방어 개념이 포함되었다.

‘5027-92’에는 원산 상륙작전과 평양 진공작전, 그리고 영변 핵시설 타격 계획을 세우고 휴전선 아래 미군 배치계획까지 상세하게 담았다.

미군 69만 명을 투입하는 대규모 전면전 구상이 포함된 ‘5027-98’은 기존 방어개념에서 벗어나 전쟁 기미가 보이면 선제타격하는 공격계획이다.

2년 단위로 개정되던 ‘작전계획 5027’은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을 천명한 ‘부시 독트린’ 발표 후 개정 내용이 알려지지 않다가 2010년 ‘작전계획 5015’가 나오면서 빛을 잃었다. 그러나 ‘5027’은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로는 여전히 유효한 작전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작계 5026

제한적인 공중전(air strike) 계획이다. 전면전(major theater war)을 피하고 영변 핵 시설 등 북한 내 전략거점을 선별해 정밀타격(surgical strike)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94년 1차 핵위기를 계기로 수립되었다.

▌작계 5028

전면전이 아닌 국지전에 대비한 계획으로 우발계획(Contingency Plan)이라고도 한다. 전면적 계획보다 더 높은 단계의 보안이 요구되어 존재는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

▌작계 5029

북한(조선) 붕괴(collapse of N.K.) 대비 작전으로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공동으로 추진한다. 1999년 존 틸럴리 주한미군사령관이 처음으로 밝힌 ‘작계 5029’는 북한(조선) 난민의 대량 유입 사태 및 정권 붕괴 시 일어날 수 있는 돌발 사태 대비, 자연재해 등 구체적인 불안정 상황을 상정하고 그에 따른 세부 계획을 담고 있다.

▌작계 5030

북한(조선) 동요(destabilize N.K.) 계획으로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 북의 전쟁수행력을 약화하는 전쟁 예비 단계로서의 북 정권 전복을 시도하는 교란작전이다. US News and World Report지에 의해 2003년 7월 21일 최초로 밝혀졌지만 백악관의 최종승인은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작계 5015

‘5027’을 개선한 후속 계획인 ‘작계 5015’는 전시 작전통제권 반환 이후에도 전면전과 국지전, 그리고 북한(조선)의 핵미사일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2010년 10월 제42차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제안되었고, 2015년 8월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언론에 발표함으로써 ‘작계 5015’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작계 5015’는 참수작전 포함된 선제공격 계획

전작권 반환 이후를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최근 모든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적용하는 ‘작계 5015’는 방어 개념의 ‘5027’과 달리 참수작전까지 포함된 대북 선제공격 계획이라는 점에서 위험천만하다.

특히 북한(조선) 지도부 ‘참수작전’ 수행을 위해 지난달 창설한 미군 최정예 특수부대 ‘레인저’(제75레인저연대)의 출범은 ‘작계 5015’의 위험성을 가중한다.

이 때문에 ‘작계 5015’에 따라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실시되면 남북관계는 파탄 나고 만다. 규모를 아무리 줄여도 ‘선제공격 참수작전’이라는 군사훈련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국방부는 작전통제권 환수를 위해 한미군사훈련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작통권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필요한 만큼 문재인 정부는 한미 합동군사훈련부터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당당히 요구하자, “우리는 ‘평화와 번영 그리고 통일’을 위해 군사작전통제권이 꼭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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