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삭감안에 쏟아지는 맹비난

[7월4일] 노동동향브리핑

2019-07-04     편집국
▲ 사진 : 뉴시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노동자위원들이 내년 최저임금 1만원을 제시한데 반해 사용자위원들은 지난 3일 8차 전원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올해보다 4.2% 삭감한 8,000원으로 제시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 먼저 민주노총은 사용자위원들을 향해 “인면수심 그 자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노총은 3일 논평에서 “최저임금을 8천원으로 낮추자는 망언을 하려거든 재벌 곳간에 쌓여있는 1천조 사내유보금을 사회에 내놓겠다는 약속을 먼저 해야 한다. 수백억 연봉을 받는 재벌 총수의 셀프임금을 삭감하겠다는 선언을 먼저 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곤 “최저임금을 깎자는 주장은 재벌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원하청 불공정거래 등 반민주 경제종속체제와 재벌 경영으로 나타나는 경제실패를 저임금 노동자에게 전가하겠다는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이주노동자에게 숙식제공을 포함한 현물급여를 최저임금에 산입하자는 사용자위원들의 주장에 대해선 “이중차별 여부를 떠나 극우 파시스트나 할 법한 발상”이라고 질타했다.

○ 최저임금연대도 4일 입장문을 통해 “사용자위원들은 한국 경제상황이 어려우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최저임금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중소상공인의 어려움은 최저임금 인상이 원인이 아니라 감당하기 힘든 임대료, 가맹본부의 착취, 불공정한 카드수수료 등이 근본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최저임금연대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소상공인 500개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소상공인 경영실태 및 정책과제 조사」 결과(2019.5.6.)를 근거로, “경영수지 악화의 원인은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판매부진(83.5%), 제품, 재료비 원가 상승(27.8%) 동일업종 소상공인간 경쟁 심화(27.3%), 인건비 증가(22.3%) 순이었다”고 알리곤 “최임위는 경제위기를 핑계로 노동자들의 생계를 위태롭게 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550만 최저임금 노동자가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에 적정한 임금수준이 얼마인지 논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들은 4일 성명을 내고 “최저임금 삭감안은 최저임금제도 자체를 부정하고 저소득, 비정규 노동자들을 우롱한 것”, “적정한 최저임금의 수준과 을과 을이 상생할 수 있는 경제민주화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기에 삭감안을 제시한 사용자위원들은 ‘저소득 노동자의 보호’라는 최저임금의 제도적 가치와 헌법적 가치를 부정한 것”이라고 지적하곤 “이런 발상을 즉각 멈추고 시대정신에 맞는 상식선의 최저임금 안을 들고 협상장에 나오라”고 촉구했다.

○ 노동자위원들은 또 “기획재정부가 최저임금위원회의 파행을 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일 기획재정부(기재부)와 관계부처가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을 발표하며 ‘보완할 경제 과제’ 중 하나로 사용자단체가 최저임금 결정기준으로 요구해온 “경제·고용 영향, 부담능력, 시장 수용성 등을 고려”하고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되도록 적극 지원”하는 내용을 포함한 것에 대해 노동자위원들은 “올초 최저임금의 근본취지를 벗어난 ‘기업의 지불능력’, ‘경제고용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결정기준 개편안의 심각한 문제로 인해 노동계의 반대와 사회적 비판에 부딪히며 입법에 실패한 것을 또다시 들고나오는 것은 연초 공익위원 전원사퇴라는 파행에 이어 27명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들을 ‘일회용’으로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동자위원들은 이어 “최임위 심의 논의가 한창인 와중에 기재부가 주도해 현행 법적 기준을 무시하고 사용자의 입장만을 대변한 것은 결코 용납될수 없다”면서 “최임위에서 최임제도의 근본취지인 저임금노동자의 생활안정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상생의 논의가 이루어지도록 기재부는 외부에서의 어떠한 개입도 중단하고 자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 박준식 위원장은 노사 양측에 오는 9일 열리는 전원회의에 수정안을 내 달라고 요청했다.

☞ 최저임금 관련 논평·성명 전문 보기 : https://drive.google.com/file/d/1d60i_XXbfHAZQ35oyuQpIje_bkNrG4Ul/view?usp=sha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