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외주화' 끝나지 않으면 참사는 또 이어진다

13일 저녁 광화문광장서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 추모문화제

2018-12-14     선현희 기자

지난 11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이송하는 기계에 끼어 숨진 채 발견된 고 김용균(24)씨를 추모하는 마음들이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을 밝혔다. 

[사진 : 함형재 담쟁이기자]

추모문화제는 자유발언으로 진행됐다. 첫 발언자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로 “사고가 있기 불과 5일 전에 함께 생일을 축하하며 술 한 잔 기울였다”며 고인을 떠올리곤 “사회에 첫 발을 내딛고, 꿈을 갖고 일하던 청년이 취업 3개월 만에 살해당했다”며 애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대통령을 향한 충언이 계속돼야 청년들에게 꿈과 삶이 보장되는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며, 더 이상 비정규직 노동자가 희생되지 않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하며 발언을 마쳤다. 

[사진 : 함형재 담쟁이기자]

고인과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 또래 청년들의 추모발언이 이어졌다. 이들은 2년 전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은 김군, 지난해 음료공장에서 현장실습생으로 근무를 하다가 목숨을 잃은 이군, 올해 초 이마트 무빙워크 점검 작업을 하다 기계에 끼어 목숨을 잃은 이군 등 청년노동자들의 죽음을 떠올렸다. 그러곤 “모두가 위험에 노출됐다. 모두가 변화를 원하고 있지만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사건 역시 예측 가능했던 죽음이었다”면서 “생명과 안전보다 돈이 중시되는 죽음의 외주화가 끝나지 않으면 또 다른 참사는 다음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문재인 정부를 질타했다. 

추모문화제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간이분향소에 헌화를 하고, 엽서쓰기 등 추모의 마음을 표시했다. 

고 김용균씨 간이분향소 [사진 : 함형재 담쟁이기자]
추모엽서 [사진 : 함형재 담쟁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