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회담 북쪽 단장 “기대만큼 토론됐다 볼 수 없다”

“이런 식으로 계속 회담한다면 기대 갖지 않을 것” 거듭 불만 표출

2018-10-23     김동원 기자
▲ 22일 오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남북 산림협력분과회담 모습. 오른쪽부터 남쪽 임상섭 산림청 산림산업정책국장, 박종호 산림청 차장(대표), 김훈아 통일부 과장. 북쪽 대표단 왼쪽부터 최봉환 국토환경보호성 산림총국 부국장, 김성준 국토환경보호성 산림총국 부총국장(단장), 손지명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참사.{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이 22일 저녁 마친 산림협력분과회담에서 양묘장 현대화사업 협력방안 등을 담은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하지만 남쪽 수석대표가 “남북 산림협력 역사에 또 한 걸음을 내딛는 성과”라고 호평한 반면 북쪽 단장은 “기대만큼 토론됐다고 볼 수 없다”며 불만을 표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북쪽 단장인 김성준 국토환경보호성 산림총국 부총국장은 이날 종결회의 모두발언에서 “호상 간의 인식과 이해를 같이 하고 앞으로 성과를 기대하자면 소나무처럼 외풍과 역풍에도 흔들림 없이 손잡고 나가야되겠다는, 이런 정신적 각오를 더 가다듬어야 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면서 “소나무를 보존하기 위한 재선충병 구제 문제와 양묘장 현대화를 위한 문제 등 북남 산림협력사업에서 실천적 의지를 다지는 문제를 토론했는데 민족이 바라는 기대만큼 토론됐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곤 “북남 산림협력사업이 보다 실천적이고 혁신적인 성과를 이룩해내기 위해서 서로 진심어린 손을 잡고 산악같이 일떠서서 폭풍을 맞받아나가자고 호소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부국장은 또 모두발언을 마치고 남쪽 대표단과 악수하던 중 ‘개별적 의견’이라면서 “오늘 회담과 같이 앞으로 이런 형식으로 계속 회담이 이루어진다면 남측에서 제기하는 북남 산림협력분과회담에서 기대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자 남쪽 수석대표인 박종호 산림청 차장은 “서로 상호존중하고 협력하고 노력하겠다”고 수습하며 종결회의는 마무리됐다.

박 차장은 종결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쪽 단장의 발언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박 차장은 “북측에서 얘기한 것은 북측에서 기대한 것이 많았는데 바로 추진할 수 있는 사항도 있고, 논의해가면서 해야 할 것도 있어서 북측의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그런 것이 좀 있었다”며 “실제 협상과정에서 큰 이견은 없었다”고 말했다. 북쪽은 과거 회담 말미에 종종 강하게 발언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런 측면이 없지 않다는 게 박 차장의 설명이다.

남북 대표단의 발언을 종합할 때 이날 산림협력분과회담에서 양묘장 현대화사업 추진 속도에 관한 의견접근에 시간이 걸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뉴시스는 전했다. 남북은 이날 전체회의 2회, 대표접촉 2회, 수석대표접촉 4회 모두 여덟 차례에 걸쳐 입장을 교환한 끝에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남북은 이날 북측 양묘장 현대화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하고, 우선 올해 안에 10개의 양묘장 현대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산림 기자재 등에 관한 문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협의’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국제사회 대북제재를 염두에 둔 남쪽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