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기념 민족통일대회 “평화·번영·통일 새역사 써가자”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공동호소문 채택… 김영남·리선권·조명균 연설

2018-10-05     김동원 기자
▲ 5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 열린 10.4 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에서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남북은 5일 평양에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10.4선언)’ 발표 11주년을 공동으로 기념하면서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해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역사를 써나갈 것을 다짐했다.

남북은 이날 오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민족통일대회를 갖고 공동호소문을 채택, “남북 정상이 두 손을 굳게 잡고 확약한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은 분열과 대결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의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한 진로를 밝혀주는 민족공동의 이정표”라며 이같이 밝혔다.

남북이 10.4선언 발표를 기념한 공동행사를 열어 함께 호소문을 발표하긴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선언을 발표한 이래 처음이다.

남북은 또 공동호소문에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계속 전진시키고 새로운 역사를 펼쳐 나가야 한다”면서 “9월 평양정상회담에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남북관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오늘의 경이로운 성과들은 우리 민족 스스로 주인이 되어 이루어낸 귀중한 결실이고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땅에서 전쟁위험을 완전히 종식시키고 우리의 강토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역사적인 판문점선언은 이 땅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엄숙히 천명하였으며 9월 평양공동선언은 그 실천방안을 명백히 밝혀주었다.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철저히 준수하고 이행해 삼천리강토를 항구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남과 북 사이에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접촉과 왕래를 활성화해 민족의 공동번영을 이룩해나가야 한다”면서 “남북 사이의 협력과 교류, 접촉과 왕래는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하나로 이어주는 실천적 방안이다. 각계각층의 왕래와 접촉, 다방면적인 대화와 협력, 다양한 교류를 활성화하여 민족적 화해와 통일의 큰 강물이 더는 거스를 수 없이 남북 삼천리에 굽이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 5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 열린 10.4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에 참석한 평양 시민들이 박수하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민족통일대회에선 앞서 김영남 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연설을 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10.4선언의 계승인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는 새로운 희망으로 높뛰는 민족의 박동이 있고, 강렬한 통일 의지로 빛나는 겨레의 넋이 있고, 머지않아 현실로 나올 우리의 소망과 꿈이 담겨져 있다”며 “온 겨레는 사상과 제도 차이를 초월하고, 누구나 다 평화와 번영, 통일의 대업을 위한 민족적 대의에 모든 것을 복종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열의 고통과 대결을 겪은 우리 민족이 어떻게 자기의 힘, 자기의 지혜, 자기의 뜻으로 하나 된 강대한 조국을 일떠세우는 것을 똑똑히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평화와 번영, 통일로 가속화하려는 성스러운 여정에 언제나 지금처럼 두 손을 꼭 잡고 민족의 휘황한 앞날을 앞당겨나가자”고 호소했다. 

다음 연설에서 리선권 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조선반도에서 전쟁을 종식시키는 것은 민족의 생사가 달린 것으로, 북남 관계의 개선과 발전의 최대 문제”라며 “북남 당국은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조속히 가동시켜 군사분야 합의서의 이행을 점검하고 전쟁위협을 완전 종식시키고 실천적 대책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빠른 시일 안에 철도와 도로 현대화 착공식을 가져 9월 평양선언을 힘차게 이행해야 한다”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이 지금까지 중단된 것은 안타깝다. 북남당국은 이들 사업의 새로운 길을 마련하고, 이행 의지가 얼마가 확고한가를 세상 사람 모두에게 똑똑히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쪽을 대표해선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연설했다.  

조명균 장관은 연설에서 “난관이 있을 때마다 남북은 협의하면서 어려움을 넘어서 왔다. 앞으로도 남과 북은 이 땅의 공고한 평화를 위해 한걸음, 한걸음 함께 해나갈 것”이라며 “11년의 시간을 넘어 남북 정상이 만났다. 이제 남북은 분단 70년을 넘어 누구도 가지 못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것이다. 동해에서 서해까지, 한라에서 백두까지 번영의 결실을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찬 이사장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선언부터 평창올림픽, 4·27판문점선언, 9월 평양선언에 이은 일련의 과정은 분단 70년을 청산하고 평화와 공존의 시대로 향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 민족은 적대와 분단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에서 살게 될 것”이라며 “어떠한 일이 따를지라도 우리는 한 걸음 한 걸음씩 평화를 향한 발걸음을 꾸준히 내딛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회 주석단 앞줄엔 남쪽 공동대표단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오거돈 부산시장, 원혜영 의원, 지은희 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 이창복 6.15공동실천선언 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 등이 앉았다.

북쪽에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박명철 6.15북측위원장 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의장,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차희림 평양시 인민위원회 위원장, 안명국 조평통 부위원장 등이 자리했다.

대회가 열린 인민문화궁전엔 평양 시민 30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 5일 오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 열린 10.4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에서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김영남 북한(조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이 참석해 박수하고 있다.

10.4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 공동호소문

남북 정상이 역사적인 6.15공동선언의 실천방안인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10.4선언을 채택하고, 온 겨레가 통일조국의 밝은 미래를 그려보던 그날로부터 어느덧 11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시련과 난관이 있었지만 10.4선언 이행을 위한 겨레의 힘찬 발걸음은 한 순간도 멈춤이 없었습니다.

마침내 도래한 따스한 올해 4월의 봄기운에 평화의 새싹은 기운차게 움트고 통일의 길에서 남과 북, 해외의 온 겨레는 민족번영의 새로운 역사를 맞이하였습니다.

역사적인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빛나는 계승이며 온 겨레의 통일지향과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게 획기적인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가기 위한 민족공동의 새로운 통일 이정표입니다.

이로부터 우리는 온 겨레의 일치된 염원을 반영하여 역사적인 남북공동선언들이 채택, 발표된 여기 평양에서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철저히 지키고 과감히 실천하기 위하여 10.4 선언 발표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성취하려는 온 겨레의 지향과 의지가 일관되고 확고하다는 것이 오늘의 민족통일대회장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되었습니다.

우리는 역사적인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하여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발전과 평화번영을 향한 겨레의 전진을 더욱 가속화해 나가려는 확고한 실천의지를 담아 온 겨레에게 다음과 같이 호소합니다.

1.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계속 전진시키고 새로운 역사를 펼쳐 나가야 합니다.

9월 평양정상회담에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을 재확인하였습니다.

남북관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오늘의 경이로운 성과들은 우리 민족 스스로 주인이 되어 이루어낸 귀중한 결실이고 소중한 자산입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실현해 나가는 데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은 민족우선, 민족중시, 민족존중의 관점과 입장에서, 주인인 우리 민족의 힘으로 해결하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풀어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나아가는 길에 어떠한 난관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흔들리지 말고 우리가 주인이 되어 새로운 역사를 힘차게 열어 나가야 합니다.

2. 이 땅에서 전쟁위험을 완전히 종식시키고 우리의 강토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전 세계에 우리 겨레보다 평화를 소중히 여기고 갈망하는 민족은 없습니다.

역사적인 판문점선언은 이 땅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엄숙히 천명하였으며 9월 평양공동선언은 그 실천방안을 명백히 밝혀주었습니다.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철저히 준수하고 이행하여 삼천리강토를 항구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70여 년 동안 이어져온 불신과 적대에 마침표를 찍고,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확고히 전환하여 대결과 전쟁의 근원을 완전히 제거해 나가야 합니다.

3. 남과 북 사이에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접촉과 왕래를 활성화하여 민족의 공동번영을 이룩해 나가야 합니다.

남북 사이의 협력과 교류, 접촉과 왕래는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하나로 이어주는 실천적 방안입니다.

각계각층의 왕래와 접촉, 다방면적인 대화와 협력, 다양한 교류를 활성화하여 민족적 화해와 통일의 큰 강물이 더는 거스를 수 없이 남북 삼천리에 굽이치도록 해야 합니다.

민족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들을 시급히 해결하여 흩어진 가족, 친척들의 한을 풀어 주어야 합니다.

남과 북에 다 같이 의의 있는 날들에 남북당국과 대내외의 각 정당, 단체들, 각계각층 인사들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개최하여 겨레의 확고한 통일의지를 전 세계에 과시해야 합니다.

우리 겨레의 항일역사에서 빛나는 자리를 차지하는 전민족적 거사인 3.1운동 100주년을 남과 북이 공동으로 기념하여 우리 민족의 불굴의 기개를 다시 한 번 떨쳐야 합니다.

국제적인 체육경기들과 문화예술축제들에 남과 북이 함께 진출하여 민족의 슬기와 재능, 단합된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어야 합니다.

4. 온 겨레가 뜻과 힘을 합쳐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철저히 지키고 이행해 나가야 합니다.

남북 정상이 두 손을 굳게 잡고 확약한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은 분열과 대결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의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한 진로를 밝혀주는 민족공동의 이정표입니다.

선언은 길지 않아도 여기엔 새로운 희망으로 벅차오르는 민족의 숨결이 있고 통일의지로 뜨거워진 겨레의 넋이 있으며 머지않아 현실로 펼쳐질 우리 모두의 꿈이 담겨져 있습니다.

역사적 교훈은 남과 북이 아무리 훌륭한 선언들을 채택하고 좋은 합의들을 내놓아도 그것을 지키고 이행해 나가지 못한다면 빈 종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날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던 역사가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 민족의 미래는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의 철저한 이행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남에 살든, 북에 살든, 해외에 살든 누구나 뜻과 마음을 합쳐 남북공동선언들의 이행에 저마다의 형편에 맞게 기여해야 합니다.

남과 북, 해외의 온 겨레는 어떤 환경 속에서도 남북공동선언들을 확고히 지지하고 일관되게 실천하기 위한 전민족적인 노력을 힘차게 기울여 나가야 합니다.

남과 북, 해외의 온 겨레여!

지금이야말로 우리 민족이 비상한 각오와 결단력을 가지고 평화와 번영, 통일의 큰 길로 힘차게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시대가 우리를 주시하고 역사가 우리를 평가할 것입니다.

모두가 역사적인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하여 세계가 보란 듯이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역사를 써나가야 합니다.

10.4선언발표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

2018년 10월5일 평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