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 보건의료노조 가입

2018-07-25     조혜정 기자

회장 생일 부서별 축하동영상 제작, 사택내 행사에 직원 동원, 보건복지부 고위공무원에 3억5천여만 원 뇌물제공, 상시지속업무 맡아 온 비정규직노동자 2년마다 해고 등 갑질과 부정부패, 부당노동행위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가천대길병원에 민주노조가 설립됐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는 지난 20일 설립총회를 열어 임원을 선출하고 출범을 선언했다. 

가천대길병원 직원들은 지난 4월 말부터 ‘길병원 직원모임’이란 대화방을 만들어 직원들이 겪은 갑질의 아픔을 나누고 해결방안을 모색해왔다. 그러나 600여 조합원을 둔 기존 기업노조와 병원은 병원 갑질에 대한 직원들의 문제제기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보건의료노조는 “그 절망과 분노가 민주노조 설립으로 이어지면서 ‘을의 반란’이 본격화된 것”이라고 노조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초대 지부장으로 당선된 강수진 지부장은 당선 인사에서 “가천대길병원은 온갖 직장 갑질에 공짜노동, 그리고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 있다. 게다가 부패사건도 세상에 많이 알려졌다. 그러나 어떠한 개선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다”고 실태를 알리곤 “새롭게 만들어진 노동조합은 전체 직원의 뜻을 모아 갑질을 청산하고 노동이 존중받는 병원, 부정부패가 없는 병원, 희망을 만드는 병원을 만들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 초대 임원으로 당선된 강수진 지부장 [사진 : 보건의료노조]

설립총회에 참석한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많은 갑질을 들어왔지만, 가천대길병원에서의 갑질은 그 정도가 도를 넘는다. 새 노조는 이같은 갑질을 말끔히 걷어내고 공짜노동과 비정규직 없는 병원을 만드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보건의료노조 6만 조합원은 가천대길병원지부가 굳건히 자리 잡아 가천대길병원이 직원만족, 환자만족, 병원발전의 길로 나아가는데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가천대길병원의 경우 십수 년 전 민주노조를 탄압해 끝내 좌초시킨 전례가 있다”면서 “만약 새 지부의 노조 가입을 또 방해하거나 기업노조를 통해 노노 갈등으로 몰아가는 행위에 대해선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