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 미국은 신경 꺼라

2018-01-08     민플러스

남북관계는 누가 뭐래도 남과 북이 알아서 할 일이다. 미국이나 다른 외세가 이래라 저래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한집안 형제끼리 사이좋게 지내겠다는데 남들이 왜 왈가불가 하는가 말이다.

최근 남북대화가 시작되자 미국은 한국이 남북관계 개선에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느니, 비핵화 전제가 없으면 회담은 무의미 하다느니, 대북 제재와 군사옵션은 여전히 유효하다느니 하면서 이간질하고 있다.

“남북관계는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 미국은 신경 꺼라.” 이것이 남과 북 우리 민족이 미국에 던지는 메시지다.

사실 문재인 정부가 “남북대화 과정을 미국과 긴밀히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한국의 군 작전지휘권을 가진 미군이 언제든 전쟁을 일으킬 수 있고, 올림픽 기간에 불쑥 한미합동군사훈련이라도 실시해버릴 경우 어렵게 열린 대화국면이 하루아침에 닫혀버릴 수도 있다. 여기에 한미FTA 재협상마저 열리고 있는 조건에서 국익을 지켜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고뇌가 이만저만하겠는가.

그러나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이미 마련된 남북관계의 기본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6.15와 10.4공동선언 때처럼 남과 북이 만나면 남북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게 돼있다. 만약 여기에 개입하려는 제3자가 있다면 분명 불순한 목적이 있다고 봐야한다. 왜냐하면 다른 나라들의 이익을 위해 외교를 펼치는 국가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더 아니다.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리는 남북 고위급 당국 회담을 하루 앞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인 조명균(왼쪽) 통일부 장관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2010년 9월 당시 북한 리선권 대좌가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제38차 남북 군사실무회담에 참석한 모습. [사진 뉴시스]

9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북 조평통 위원장이 한(조선)반도 평화통일에 밑거름이 될 역사적인 남북 고위급회담을 연다. 

남과 북은 회담에서 양측의 의사와 이익을 정확히 반영하고 합의한 사항들은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그래야 신뢰가 생긴다. 특히 남북이 합의한 사항들이 외세의 간섭으로 제대로 집행되지 않거나 남북관계가 외세와의 관계보다 뒷전으로 밀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아울러 미국과 일본은 우리를 우방으로 생각하는 마음이 일말이라도 있다면 우리민족끼리 나누는 대화에 끼어들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