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식 '꼼수' 그냥 당하지 않는다"

민주노총 임원후보, 공동기자회견 열고 '신세계식 근로시간 단축 꼼수' 규탄 및 강력 대응 예고

2017-12-19     강호석 기자
▲ 민주노총과 민주노총 임원후보조가 19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신세계식 최저임금 꼼수’를 규탄했다. [사진 마트노조]

“신세계식 주 35시간 근로시간 단축은 ‘꼼수’”라는 근거들이 하나둘 공개되며 신세계이마트를 규탄하는 여론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마트현장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은 고용없는 노동시간 단축이며, 최저임금 무력화를 위한 꼼수”라고 알리는 노동자들의 자발적인 선전전과 항의행동이 시작됐다.

민주노총도 신세계이마트를 비판하며 민주노총 차원에 신세계이마트의 근로시간단축에 대한 강력한 대응의지를 피력했다.
민주노총과 민주노총 차기 임원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19일 오후 민주노총에서 ‘고용 및 소득상승 없는 노동시간단축 반대, 신세계식 최저임금 꼼수 규탄’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종인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직무대행은 기자회견에서 “신세계식 주35시간제는 근로시간단축의 외피를 쓴 임금삭감 꼼수임과 동시에 실질소득인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기만적 조치”라고 비판하며 “어떻게든 최저 시급에 맞춰 임금을 깎기 위한 산수놀이는 그만두라”고 질타했다.

민주노총은 정부와 여당을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여당이 재벌들의 요구에 밀려 상여금과 각종 수당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하려 한다”고 규탄했다. 정부가 기업의 꼼수를 바로잡기는커녕 말만으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
민주노총은 또 “최저임금 인상효과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일방적이고 변칙적인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건비를 줄이고 노동강도 강화를 꾀하려는 사용자들의 꼼수는 최저임금에 영향을 받는 거의 모든 사업장의 문제로, 노동자들도 가만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곤 ‘근로시간단축’이면 무조건 환영부터 하는 것은 모순적인 행태”라며 정부의 정책과 입장을 정확히 세우라고 촉구했다.

전수찬 마트노조 이마트지부 위원장은, 지난 12일 명동 신세계 본점 앞 기자회견에서 직원들의 인력부족 호소에도 이마트가 최근 2년간 152개 점포에서 2천400여명을 감축하며 업무강도를 높였다고 고발한데 이어,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불과 1년 전 이마트에서 만들어낸 최저임금 무력화 방식을 꼬집었다.
전 위원장은 “노사합의로 책정된 시급은 매년 법정최저시급에 불과 118원에서 최대 339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서 “이마트와 ‘주35시간 단축’에 합의 한 현 대표교섭노조(한국노총)가 작년 직권조인으로 성과급 200%를 월할 지급하는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변경하면서 이마트 노동자들은 작년에 정해진 올해 최저임금 인상분 7.3%는 커녕 2%만 인상된 급여를 받았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또 “신세계 계열사에서도 근로시간단축의 꼼수가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며 신세계푸드에 인력을 파견하고 있는 ‘한우리’라는 파견업체의 사례를 폭로했다. ‘한우리’가 '내년 최저임금 인상분에 대한 임금보전 없이 근로시간만 단축된다'는 설명회를 진행했다는 것. 전 위원장은 “신세계식 근로시간 단축이 결국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정확히 보여주고 있는 사례”라고 꼬집고는 “신세계이마트의 정책에 변화가 없을 경우 반노동적 각종 불법행위를 일삼는 이마트의 민낯을 대국민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이마트 내 신세계푸드(양념육판매)가 판매사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명회 자료 일부 [마트노조]

민주노총 임원 직선제를 치루고 있는 각 후보조도 마트노동자들의 투쟁에 힘을 보탰다. 기호1번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후보, 기호2번 권수정 사무총장 후보, 기호4번 김창곤 수석부위원장 후보도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이 노동시간단축을 주장했던 것은 일자리를 나누고 고용을 보장하자는 의미였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자는 것이 아니었다. 신세계이마트의 근로시간 단축의 속 내용은 근로시간을 단축하며 임금과 일자리를 함께 줄인다는 것”이라고 비난하곤, “기업의 부당한 꼼수를 바로잡는 데에 정부가 나설 수 있도록 민주노총이 앞장서 싸우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 이마트 대전터미널지점 조합원들이 현장에서 신세계이마트의 ‘노동시간 단축’이 꼼수라는 내용으로 선전전을 하고 있다. [사진 마트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