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도시바 반도체 ‘신메이저’ 탄생?

폭스콘, 도시바 인수전에 ‘최대 금액’ 3조 엔 제시

2017-04-12     허수영 기자
▲ 사진출처: 유튜브 화면캡쳐

대만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이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전에 한화로 30조 원이 넘는 금액을 베팅하면서 도시바 최종 매각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됐다.

1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폭스콘은 인수 경쟁업체들보다 많게는 1.5배에 달하는 3조 엔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본 정부는 기술 유출 및 안보상의 이유로 도시바 반도체가 해외, 특히 중화권에 매각되는 것을 저지하려 하고 있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후지쓰 등 일본 기업들에게 도시바 인수 기금 참여를 촉구했다.

그러나 지난달 예비 입찰에 일본 기업들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쓰가나 사토시 도시바 최고경영자(CEO)가 정부의 의도와 관계없이 폭스콘으로 인수를 진행할 확률이 커졌다. 폭스콘은 자금 여력도 충분하며 현재 반도체 제조사업을 하지 않아 도시바 반도체 인수시 독점관련 규제에서도 다른 경쟁자들보다 유리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위탁생산업체인 폭스콘은 애플의 아이폰 생산으로 유명하지만 최근 반도체 독자 브랜드 생산 등 사업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이 때문에 폭스콘은 지난해 일본 샤프를 3890억 엔에 인수하고 계열사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의 노키아 모바일 사업부를 인수하기도 했다.

폭스콘의 지난해 매출은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전년 대비 2.8% 줄어 1991년 상장 이후 최초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폭스콘이 최근 힘을 쏟는 사업 다각화도 이런 부분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폭스콘이 현재 베팅한 3조 엔을 모두 지불할 지는 미지수다. 폭스콘은 샤프 인수전에서도 당초 7000억 엔을 제시했다가 샤프의 추가 부채를 발견했다며 입찰 가격의 절반에 가까운 3800억 엔 수준으로 매각가를 낮춘 바 있다.

폭스콘이 도시바 반도체를 인수할 경우 국내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이 크게 요동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약 1조 엔을 제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기업인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 등은 자금 사정상 1조 엔 미만을 제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폭스콘과 함께 2조 엔을 써낸 것으로 알려진 미국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와 브로드컴이 최종경합할 확률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