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사드배치결사반대 김천시민촛불집회 ●제195회●

2017-03-06     구자숙 현장기자
▲ 사드배치 결사반대 김천촛불에서 율동맘들이 노래 '격문'에 맞춰 율동하고 있다.

오늘의 사회자는 김동기 YMCA 이사이다. 김덕기 자문위원은 오늘 청소년 밥차 당번이라고 귀띔해 주고 집회를 시작했다. 율동맘과 천사들이 나왔다. 무대에 선 다섯 천사들은 모두 파란 조끼를 입었다. 이제 제법 율동도 틀리지 않고 잘 따라 한다. 아이들이 있어서인지 맘들도 많이 나와 힘차게 율동했다. 제목은 ‘격문.’

오늘따라 ‘조선일보 서정주 박정희까지 일본놈의 충성스런 앞잡이일 때 동상 걸린 손가락을 잘라내가며 해방을 위해 싸웠던 건 백성들이다. 학살원흉 전두환과 그 똘마니들 5공 6공의 부귀영화 대물림 할 때 잡혀가고 죽어가고 고문 당하며 민주를 위해 싸웠던 건 국민들이다. 친일과 친미로 배불리는 매국노들 여의도에 똬리 틀고 갈수록 적반하장 후안무치 지랄염병 국민들 피눈물을 짜는구나’ 구절에 눈물이 난다.

조선시대처럼 왕조시대도 아니고 우리가 뽑은 일꾼들이 우리를 배신하고 이렇게 나라를 팔아먹는 일을 하는 게 기가 막힌다. 노래처럼 사드를 막기 위해 이 광장을 지키는 것은 우리 시민들이지 높으신 분들이 아니다.

▲ 김종대 의원(정의당)이 소성리를 방문했다.

박경범 부위원장이 나와 오늘 소성리에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다녀간 보고를 했다. “하루가 답답하죠?(예!) 보부상이 산길을 가는데 한 명, 또 한 명이 지나가고, 수백 명, 수천 명이 지나가면 길이 열린다. 우리의 투쟁도 그렇게 가야 한다. 우리에게 명쾌한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사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외교, 안보, 국방 모든 문제가 걸려 있어 쉽지 않다. 대한민국에서 200일이 되도록 촛불이 광장을 지켜낸 싸움은 없다. 하루하루 촛불을 드는 자체가 이미 역사이다. 그래서 우리가 이 어려움과 고민을 누구에게 물어도 답을 찾아낼 수 있지 않다. 우리 스스로 깃발이 되어서, 보부상이 되어서 이 길을 개척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렵다.
우리 스스로 보부상이 되어 길을 개척하고 그 길에 한반도 모든 국민이 따라오고 사드 없는 평화의 길을 만들어가고 주도해가는 것이다. 그 힘든 길 여기 계신 한 사람, 한 사람의 체온과 열기와 전국에서 함께 촛불을 들어주는 국민을 믿고 달려가는 것이다.
오늘 김종대 의원이 중국과 미국을 다녀온 현장보고회를 한다해서 다녀왔다.
왜 성주인가를 처음 알았다. X밴드레이더는 세 개가 쏴 올리는 주파수에 의해서 날아오르는 미사일을 확인할 수 있다. 땅 위에 미사일 세 개가 있어야 한다. 일본에 2개, 한국에 1개가 있으면 (정교하게) 미사일 추적이 가능하다. 그 위치가 삼각형 꼭지점이 성주였다.
미국이 사드를 실제 배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괌에 있는 미사일(중고)과 포대를 가져온다 쳐도 한 포대에 미사일 48개, 포 1발에 120억, 대략 6천 억 정도 든다. 준비된 포가 없어 이것을 제작해야 하는데 준비된 포가 없다. 예산이 없다. 공짜로 주기로 했으니까. 완벽한 X밴드레이더와 포가 배치되기 어려우니 꼼수로 갖다놓는 척할 것이다.
우리에게 기회는 두 번 정도 있다.
1) 다른 건 다 비행기로 가져올 수 있다. X밴드레이더는 비행기로 어렵다. 은밀하게 이동한다 해도 그 일정은 밝혀질 것이다. 그때 우리는 당당하게 힘차게 몸으로 막는다. 최후의 경우 단호하게 막는다.
2) 선거 후 진행된다면 촛불의 힘으로 차기 정부서 국정조사든 재검토든 할 수 있도록 한다.
닥쳐온 상황은 어렵다. 200회 앞두고 피로감도 쌓인다. 하지만 부지 교환 이후 우리 촛불 줄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얘기 드린다. 늘 못 맞힌다 혼나지만, 5월이 지나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 원점 재검토 얘기 나오면 사드 철회될 것이라 확신한다. 300회 멀지 않았다. 이제 훈풍이다. 조금만 버티면 우리 희망 사드 철회가 올 것이다.”

유선철 공동위원장이 발언했다. “박경범 부위원장 말처럼 길은 따로 있지 않다. 우리가 개척해나가야지 길이다. 김종대 의원과 대담에서 명확해졌다. 앞에 선 저희들이 여러분보다 더 답답하다. 뭔가 확실하다 싶은 카드를 쥐어주고 싶은데 가지고 있지 않다. 나도 요즈음 답답해서 자다가 벌떡 깨기도 한다. 그러나 비관적으로 생각하면 길이 없고 낙관적으로 생각하면 개척할 수 있다.
참 억울하다. 이것이 우리 잘못이 아니지 않은가. 촛불 대 태극기 갈등이 우리 잘못인가? 중국의 경제적 보복이 우리 잘못인가? 일본은 ‘위안부’ 졸속 협상해놓고 돈을 받아 소녀상을 치우라고 큰 소리치고 있다. 전에는 우리가 사과하라 칼자루를 쥐고 있었는데 지금은 카드를 줘버렸다. 바보같은 정부, 엉터리, 멍청이, 거짓말하는 정부다.
국론을 분열시키고 이 촛불광장까지 찢어놓으려 하고 그렇게 하고 있다. 이럴 때 집행부를 믿고 밀어줘야 한다. 집행부는 남들보다 더 많은 고민을 한다. 능력과 도덕성에 하자가 생기면 사람들이 따르지 않는다. 오늘까지 오는데 손 놓은 공동위원장이 몇 명인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여러분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수용하겠다. 그런데 인신공격은 하지 말아 달라. 비수처럼 사람을 좌절하도록 만든다. 먼저 격려해주시고 하고 싶은 얘기, 건의하고 싶은 얘기 하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하는 사드 반대운동 우리가 언제 이런 일 해봤나? 투쟁해 봤나? 우리가 지금 역사를 쓰고 있다. 다음에 오는 사람들의 살아있는 역사가 된다. 하루하루의 삶이 기록되고 있고 값지고 보람있다.
2월27일 우리가 좌절하고 주저앉고 울었던 날, 눈물을 애써 참았지만 집에 돌아가니 눈물이 펑펑 났다. 그러다 문득 김제동 생각이 났다.”

예전 대구 집회에 가서 사람들을 헤집고 들어가 김제동에게 김천에 오겠다 약속을 받아낸 적이 있었다. 그래서 몇 번의 전화와 문자를 주고받은 끝에 그가 3월8일 200회 촛불집회에 오기로 한 과정을 성대모사까지 하면서 설명하고, “김제동이 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는 광장에 사람을 모으는게 중요하다. 김제동이 온다 하니 뭔가 길이 뚫린 기분이다. 이렇게 개척해나가야 한다. 보부상의 길, 김구 선생님 말씀처럼 뒷사람의 행적 우리가 앞서서 엮어나가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을 맺었다. 뜨거운 박수, 역시 섭외의 달인이다.

“간절하면 이루어진다. 그날 광장을 꽉 메워야 하지 않겠는가?”하고 김동기 사회자가 덧붙였다.

어제 밴드 글로 상처받았던 김덕기 자문위원이 나왔다. 밥차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놓고 급하게 나왔다.
“김덕기! 김덕기!” 연호.
“제가 너무 경솔했다는 생각이 들어 사과하러 나왔다. 어제도 집에 가서 반성의 눈물을 흘렸다. 어제 발언한 내용을 보니 조금이라도 참을 걸 왜 참지 못했을까? 후회를 했다. 공식적으로 사과드린다.
다시 한 번 더 다짐한다. 사드배치 철회되는 날까지 여러분과 함께 한다. 저에게 주어진 ‘달란트’가 이것이다. 다시 한 번 저를 용서해주시고 함께 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셨으면 한다.
저도 예측해 본다. 맞았으면 좋겠다.
우리 집회 김제동이 오고 우리가 탄력을 받고, 그 다음 주 박근혜 탄핵이 인용되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가 일어나지 않을까 한다. 내일 김수경님이 사회 보고 저는 서울 집회 사회를 보러 간다. 일요일 밤에 여러분들과 다시 만나기로 하겠다.” 역시 뜨거운 박수!

16번째 칭찬 주인공 김범조님. 롯데마트 앞에서건 서울 롯데 앞에서건 말없이 함께 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대회에도 꾸준히 참여하는 분이다. “하는 것 없이 칭찬을 받아서 송구하다. 머리수를 채우는 일밖에 한 게 없다. 더 잘하라는 칭찬으로 받아들여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며 율곡동에서 1인 시위도 하고 리본을 팔아 후원금도 만들어오는 강미현님을 추천했다.

3.1절날 광화문 집회에서 사드저지전국행동 회원이 발언한 내용을 다시 보았다. “국민들을 겁박하고 탄압하면서 배치되는 사드가 우리 안보를 지키는 것인가? 사드는 북핵을 막을 수 없다. 그러면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냐? 미국과 일본을 위한 것이다. 사드를 배치하면 우리 안보가 더 위태로워진다. 중국과 군사적으로 적대하게 되고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더욱이 수십만 평의 땅을 미국에 내주고 수천억 돈을 부담해야 될지 모르는 이 중차대한 문제가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무단으로 추진되고 있다. 따라서 중지해야 한다. 촛불 시민 여러분, 성주 김천주민과 함께 사드철회를 외쳐서 사드배치도 막고, 한일군사협정도 폐기하여 자주 독립의 나라,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자.” 감동! 오늘 뉴스에서는 온통 중국의 보복 정책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그럴 줄 몰랐다는 듯이.

율동맘과 천사들이 나와서 신곡을 발표했다. 집에 와서 가사를 찾아보았다.
돌이켜 보면 지난 나의 삶이란/ 벗들이 없인 얘기할 수가 없네/ 더불어 항상/ 참된 삶이 무언가 고민해온/ 벗들이 있기에 나도 있다오/ 벗들이 있기에 투쟁은/ 더욱 아름다운 것/ 이제 승리는 바로 저기 와있네/ 벗들이 있기에 청춘도/ 밝은 빛을 내는 것/ 찬란한 조국과 함께/ 오늘이 우리에게 비록 시련이어도/ 우린 활짝 웃으면서 내일로/ 눈부신 새 아침에/ 가슴 벅찬 통일에/ 얼싸안을 나의 벗들이 있기에
우리 즐겁게 투쟁하자며 사회자가 오늘의 집회를 마무리지었다.

이렇게 패배의 아픔과 큰 시련 속에서도 우리 촛불은 꿋꿋하게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