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일기 '김천사드, 택도 없다' 6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규탄 및 사드배치 반대 공동기자회견

2016-11-28     구자숙 김천현장기자

11. 24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규탄 및 사드배치 반대 공동기자회견

농소 입석리를 거쳐 소성리 마을회관으로 가는 길은 조용한 만큼 펄럭이는 펼침막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부상고개 너머 월명 성모의 집을 거쳐 소성리로 갈 때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펄럭이는 펼침막은 소리 없는 비명처럼 여겨졌다. 소성리에 도착하니 온통 펼침막인 것이 여기가 전쟁터임을 실감케 했다.

지난 번 집회에 단체로 왔던 월명 2리 주민들의 농성천막은 나이 든 어머니 두 사람이 지키고 있었다. 주민들 수가 적어서 당번이 금방 돌아온다고, 그래서 오후 3시까지만 한다고 한다.

오후 2시부터 성주투쟁위, 김천시민대책위, 원불교비대위, 사드저지전국행동, 대구경북대책위 임원들과 전국에서 온 평화단체들과 성주김천 주민들이 함께 하여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규탄 및 사드배치 반대 공동기자회견이 열렸다.

메이저 언론사는 오지 않았으나, 그래도 성주방송과 오마이뉴스 등이 와서 취재했다. 동영상을 찍는데 손이 너무 시렸다. 얼른 주머니 속 장갑을 꺼내어 꼈지만 그래도 손이 시렸다. 바람이 많이 불고 날씨가 무척 추워 저녁 집회 걱정이 됐다.

우선 주최단체 소개가 있었는데 김천시민대책위 소개할 때는 박희주 공동위원장이 늘 들고 다니는 큰 깃발을 흔들며 “사드반대~”로 함께 인사하고, 원불교비대위 소개 때는 여성교무님이 “평화!”로 인사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사드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최용정 공동위원장

“사드배치 중단을 그렇게 외쳐도 정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강행하고 있다. 연대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더욱더 강하게 투쟁하겠다. 시민들은 결사항전으로, 원불교는 사무여한 정신으로 함께 하겠다.”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김원명 교무님

“아무리 나라가 흔들려도 건드려선 안될 것이 있다. 이 나라 국민들은 성숙된 생각으로 중심을 지키고 혼을 지키고 있음은 다행이다. 마음이 중심이 되고 외교와 국방이 중심이 되는 축이 있듯 사드를 이 성지에 배치하는 건 정상적인 사람으론 생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끝까지 이곳을 수호해서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원불교는 절대 참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갈 것이다.”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원회 김찬수님

“박근혜 정권은 고장 난 기관차가 이미 탈선했음에도 질주하고 있다. 졸속적 일방적으로 편법을 동원하여 한일군사정보협정을 체결했다. 우리 시민들의 힘만이 사드를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마음을 모아 사드배치를 철회하고 한반도 평화를 지키고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박성민 집행위원장

“국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국정농단 속에서도 국방부의 태도, 미국당국자 태도는 물러섬이 없음을 확인했기에 연대의 힘으로 막아야 한다는 요구 때문에 함께 한다. 박근혜가 최순실과 정유라를 챙기는 100분의 일이라도 우리 성주, 김천, 원불교를 챙겼다면 이렇게 사드가 배치되지는 않을 것이다. 한일군사협정이 군사 작전하듯 체결되는 것을 우리는 목도했다. 특히 사드레이더로부터 확보되는 정보가 일본에 전달됨으로써 우리는 일본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남양주와 맞교환하는 데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고 사드배치 포함한 일들 반드시 국회와 국민이 알 수 있도록 해야겠다. 성주와 김천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싸운 것을 잘 알고 있다. 전국행동은 평화, 이 땅을 지키려는 사람들과 함께 한반도 평화를 힘차게 외치겠다.”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원회 상황실장인 사회자가 내일도 자신이 온다고 소성리 어르신들 내일도 나와 달라고 했다. 왜냐하면 성주군수배 골프대회를 내일 여기서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모두 기가 막혀 했다.

울산 북구국회의원 윤종오 의원(무소속)

“국회에서 제대로 못했던 것 반성하면서 막도록 하겠다. 사드와 한일정보보호협정의 공통점은 국민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것, 대한민국과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것이다. 고집불통인 박대통령, 검찰 조사 받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는 대통령 부끄럽지 않나? 최순실 국정조사 증인 하려할 때 결사적으로 막으려던 부역자들 꼭 심판해야 한다.”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원회 이종희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박근혜 정부는 아무 것도 하지 마라. 사드배치 전단계인 한일정보협정을 체결함을 보았다. 최순실이 사드배치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는데도 사드배치를 강행함은 분노를 넘어 참담함을 자아낸다. 이러한 모든 것은 무효이며 폐기돼야 마땅하다.

사드한국배치를 강요하는 미국을 규탄한다. 한국민의 희생을 담보로 미국의 안전을 꾀하고 미국 군수회사 무기 재고 처리를 하려 함은 분노를 자아낸다. 결사항전 사무여한의 정신으로 반드시 막아내자. 우리가 국가에 바라는 것은 오직 지금까지 사는 대로 살아가게 놔두라는 것이다. 이곳은 우리 조상이 묻히고 내가 살아가고 묻히며 내 자식이 살아갈 땅이다. 그대로 두라. 이곳에 모두가 반대하고 군사적 효용이 없는 사드가 배치돼 외국군이 들어오고 위태로워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사드를 반드시 막아내자. 사드 가고 평화 오라!“

마치고 원불교 대각전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렇게 아름다운 장소에 원불교 성지와 성전이 있었구나! 전에 성주 성밖숲에 가보고 그 아름다움에 감탄했는데 여기도 참 아름다웠다. 최용정 공동위원장이 차를 댄 곳을 가리키면서 원래 여기도 잔디가 깔려 있었는데 빗속에 천 여 명이 모여 집회를 하니 잔디가 다 짓이겨져 흙바닥이 드러난 것이라 하신다.

안에 들어가 여러 곳에 온 사람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박근혜 정부가 나라를 다 거덜 내고 도망가려는 지 모든 걸 마구 밀어붙이니 사드 문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닌가. 더구나 추위로 촛불시민들 수는 주는데 12월 6일 실사 나와서 각종 행정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니 마음이 탔다.

그러는 가운데도 오늘 기자회견한 다섯 단체에다, 가장 많이 온 부산 울산 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부산경남 대책위를 꾸려 여섯 개 단체가 연대해 정기적인 회의를 갖고 상황에 대처하기로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의 단결된 힘만이 사드를 막아낼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라는 데엔 다함께 공감했다.

소성리 이장님이 “힘껏 싸우긴 하나 다들 노인뿐인데 이렇게 젊은이들이 도와주러 와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 말씀에 다시 마음이 짠했다. 이렇게 인구가 적다고 김항곤 성주군수는 여기를 버렸다. 우리 박보생 김천시장은?

사드배치결사반대 김천시민촛불집회 96회

저녁 촛불집회, 오늘의 사회자는 박경범 농민회장이다.

“안민석 의원이 6월에 최순실과 록히드마틴 회장이 만난 걸 공개했다. 재작년까지 우리한테 수출한 게 8000억이었는데 갑자기 무기 파는 게 10년에 12조라 한다. 이 과정에 많이 먹었다고 보는데 문제가 드러났는데도 사드는 계속 진행되는 게 화가 난다.”

율동맘들의 율동 ‘사드반대가’, 조끼를 다들 입고 나와 그래도 덜 추울 것 같았다. 사회자의 발언이 이어졌다.

“오늘 뉴스 중 핫한 것은 비아그라. 상상을 자극하는데 해석은 잘 안 된다. 누가 말하길 대통령이 대면 보고를 싫어하고 서면 보고를 하라 하니 먹었다 해서 웃었다. 다른 대통령은 늙어서 나오는데 대통령은 더 젊어지는 것 같다. 맨 날 집안에서 서면보고만 받고 주사만 맞은 듯하다. 머리는 비었는데 겉은 약물을 복용해서 유지한 것 같다.”

오웬스코닝 노동조합 조합원이 나와서 발언했다. 오웬스코닝 노조는 후원금 150만원을 모아 왔다고 한다.

“기필코 국민이 승리한다! 편의점에 가면 1+1이 있는데 대통령이 두 명이었다. 우리 최씨 문중에 순실인 뺐으면 한다. 이제 1+1 사지 말고 하나만 사자.”

농소에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한 최고령 어머니.

“춥기는 춥지만 나라를 위해 내 몸만 생각지 말았으면 한다. 시장님은 왜 이 자리에 안 오나? 시장 말 한 마디에 광장이 찰낀데 오늘 시장집에 갑시다!”

그러니까 한 시민이 “양다리 걸치고 있는데 뭘 와여”하고 핀잔의 말을 했다.

사회자는 “대세는 탈당인데...”하면서 좀 난감해했다. 그리고 오후 2시 소성리 공동 기자회견 소식을 김종경 공동위원장에게서 듣기로 했다.

“매화향이 천리 만리 퍼지려면 살을 에는 추위를 견뎌야 한다. 춥더라도 이웃과 손잡고 광장을 메워줬으면 좋겠다."

오늘 소성리에서 김천, 성주, 원불교와 부울 연합, 대경 대책위, 전국행동 해서 모여 의견 모았다. 정기적인 회의를 거쳐 최악의 경우 할 수 있는 일 논의하기로 했다.

다음 월요일 100일 되는 시점에 앞으로 나갈 길 짚어볼 계기가 되고 우리 김천 시민에게 위로 격려되는 의미로 정청래 전의원이 김천을 방문하기로 했다. 희망을 주는 얘길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얼마 전, 우리는 내홍을 거쳤다. 분열로 오해를 받았으나 분열은 아니다. 비정상적인 부분을 바로 잡고 정상적인 부분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통장, 회계장부, 대책위 서류 반환을 몇 차례 요청했으나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시민대책위를 흔드는 것은 시민을 흔드는 것이다. 법적인 절차에 들어가기 전 최후통첩을 내일 하겠다. 모든 서류 받으면 여러분에게 낱낱이 보고하겠다.”

“12월 6일 감정평가를 한다. 그리고 나면 땅을 남양주 땅과 교환하고 1월에 미국에 공여하고 빠르면 3월부터 내부공사에 들어갈 수 있다. 6일 감정평가를 막으려 한다. 성주와 원불교는 각각 100명 정도 결사대가 있다. 우리도 준비해야 한다.

부산경남대책위, 대구경북대책위, 전국행동 해서 함께 연대회의하고 투쟁할 것이다. 매주 수요일 소성리에서 약식 집회가 계획돼 있다. 매일 평화버스도 가능할 것이다”라는 사회자의 정리 발언.

부곡동 육근수님이 나와서 노래를 불렀다. ‘사드는 안된다’(부산 갈매기), ‘평화광장’(정거장)

“너와 나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사드를 물리쳐”

율동맘들이 ‘하야가’를 춤 췄다. ‘하야가’가 아니라 ’이게 나라냐 ㅅㅂ’이 원제목이란다.

이번이 네 번째 공연으로 이번엔 아무도 안 틀렸다고 사회자가 율동맘들을 칭찬했다. 예쁘고 사랑스런 우리 맘들. 100회 준비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해 달라며 사회자가 오늘 집회를 마무리했다. 이렇게 오늘도 우리 촛불은 지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