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백남기 되어, 민중총궐기로 만나자

시월 첫날, “성과퇴출제 저지, 백남기농민 추모대회, 세월호 참사 900일 문화제” 열려

2016-10-02     강호석 기자
▲ 1일 3시 성과퇴출제 저지, 4시 백남기농민 추모대회가 대학로에서 열렸다.

“우리가 백남기다. 책임자를 처벌하라”

“세월호 900일, 진실을 인양하라”

“성과 연봉‧퇴출제를 폐지하라”

“대한민국 어디에도 미국사드 필요없다”

시월 첫날, 서울 하늘에 3만 명이 묵직한 구호를 쏟아냈다. 이번에도 주최 측이 예상한 만오천 명의 두 배가 넘는 규모가 모였다. 최근 들어 흔히 있는 기현상이다.

“11월12일, 20만 민중총궐기의 예고편이랄까. 예행연습이랄까” 박석운 2016민중총궐기 공동투쟁본부장에게서 여유가 느껴졌다. 자신 있다는 얘기다.

노동자가 앞장 선다

이날 민중총궐기 예행연습의 앞자리는 노동자들의 몫이었다. 교사, 공무원, 공공부문, 병원, 은행 노동자들에게 “줄서, 꿇어”를 강요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성과 연봉‧퇴출제가 적용된다. 이를 폐지하기 위해 9월 말 연쇄파업을 이어온 이들 노동자들은 11월 동시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그 규모만 100만을 넘는다.

여기에 현대‧기아차 등 금속 대공장의 임단협이 이때까지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노동자의 총궐기 조직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5민중총궐기 과정에서 한상균위원장이 감옥에 갇히는 수모를 당한 민주노총의 입장에선 올해 11월은 첫 직선 지도부를 구출한다는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그랬을까. 이날도 2만에 가까운 민주노총조합원이 모였다.

▲ 29일 여의도광장에서 공공운수노조의 총파업 집회가 있었다.

백남기 농민은 진보가 어떻게 단결할 지를 가르쳐 주었다

서울대병원장례식장에 87년 이후 최대 정파가 모였다. 백남기 농민의 부름을 받고. 수십년 동안 진보진영을 괴롭히던 분열의 갈등은 “우리가 백남기다” 앞에서 깨끗이 사라졌다. 이날 대회에서 모두는 한 몸으로 외쳤다. “20만명의 백남기가 되어 11월12일 다시 모인다. 일년전 국가 폭력으로 쓰러졌던 바로 이곳 서울에서. 총궐기로 다시 만날 때까지 우리는 백남기 농민을 절대 보낼수 없다”

세월호 900일, 미뤄진 인양, 중단된 특조위

‘8월 말 끝낸다던 선미 리프팅빔 8개 중 1개만 설치 완료’ 이로서 세월호 인양이 10월말로 미뤄졌다. 세월호 참사 900일을 하루 앞두고,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간이 끝났다. 그러나, 이석태위원장은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며, “진실이 인양될 때까지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백남기농민 추모대회에 참석한 ‘4.16가족협의회’는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900일 문화제가 열리는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했다. “진실이 인양되는 날, 우리가 어떻게 책임을 물을지 11월에 확인 될 것이다” 말라버린 눈물이 말하고 있었다.

▲ 김천 41일째(왼쪽), 성주 80일째(오른쪽) 촛불이 10월1일 진행되고 있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미국 사드 최적지는 없다.

결국 국방부가 사드 부지를 성산포대에서 롯데골프장으로 바꿨다. 성주 성산포대가 최적지라고 발표한지 79일 만이다. 30일 국방부는 ‘사드배치 대체부지 평가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날 오전 변경된 사드 부지를 성주군수에게 설명했고, (김천시장에겐 설명하지 못했지만) 이것이 공식적인 발표다"고 말했다. 특히 배치 일정을 “내년 상반기 중으로 앞당기겠다”는 발표와 관련해서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은 “내년 대통령 선거에 따른 정치 상황 변동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미국의 압력이다”고 해석했다.

이날 대회에 나란히 참석한 김천과 성주의 사드철회투쟁위는 “미국과 국방부가 사드 부지를 성주로 발표하던, 김천으로 발표하던 ‘대한민국 어디에도 최적지는 없다’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도 김천 41일, 성주 80일 촛불은 드팀없이 타올랐다. 1일 김천과 성주 사드철회투쟁위는 연석회의를 갖고 ‘공동투쟁, 장기투쟁’ 계획을 수립하고, 11월 동시 상경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월 첫날 대학로에서 열린 3시 ‘성과퇴출제 저지, 사드배치철회’ 범국민대회, 4시 백남기농민 추모대회, 5시 광화문까지 ‘추모의 행진’, 6시 백남기농민이 쓰러진 종로1가에서 헌화, 7시 국민의 힘으로 끝까지 진상규명 ‘세월호 참사 900일 문화제’는 백남기투쟁본부, 4.16가족협의회, 전교조, 전국공무원노조,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 2016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소속 3만여명이 전 일정을 함께 했다.

“11월12일 2016민중총궐기에 20만명의 백남기가 모여, 박근혜 정부의 살인 폭주를 멈추겠다”는 이날 대회의 약속이 지켜질지 내 옆의 백남기가 묻고 있었다.